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멕시코에서 한 실수

행복한 주연
6일전
·
조회 177

때는 2014년. 

멕시코에 어학연수를 갔었습니다. 

 

저는 사실 스페인어는 할 줄 몰랐지만 남미여행이 가고 싶었고, 멕시코를 가려고 하니 주변에서 걱정을 너무 하셨었습니다.

그래서 저렴한 가격에 스페인어를 써보려면 멕시코 밖에 없다는 말로 주변을 현혹하여 얻게 된 기회였습니다.

열심히 과외를 해서 번 돈으로 생전 처음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로 떠나게 됐었지요.

 

일단 말이 안 통하니까 그곳에서의 모든 행동이 죄다 실수였지만 기억에 남는 한 가지 실수를 공유합니다.

 

멕시코에 무슨 시장에 갔었습니다. 되게 큰 시장은 아니고 제 고향의 시골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곳 저곳 둘러다니며 되지도 않는 생존형 서어로 상인들과 말 같지도 않은 협상을 하고 있을 때 였더랬죠.

 

갑자기 벌건 대낮에 천둥이 치는 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천둥이 치자 저와 협상하던 아줌마가 좌판 뒤로 쏙 숨어버리시는 겁니다.

아니 아무리 협상이 불리하게 진행되어도 그렇지, 제 덩치 세배는 되어 보이는 분이 천둥을 두려워하시는 척을 하시면서 협상닷지를 하시는 것은 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급하게 세뇨라를 외치며 협상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려고 하는데 

누가 갑자기 제 어깨를 확 짓누르며 저를 눕히려는 겁니다.

 

그래서 아 이씨 당했다 이거 지금 나한테 해코지하려는구나! 하는 생각이 번쩍 들더라고요.

근데 뭐 짓누르니까 저항은 못하고 엄마야! 하면서 그냥 자빠졌습니다.

 

왠 아저씨였는데 되게 다급한 표정으로 마악 스페인어를 쏟아내시더라고요

그러고는 아줌마가 숨어버린 좌판 뒤로 같이 기어가자고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천둥이 또 치더라구요?

그러더니 이제 사람들이 소릴 지르며 도망을 치는겁니다.

 

몰랐는데 천둥 소리가 아니라 총소리였습니다.

아무튼 정신도 없고 스페인어로 마악 아줌마 아저씨가 말씀하시는데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너무 무섭고 하니까

제가 그 자리에서 

 

암… 암… 암 투어리스트!!! 암 투어리스트 스튜던트!! 노머니 노머니 쏘리!! 

 

라고 외치며 울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아줌마 아저씨가 손발을 마악 흔드시면서 뭐라고 격앙돼서 말씀을 막 하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하도 소리를 지르면서 우니까 울지 말고 일단 조용하라는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우리 파티의 생존률을 급감시키는 행동을 하고있었던 거였죠.

 

다행히 천둥소리는 우리가 엎드린 좌판으로부터 점점 멀어졌습니다. 

그러더니 사람들이 슬금슬금 다시 모이고 몇 분전의 시장의 모습이 되는게 아니겠어요?

정말 신기했었습니다. 저는 눈물콧물 짜면서 벌벌거리고 있었거든요.

 

아무튼 아줌마 아저씨가 저를 막 토닥여주시고 위로해주셨습니다. 

그 가게가 마라카스를 파는 가게였는데, 아줌마가 마라카스를 그냥 꽁짜로 하나 주시려고 하셨었습니다.

그래도 공짜로 받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제가 사람들이랑 친해지면 주려고 사갔던 한국 나무젓가락을 좀 드리고 물물교환을 했었죠.

 

사진도 한 장 찍었어야 했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서 증빙은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천둥소리가 들리면 일단 

‘아 총소리일 수도?’ 라고 생각하시면서 소리나는 반대방향으로 무조건 도망치십시오.

그리고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조용히 계시는 것이 팁입니다!

 

이만 마칩니다.

댓글

전체게시글 전체글

원박 풀로 무도 보듯 시청하는 사람도 많으셨구나 2
침착맨
국민거포이병건
·
조회수 380
·
4일전
트위치 구독이 그리워지는 밤이네 1
호들갑
아마추어시청팀
·
조회수 251
·
4일전
그시절 무시무시한 저작권법.jpg 10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4375
·
4일전
80년대 만화에서 야경색이 파랗던 이유 13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4224
·
4일전
방장 콩밥특별시 입주.이거 진짜에요? 2
침착맨
라니스푼
·
조회수 558
·
4일전
오늘자 투표소 및 투표용지 사진 19
유머
국밥부장관
·
조회수 4579
·
4일전
일러스타페스 ! 조커 코스프레 놀이 1
취미
임히키
·
조회수 142
·
4일전
싱글벙글 엄마 카톡 모음 3
유머
여섯시내고향
·
조회수 364
·
4일전
3초 2
유머
여섯시내고향
·
조회수 276
·
4일전
소개팅으로 초등학교 교사 만나지 마라 3
유머
여섯시내고향
·
조회수 514
·
4일전
콩밥특별시 현생에 치어서 못보고 있었는데 요약해주실 분 있으신가요? 1
침착맨
인천의전사독
·
조회수 481
·
4일전
때는 국기하강식 중이었습니다… 1
앗! 나의 실수!
가망이없는 응창
·
조회수 164
·
4일전
콩밥서버 진짜 침착맨님인거에요? 2
침착맨
갈치갈치
·
조회수 602
·
4일전
취미 공유는 아니고 미국 여행 가본 횐님들에게 조언 구하고자 합니다. 13
취미
베릴륨
·
조회수 229
·
4일전
흑백으로 본 수원화성. 2
취미
풍경아조씨
·
조회수 144
·
4일전
『ONE PIECE』 시즌2 쵸파 첫 공개 영상 - Netflix 11
취미
지떨코
·
조회수 298
·
4일전
저는 침착맨님에게 부탁하고 싶은것이 딱 3가지가 있습니다. 1
침착맨
추동이
·
조회수 407
·
4일전
AI야 침착맨 공지글과 반응글을 요약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어? 3
침착맨
노리타케
·
조회수 393
·
4일전
테라리아 포켓몬 모드 있는데 아세요? 3
침착맨
규자차
·
조회수 544
·
4일전
나무위키 한국사 미스터리 읽어주세요 5
방송 해줘요
이무기뱀술
·
조회수 189
·
4일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