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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군대 썰... 지금도 눈앞이 캄캄해지는 방송 실수

부유한 사마의
3일전
·
조회 138

대변건님 갓청자여러분 안녕하세요

또 사연 게시판의 백미는 역시 군대 썰 아니겠습니까

마침 실수가 주제라니 한번 풀어보겠습니다잉

 

 

 

때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사우스코리아 2001년 8월

01년 3월 군번인 저는 그때 후반기 교육을 마치고 배치받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새파란 신병 그 자체였습니다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나날 중 그날은 특히, 제게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상황실 근무’를 계속 배우던 날이었는데요

병과 특성상 위병소같은 외부가 아닌 상황실에서만 전역때까지 근무해야 하는 운명이었기에 그러했더랬죠

그래도 근무를 계속 배워왔기에 평범한 업무는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시기였는데

결국 그 사고를 터뜨리고야 말았습니다

 

더운 여름의 그럭저럭 바쁘지 않은 오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짬밥이 너무나 후달렸기에, 옆에 앉은 선임근무자처럼 약간은 느슨한 자세를 취하지도 못하고 정 자세로 정면의 통신장비들만 보고 있어야하는, 참 비효율적인 근무를 열심히 서고 있었는데요

그날의 당직사관이 상황실로 들어오면서 저희 근무자들을 향해 물었습니다

 

‘야 근무일지 여기있냐?’

‘왜그러십니까?’

옆에 앉은 선임근무자(저희 부대는 사수 부사수가 아닌 선임 후임 근무자라는 호칭을 썼습니다)가 답했습니다

‘아니 아침에 7시인가? 그때 위병소 근무 누구였냐?’

‘찾아보겠심다’

옆 선임은 노련하게 근무일지를 넘겨서 순식간에 근무자들을 찾아냈습니다

‘병장 조석일이랑 일병 구준환인데 왜그러십니까? 부릅니까?‘

(당연히 실제와 전혀 다른 가명입니다)

’어 조석일이 방송으로 불러봐‘

뭐 그냥 별 것 아닌 용무였던거로 기억합니다. 니들 근무때 혹시 대대본부 무슨차 나간거 봤냐 그 정도이겠죠

 

사건은 이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야야 방송 니가해봐라 조석일병장님 불러. 마이크 켜고 후후 한담에,

‘병장 조석일 상황실로 올것, 병장 조석일 상황실로 올것 이상’ 하고 마이크 끄고 알지?‘

일부러 제게 실습을 시키려는 배려였던거지요

물론 그전에도 마이크로 몇가지 방송 멘트를 해봤지만, 한창 신병인 제게는 당연히 긴장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호흡을 가다듬은 전 마이크를 켜고, 당당하고 또박또박하게 방송멘트를 날렸습니다

’아아, 병장 유석일 상황실로 올것, 병장 유석일 상황실로 올것, 이상‘

그리고 뿌듯한 마음으로 마이크를 끄고 거치대에 꼽으려는 찰나, 

옆 선임과 뒤 당직사관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저를 향해 외쳤습니다

 

 

 

’야 

 

이 

 

개xx야!!!!!

 

중대장님이 병장이냐!!!!!!!‘

 

 

 

 

 

그렇습니다

호출하려던 사람은 조석일 병장인데 전 순간적으로 병장 유석일이라고 불렀고

유석일은

당시 저희 중대장님 성함이었습니다

 

 

 

 

흔치 않은 이름인데, 중대장님과 병장선임이 성씨만 다르고 이름이 같았고, 전 긴장한 나머지 중대장님을 아주또박또박한 발음과 함께 병장으로 강등시키는 희대의 쿠데타를 일으킨 역적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도우셨는지, 그때 중대장님은 출타중이어서 사태가 엄청나게 커지지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두 사람에게 그 즉시 동시다발적으로 한도 끝도 없는 온갖 야단을 맞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생략합니다

그리고 이후 며칠동안 저는 중대 선임들과 간부들에게 장난 반 진담 반으로 온갖 잔소리와 꾸중에 시달려야 했고

군대 특성상 아무 상관도 없는 제 맞선임, 같이 근무중이던 선임도 꽤나 고생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만한게 어디냐 누구나 실수한다 선임들이 갈궈도 좀만 참자 하고 손내밀어 주신 분들부터 기억이 나네요

군생활을 절대 잘하진 못했지만, 도움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지금도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사회에선 별 것 아닐 수도 있는데 어마어마하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저 씁쓸하게 웃게 만드는게 역시 군대 이야기같아요

글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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