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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한 실수

행복한 주연
05.30
·
조회 486

때는 2014년. 

멕시코에 어학연수를 갔었습니다. 

 

저는 사실 스페인어는 할 줄 몰랐지만 남미여행이 가고 싶었고, 멕시코를 가려고 하니 주변에서 걱정을 너무 하셨었습니다.

그래서 저렴한 가격에 스페인어를 써보려면 멕시코 밖에 없다는 말로 주변을 현혹하여 얻게 된 기회였습니다.

열심히 과외를 해서 번 돈으로 생전 처음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로 떠나게 됐었지요.

 

일단 말이 안 통하니까 그곳에서의 모든 행동이 죄다 실수였지만 기억에 남는 한 가지 실수를 공유합니다.

 

멕시코에 무슨 시장에 갔었습니다. 되게 큰 시장은 아니고 제 고향의 시골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곳 저곳 둘러다니며 되지도 않는 생존형 서어로 상인들과 말 같지도 않은 협상을 하고 있을 때 였더랬죠.

 

갑자기 벌건 대낮에 천둥이 치는 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천둥이 치자 저와 협상하던 아줌마가 좌판 뒤로 쏙 숨어버리시는 겁니다.

아니 아무리 협상이 불리하게 진행되어도 그렇지, 제 덩치 세배는 되어 보이는 분이 천둥을 두려워하시는 척을 하시면서 협상닷지를 하시는 것은 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급하게 세뇨라를 외치며 협상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려고 하는데 

누가 갑자기 제 어깨를 확 짓누르며 저를 눕히려는 겁니다.

 

그래서 아 이씨 당했다 이거 지금 나한테 해코지하려는구나! 하는 생각이 번쩍 들더라고요.

근데 뭐 짓누르니까 저항은 못하고 엄마야! 하면서 그냥 자빠졌습니다.

 

왠 아저씨였는데 되게 다급한 표정으로 마악 스페인어를 쏟아내시더라고요

그러고는 아줌마가 숨어버린 좌판 뒤로 같이 기어가자고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천둥이 또 치더라구요?

그러더니 이제 사람들이 소릴 지르며 도망을 치는겁니다.

 

몰랐는데 천둥 소리가 아니라 총소리였습니다.

아무튼 정신도 없고 스페인어로 마악 아줌마 아저씨가 말씀하시는데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너무 무섭고 하니까

제가 그 자리에서 

 

암… 암… 암 투어리스트!!! 암 투어리스트 스튜던트!! 노머니 노머니 쏘리!! 

 

라고 외치며 울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아줌마 아저씨가 손발을 마악 흔드시면서 뭐라고 격앙돼서 말씀을 막 하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하도 소리를 지르면서 우니까 울지 말고 일단 조용하라는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우리 파티의 생존률을 급감시키는 행동을 하고있었던 거였죠.

 

다행히 천둥소리는 우리가 엎드린 좌판으로부터 점점 멀어졌습니다. 

그러더니 사람들이 슬금슬금 다시 모이고 몇 분전의 시장의 모습이 되는게 아니겠어요?

정말 신기했었습니다. 저는 눈물콧물 짜면서 벌벌거리고 있었거든요.

 

아무튼 아줌마 아저씨가 저를 막 토닥여주시고 위로해주셨습니다. 

그 가게가 마라카스를 파는 가게였는데, 아줌마가 마라카스를 그냥 꽁짜로 하나 주시려고 하셨었습니다.

그래도 공짜로 받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제가 사람들이랑 친해지면 주려고 사갔던 한국 나무젓가락을 좀 드리고 물물교환을 했었죠.

 

사진도 한 장 찍었어야 했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서 증빙은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천둥소리가 들리면 일단 

‘아 총소리일 수도?’ 라고 생각하시면서 소리나는 반대방향으로 무조건 도망치십시오.

그리고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조용히 계시는 것이 팁입니다!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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