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때는 국기하강식 중이었습니다…

가망이없는 응창
6일전
·
조회 192

병사로 군복무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군사경찰(구 헌병) 특기를 받은 저는 경비병으로서 출입문을 지키고, 업무시간이 끝날 때에는 애국가에 맞춰 국기하강식을 합니다.

 

헌병파카를 입어도 추운 겨울,

너무 추워서였을까요? 화장실을 다녀와 근무에 들어갔음에도 소변 신호가 느껴지더군요. 교대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5분대기를 하고 있는 전우를 부르기 미안했습니다.

 

‘다음 교대 인원이 얼른 와줘야 하는데… 그래야 국기하강식 전에 화장실에 다녀올 시간이 생기는데…’

 

오지 않는 다음 근무 전우를 기다리며 발만 동동굴렀습니다. (헌병의 품위 유지를 위해 실제로는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았습니다.)

 

어찌저찌 교대 후 하번 보고를 마치고 국기함을 들었습니다.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올 틈은 없었습니다. 곧 애국가가 흘러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기게양대 아래에 서서 국기하강을 준비했습니다. 서둘러 생활관으로 뛰어가는 전우들… 마음 같아서는 저도 화장실로 뛰어들어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헌병으로서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표정부터 몸짓까지 진중함으로 무장했습니다.

 

국기강하는 2인 1조로 합니다. 애국가에 맞춰 전우와 일심동체가 되어 국기를 하강하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애국가가 흘러나왔고 애국심에 제 마음도 뜨거워졌던 걸까요, 뜨거운 무언가가 저에게도 흘러나오더군요…

 

일순간 뜨거웠다가 순식간에 차가워지는 그것.

국기가 다 내려오고, 저도 마음이 다 내려앉았습니다.

국기를 고이 접고, 국기함을 들고 무거워진 바지와 마음으로 생활관으로 복귀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전투복과 전투화, 옷가지를 세척하고 뜨거운 물에 몸을 녹였습니다. 샤워를 하며 전우가 눈치 챘을까 고민했습니다. 다행이 축축해진 전투복임에도 지림의 흔적이 잘 보이지 않더군요. 안도하는 제 자신이 안쓰러웠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생활관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습니다.

어엿한 성인이 오줌을 지렸다는 것.

올곧은 헌병으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

옷가지들을 손세탁하고 있던 나의 모습.

일순간의 해방감, 곧이은 거대한 좌절감, 무너지는 가슴.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은 흘릴 수 없었지요. 아니, 소변도 흘리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살살 어지러운 착잡한 마음으로 그렇게 저는 일찍 눈을 붙였습니다. 남들 다 하번하고서 여유롭고 즐겁게 개인시간을 갖고 있었을 때 말이지요…

 

이상, 저의 병사 시절 올곧고 단정한 헌병으로서 근무 했을 때의 이야기였습니다.

태그 :
#오줌
댓글
효자 유정
6일전
앗.....

전체게시글 전체글

유튜브가 광고로 돈을 버는 방법 8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4498
·
6일전
용산 백업시디 사기당한 썰
앗! 나의 실수!
졸렬한 보부인
·
조회수 159
·
6일전
S급 부대찌개 먹으러 옴 5
호들갑
침착맨개킹받게하기
·
조회수 316
·
6일전
넷플릭스 원피스 드라마 쵸파 등장 3
유머
푸르로닝
·
조회수 487
·
6일전
우원박 출판사 전시회 보러간 침착맨 + 매직박 + 철면수심 4
침착맨
지떨코
·
조회수 4057
·
6일전
원박 풀로 무도 보듯 시청하는 사람도 많으셨구나 2
침착맨
국민거포이병건
·
조회수 442
·
6일전
트위치 구독이 그리워지는 밤이네 1
호들갑
아마추어시청팀
·
조회수 297
·
6일전
그시절 무시무시한 저작권법.jpg 10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4512
·
6일전
80년대 만화에서 야경색이 파랗던 이유 13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4330
·
6일전
방장 콩밥특별시 입주.이거 진짜에요? 2
침착맨
라니스푼
·
조회수 595
·
6일전
오늘자 투표소 및 투표용지 사진 19
유머
국밥부장관
·
조회수 4689
·
6일전
일러스타페스 ! 조커 코스프레 놀이 1
취미
임히키
·
조회수 192
·
6일전
싱글벙글 엄마 카톡 모음 3
유머
여섯시내고향
·
조회수 421
·
6일전
3초 2
유머
여섯시내고향
·
조회수 338
·
6일전
소개팅으로 초등학교 교사 만나지 마라 3
유머
여섯시내고향
·
조회수 564
·
6일전
콩밥특별시 현생에 치어서 못보고 있었는데 요약해주실 분 있으신가요? 1
침착맨
인천의전사독
·
조회수 530
·
6일전
현재글 때는 국기하강식 중이었습니다… 1
앗! 나의 실수!
가망이없는 응창
·
조회수 192
·
6일전
콩밥서버 진짜 침착맨님인거에요? 2
침착맨
갈치갈치
·
조회수 640
·
6일전
취미 공유는 아니고 미국 여행 가본 횐님들에게 조언 구하고자 합니다. 13
취미
베릴륨
·
조회수 264
·
6일전
흑백으로 본 수원화성. 2
취미
풍경아조씨
·
조회수 191
·
6일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