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침펄토론 유입입니다.
원박 유료화 관련해서 이야기들이 오가는 걸 뒤늦게 보고 여러가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참고로 저는 유입 이후로 올라온 본채널 영상은 거의 다 봤고, 원박은 가끔 봅니다. 라이브는 마침 방송중이면 좀 틀어놓고 있다가 말다가 하고요.
유투브 생태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원박 유료화가 큰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하는 게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변하는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침착맨님이 쓰신 글을 보면
1)본채널 뷰가 더 폭발력 있어야 한다.
2)라이브 종료 직후 원박 채널에 업로드되는 것이 관심도를 미리 분산시켜서 본채널이 다소 힘을 잃는다.
3)본채널에 편집본 공개 전까지 원본 영상은 봉인해서 본채널에 더 집중
4)원본을 찾는 시청자들이 많으니 원본은 추후 공개. 돈 내고라도 먼저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 결제창은 열어 놓는다.
이런 흐름인 것으로 저는 파악 했습니다.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처음 들었을 때는 ‘오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월 3000원은 그리 크다고 할 수 없는 금액이고 어차피 좀 기다리면 무료로 올라오니까요.
그런데 침착맨님 글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먼저 ‘돈 안 내던 거에 돈 내라고 할 때 드는 거부감’이라는 게 꽤 있을 것 같고, “돈 내기 싫으면 기다리면 되잖아?”라고 해도 침하하 들락거릴 정도로 침착맨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침하하에 계속 올라오는 당일 생방 관련된 글을 보면서 소외감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는 결제가 강요된다고 여겨질 수도 있고요. 저만 해도 게시판이 시끌시끌하면 ‘대체 뭘 했길래 이래?’하면서 원박을 찾아가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원박 봉인’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 원박 채널 시청자만을 고려한 방편인 것 같기도 한데요. 관심도가 분산된다는 게 결국 “이거 원박으로 봤으니까 편집본은 안 봐야징~” 하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본편집본 영상을 보게 만들기 위한 것이잖아요. 그런데 원박 채널 구독자는 본 채널의 15%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지금 침착맨 채널 구독자가 282만명인데, 그냥 추측입니다만 원박 채널 들어가본 적도 없는 사람이 100만명은 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딱히 원박 채널을 보지 않는 사람은 그보다도 많을 거고요. 282만명이나 되는 사람 중에 침착맨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고, 조금 좋아하는 사람도, 영상 하나 재밌게 보고 구독버튼만 눌러 놓고 다시는 안 보는 사람도, 실수로 구독이 눌린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제 생각에는 ‘본채널 뷰의 폭발력’은 결국 침착맨 딱히 안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거 같아요. 꼭 침착맨 채널 뿐만이 아니라 어떤 유투브 채널이든지요. 침착맨님이 글에 쓰신 ‘편집 영상의 추이는 사실 업로드되고 초반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조회수가 붙기 시작해야 알고리즘에 영향을 줘서 소위 말하는 스노우볼링이 굴러갑니다.’라는 내용도, 처음에 폭발력있게 봐줘야 알고리즘 타고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도 보게 된다는 생각이신 거라고 저는 이해했는데요.
이 점에서 ‘원박 봉인’보다 더 중요한 건 ‘뉴비 유입’인 것 같거든요? 우연히 보게 된 생구 영상 보고 “아 웃기다. 오 오늘은 부대찌개네?”하고 하나 둘 보게 되고 월드컵 보고 이런식으로 흘러가면 오후 7시를 기다리게 되고..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요새 본채널 영상들도 매일 굉장히 재밌게(특히 요새는 대화만 잘라 붙이고 대사 자막만 들어가던 예전과 다르게 편집적으로도 이런저런 요소가 들어가고 원본이랑 확실히 차이가 느껴지는 것도 좋고요.) 보고 있지만 이게 조금 약한 것 같아요.
주제가 번잡스러운 게 침착맨 채널의 중요한 매력 중 하나이고 저도 그렇게 유입됐지만 요새는 그때보다 좀 어렵겠다 싶어요. 제가 유입됐던 때를 생각해보면, “웹툰작가 이말년이랑 주호민이 말 같지도 않은 걸로 토론을 하는데 그게 그렇게 웃기다고?”로 시작해서, 침펄토론 몇 개를 이어 보고, “또 뭐 재밌는 거 있나?”하고 보기 시작한 거였거든요. 그런데 지금 침착맨 처음 봤다고 생각하고 채널에 들어가면 뭘 봐야 될 지 모르겠어요. 침펄토론 유입이라 그런가 어느 정도 주기로 비슷한 포맷으로 되어 있는 컨텐츠가 기획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유입 시청자가 방금 먹은 거랑 비슷한 걸 먹을 수 있게요. 지금은 따지자면 침둥이 그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요. 썸네일이나 영상 제목을 봐서는 방금 본 거랑 비슷한 게 뭔지 알 수 없을 것 같아요. 자꾸 침펄토론 얘기를 하게 되는데 침펄토론 같은 경우에는 썸네일에도 ‘침vs펄토론’이 잘 보이게 쓰여있고 영상 제목에도 포함되어 있어서 굉장히 직관적인데, 침둥은 썸네일에도 엄청 작게 써있고 영상 제목에는 포함되어있지도 않아서, 침둥을 재밌게 봤어도 다른 에피소드를 찾기가 조금 어려워 보여요.
또 인기글 게시판에 ‘침투부가 마블처럼 세계관 넓어졌다’는 말도 꽤 공감이 되는데요. ‘침투부 유니버스’라는 말도 공공연히 쓰이고, 저도 침착맨 채널에 출연한 분들을 다른 매체에서 접하게 돼도 내심 반가워지긴 하지만 채널이 오래되고 내수용 밈('민수' 같은 것들)이 많아질수록 진입 장벽이 올라가고 있지 않나 해요. 이를테면 박정민님을 우원박이라고 하거나, 철면수심님을 웃기게 그리는 것 같은 건 침착맨 보는 사람들끼리는 재밌지만 자주 안 본 사람은 그냥 ‘???’인 거니까요. 방송에서 내수용 밈을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본편집본에 ‘우원박(우리원딜박정민)’, ‘스트리머 철면수심’ 정도만 꼬박꼬박 달아줘도 더 이해가 잘 되고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원래 보는 입장에서는 내수용 밈이 웃기긴 하니까요.
쓰다보니 횡설수설이 되어 버렸는데요. 아무튼 요약하자면
원박 유료화 크게 의미 없을 것 같다
본채널 화력을 위해서는 원박 봉인 보다는 뉴비 유인이 어떨까?
뉴비 유인은 연속성 있는 컨텐츠, 알아보기 좋은 썸네일, 뉴비 배려 자막 정도면 어떨까?
정도입니다.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