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멕시코에서 한 실수

행복한 주연
05.30
·
조회 214

때는 2014년. 

멕시코에 어학연수를 갔었습니다. 

 

저는 사실 스페인어는 할 줄 몰랐지만 남미여행이 가고 싶었고, 멕시코를 가려고 하니 주변에서 걱정을 너무 하셨었습니다.

그래서 저렴한 가격에 스페인어를 써보려면 멕시코 밖에 없다는 말로 주변을 현혹하여 얻게 된 기회였습니다.

열심히 과외를 해서 번 돈으로 생전 처음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로 떠나게 됐었지요.

 

일단 말이 안 통하니까 그곳에서의 모든 행동이 죄다 실수였지만 기억에 남는 한 가지 실수를 공유합니다.

 

멕시코에 무슨 시장에 갔었습니다. 되게 큰 시장은 아니고 제 고향의 시골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곳 저곳 둘러다니며 되지도 않는 생존형 서어로 상인들과 말 같지도 않은 협상을 하고 있을 때 였더랬죠.

 

갑자기 벌건 대낮에 천둥이 치는 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천둥이 치자 저와 협상하던 아줌마가 좌판 뒤로 쏙 숨어버리시는 겁니다.

아니 아무리 협상이 불리하게 진행되어도 그렇지, 제 덩치 세배는 되어 보이는 분이 천둥을 두려워하시는 척을 하시면서 협상닷지를 하시는 것은 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급하게 세뇨라를 외치며 협상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려고 하는데 

누가 갑자기 제 어깨를 확 짓누르며 저를 눕히려는 겁니다.

 

그래서 아 이씨 당했다 이거 지금 나한테 해코지하려는구나! 하는 생각이 번쩍 들더라고요.

근데 뭐 짓누르니까 저항은 못하고 엄마야! 하면서 그냥 자빠졌습니다.

 

왠 아저씨였는데 되게 다급한 표정으로 마악 스페인어를 쏟아내시더라고요

그러고는 아줌마가 숨어버린 좌판 뒤로 같이 기어가자고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천둥이 또 치더라구요?

그러더니 이제 사람들이 소릴 지르며 도망을 치는겁니다.

 

몰랐는데 천둥 소리가 아니라 총소리였습니다.

아무튼 정신도 없고 스페인어로 마악 아줌마 아저씨가 말씀하시는데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너무 무섭고 하니까

제가 그 자리에서 

 

암… 암… 암 투어리스트!!! 암 투어리스트 스튜던트!! 노머니 노머니 쏘리!! 

 

라고 외치며 울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아줌마 아저씨가 손발을 마악 흔드시면서 뭐라고 격앙돼서 말씀을 막 하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하도 소리를 지르면서 우니까 울지 말고 일단 조용하라는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우리 파티의 생존률을 급감시키는 행동을 하고있었던 거였죠.

 

다행히 천둥소리는 우리가 엎드린 좌판으로부터 점점 멀어졌습니다. 

그러더니 사람들이 슬금슬금 다시 모이고 몇 분전의 시장의 모습이 되는게 아니겠어요?

정말 신기했었습니다. 저는 눈물콧물 짜면서 벌벌거리고 있었거든요.

 

아무튼 아줌마 아저씨가 저를 막 토닥여주시고 위로해주셨습니다. 

그 가게가 마라카스를 파는 가게였는데, 아줌마가 마라카스를 그냥 꽁짜로 하나 주시려고 하셨었습니다.

그래도 공짜로 받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제가 사람들이랑 친해지면 주려고 사갔던 한국 나무젓가락을 좀 드리고 물물교환을 했었죠.

 

사진도 한 장 찍었어야 했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서 증빙은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천둥소리가 들리면 일단 

‘아 총소리일 수도?’ 라고 생각하시면서 소리나는 반대방향으로 무조건 도망치십시오.

그리고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조용히 계시는 것이 팁입니다!

 

이만 마칩니다.

댓글

전체게시글 전체글

오늘 게임 뭐했으면 좋겠어요? 139  
침착맨
침착맨
·
조회수 6564
·
05.30
침착맨 "내가 뭘 화를 낸다고 그래" 27
침착맨
통닭천사나가사와마사미
·
조회수 6790
·
05.30
침착맨식 서바이벌 게임 대안 강화버전 1
침착맨
씨크릿에이젼트
·
조회수 399
·
05.30
유료화 관련 인기글 삭제된건가요 11
침착맨
고나우맨
·
조회수 1185
·
05.30
원박 유료화 단순계산 6
침착맨
길고양이의조언
·
조회수 841
·
05.30
부모님 몰래 알바하다 걸린 이야기 3
유머
옾월량
·
조회수 465
·
05.30
의젓한 토끼 10
유머
몽마르크스언덕
·
조회수 2351
·
05.30
춘식이 고구마 이모티콘 닮은 침착맨 그림 찾습니다 2
침투부 공유
gani
·
조회수 259
·
05.30
원본박물관 유료화 궁금한 점 8
침착맨
덴버껌
·
조회수 1032
·
05.30
단군과 함께하는 ‘약한영웅’ 배우 려운 초대석 1
방송 해줘요
침촉한침덩이
·
조회수 352
·
05.30
궤도님이 데블스플랜 썰 푸신 영상이 있나요? 1
침투부 공유
열받지마잉
·
조회수 300
·
05.30
리암 델랍 to 첼시, Here We Go 2
취미
iㅅi
·
조회수 190
·
05.30
종수형 멘사네요 1
침착맨
썬더블러프차돌짬뽕진동토템
·
조회수 401
·
05.30
야생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 신기한 동물 9
유머
침하하
·
조회수 527
·
05.30
인챈트배 스타 종족전 스타 삼국지 (중계진 : 전용준, 김정민, 네클릿)
인방
짱갈래종수짱
·
조회수 423
·
05.30
은혜를 갚을때는 자신에게도 귀한거로 갚자 14
유머
짱갈래종수짱
·
조회수 2715
·
05.30
오늘부터 생구 점심 인정하겠습니다. 15
침착맨
길고양이의조언
·
조회수 3546
·
05.30
경복궁에 유일하게 출입이 가능하다는 강아지 11
유머
침하하
·
조회수 3184
·
05.30
망고치킨 흑백리뷰 딱 어제 봤는데
인방
짱갈래종수짱
·
조회수 341
·
05.30
역시 맛은 치킨이지 1
침착맨
짱갈래종수짱
·
조회수 293
·
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