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어그로였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제게 일어나버렸었던 일이랍니다.
때는 지금으로부터 강산이 바뀌기 조금 전입니다.
저는 집들이 겸 친구 몇 명을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먹고 마시는 도중 시간은 늦어졌고 정신을 차린 뒤에는 여럿이 떠나고 막차가 끊긴 제 짝남과 저만 남아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들이 눈치껏 빠져준 것 같기도, 혹은 취중에 제가 반 내쫓은 거 일수도 있겠네요)
당시 대학생이던 저는 선뜻 할증 붙은 택시비를 내주기 힘들었고, 마침 방도 침대도 두 개인 집이라 그 친구를 집에 재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흑심은 정말 없었을 겁니다 아마도.
그렇게 둘이 좀 더 놀다 술자리를 정리하고 씻고 자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친구가 쓸 옷방에서 제 옷가지와 수건을 챙기고 나오는데 제 방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이거 네 사진이야?’
아뿔싸. 제 쌍수 전 증명사진이 책상 위에 놓여져 있던 겁니다.
X됐다를 외치며 황급히 달려나갔더니 역시나 섬뜩한 미소를 짓고있는 짝남의 손에 그 사진이 들려있었습니다.
사진을 진작 태우지 않았던 게 여기에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실수였다면 좋겠지만, 사건은 이후에 발생합니다.
저 사진을 짝남이 보았다는 사실에 멘탈이 나간 저는
‘미친놈아!!!'를 외치며 손에 들고 있던 수건을 휘둘렀습니다.
그순간 팔랑팔랑 그를 향해 날아가는 무언가…
혹시 거실에서 마주치면 민망할까 수건에 고이 싸둔 제 뽠X였던 것입니다…ㅎ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 섬유덩어리 하나가 훨훨 날아가 그의 앞에 떨어지는 장면은, 그의 이름도 얼굴도 가물가물한 지금까지 뇌 속에 박혀 가끔 이불을 차게 만든답니다.
혹시나 과거의 그가 알아볼까 글을 쓰기까지 고민했지만, 제 수치심이 침하하와 침투부 여러분들의 대리 수치심으로 나뉜다면 이 끈덕진 흑역사를 잊을 수 있을까 싶어 공유합니다.
여러분 빤X 조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