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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첫날부터 XX이 있냐고 물은 사람이 있다?!

평화로운 장홍
05.30
·
조회 215

안녕하시오, 침하하 여러분. 나 개청자이올시다.

 

오늘은 제 인생 가장 민망한 실수를 하나 공개해볼까 합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뉴질랜드에서 다녔습니다. 아무래도 청소년기에 말도 안통하는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려니 여러모로 힘들었죠.

 

그래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쯤엔 어느정도 뉴질랜드 액센트의 영어를 곧잘하는 한국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은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었습니다.

 

실수를 소개하기 앞서 잠깐 배경 설명을 덧붙이자면, 뉴질랜드는 영국식 영어를 구사합니다. (특이한 액센트가 곁들어진) 미국에 갔을 때 실제로 다른 액센트를 체감했지만, 그래도 쓰는 단어가 달라봤자 얼마나 다르겠어 하는 심정이었습니다.

 

다변수 미적분 수업 첫날이었습니다. 열심히 노트필기를 하던 와중 잘 못 썼지 뭡니까, 마침 지우개도 없었습니다. 저는 옆자리에 앉아있는 남학생에게 “야 너 지우개 있냐?”고 물었습니다. 참고로 영국식 영어로 지우개를 rubber, 즉 고무라고 부릅니다.

 

뉴질랜드에서도 eraser라는 말을 쓰지 않은 건 아닌데, 제 기억을 더듬어보면 eraser는 주로 칠판 지우개같이 ‘고무로 만들어지지 않은’ 지우개를 지칭한 것 같습니다.

 

그러자 옆자리 친구는 마치 못 들을 걸 들은 양 굉장히 당황+난색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마 제가 손으로 노트를 지우는 모션을 하지 않았더라면 제가 무엇을 구하려 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 같군요.

 

그로부터 몇 달 지났나?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가 미국에서 rubber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남성용 피임기구, 즉 콘돔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개강 첫날부터 옆자리 남자에게 피임기구를 빌려달라고 한 희대의 상돌아이가 되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나마 남학생이어서 다행이라 해야할까요.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는 민망한 실수입니다. 

 

여러분들도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의 표현 차이를 몰라 저같이 낯뜨거운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들 따라해볼까요

 

영국의 지우개는 미국의 콘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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