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바다사자 에게 27만원 삥뜯긴 썰

만취한 탁응
05.28
·
조회 214

2023년 9월, 저는 월세집에서 전세집으로 이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컴퓨터, 모니터, 그리고 고양이까지, 제게 중요한 짐들은 렌트카에 싣고 새 집으로 향하고 있었죠.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요? 이때 코로나에 걸렸는지, 몸에 열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새 집 도착을 목전에 두고 신호에 걸려 차를 멈췄는데, 문득 옆을 보니 '핑구'에 나오는 바다사자와 똑 닮은 아저씨가 제게 손짓하며 차에서 내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무시하고 지나쳤겠지만, 심신 미약 상태라 그런지 홀린 듯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내렸습니다.

 

대뜸 그 바다사자 아저씨는 제 손에 홍삼 박스를 올려주셨습니다. 

'아! 내 안색이 좋지 않아 보여 선의를 베푸는 분이구나!' 짧은 순간 깊은 감동에 젖어들었습니다. 

아저씨는 제게 얼른 트렁크에 담으라며 재촉하셨고, 저는 주신 홍삼 몇 개를 차에 실었습니다.

 

 그런데 아저씨가 불쑥 손을 내미는 게 아니겠어요? 멍한 표정으로 아저씨를 바라보자, 아저씨는 간결하게 "돈!" 하고 외쳤습니다.

 

몸이 멀쩡했더라면 즉각 홍삼을 다시 꺼내드렸겠지만, 당시 고열이 올라오고 있었고 날씨마저 30도가 넘는 땡볕이라 정신이 온전치 못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얼마를 드려야 할지 여쭤보니, 아저씨는 "에이~ 술값만 줘!"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 역시 좋은 분이구나!' 안도하며 지갑에서 4천 원(식당 소주 한 병 값)을 꺼냈습니다. 그러자 아저씨가 정색하며

 "아이~c.. 진짜 술값을 주나…" 라고 하는 게 아니겠어요?

 

순간 당황하여 그럼 얼마를 드려야 하는지 다시 여쭤보니, 아저씨는 계산기라도 두드리듯 진지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음~ 내가 직원이 몇 명이고 다들 삼겹에 쏘주에 먹으면… 27만 원은 줘야겠네!" 

 

안 그래도 이사 비용 때문에 통장이 앵꼬나고 있었는데 27만 원? 제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저씨의 인상이 더 또렷하게 무섭더군요 눈에 광기가 보였습니다. 덩치도 저보다 훨씬 크셨고요. 

어쩔 수 없이 떨리는 손으로 입금을 하던 중, 아저씨가 대뜸 몇 살이냐고 물으셨습니다. 26살이라고 답하자, 아저씨는 "진짜? 46이 아니고?" 라고 되물었습니다.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에 저도 모르게 "그런 이야기 처음 들어보네요..ㅎ.." 하고 대답했지만, 아저씨는 완고했습니다. "아니야~ 거울 봐봐. 난 사장님인 줄 알았네!"

 

부당하게 강매당하고 모욕까지 당했지만, '앞으로 좋은 일 생기려는 액땜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며 마저 입금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서둘러 그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참 고구마 같은 이야기죠?

 

네 결론도 고구마입니다 이대로 끝이에요.

 

하지만 이런 삶의 작은 불행을 글로 써서 누군가 웃을수 있다면 충분할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지인분들께 말해드리니 의자에서 엎어지면서 웃더군요

 

어쩌면 이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홍삼은 몇 년간 가족들의 추석 선물로 요긴하게 쓰였으니까요…

 

 

 

참고로 엑땜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한달뒤에 맹장이 터졌거든요, 터가 안좋은가…

 

 

아저씨의 모습에 대한 정교한 복원도입니다.

 

다들 운전중 누가 내리라 하거든 절대 문을 열어주지 마세요

댓글

전체게시글 전체글

이동진, 단동진 알고 있어 24
취미
뭐라케싸요
·
조회수 5825
·
05.28
초등학생 때 저는 절대로 쪽팔림을 인정 못하는 사람이었음 1
앗! 나의 실수!
관통한 정보
·
조회수 209
·
05.28
내일 무도 라이브 [하와수&전진]
인방
짱갈래종수짱
·
조회수 286
·
05.28
오늘자 윤태진 FM데이트에 나온 장예원 아나운서(A.K.A 장폭스) 2
취미
나미춘알단
·
조회수 335
·
05.28
파김치갱) 갓파 같아 갓파 ㅋㅎ
침착맨
box
·
조회수 313
·
05.28
호크아이 슨배임 VS 헐크
인방
침하하호호하하호호
·
조회수 253
·
05.28
새로 생긴 취미
취미
땅콩샌드
·
조회수 222
·
05.28
파김치갱) 고문고문인의 유혹 1
침착맨
box
·
조회수 448
·
05.28
미라클 팬아트 500일 달성 33
팬아트
침하하쿠나마타타
·
조회수 1372
·
05.28
한 장의 사진을 통해 각별한 사이가 된 두 국가의 경찰 1
유머
힙합보틀
·
조회수 467
·
05.28
양파빼이글~~
취미
고추사냥
·
조회수 218
·
05.28
미라클 그림 공부 8일차
취미
맛좋은햄
·
조회수 197
·
05.28
이동진 파이아키아에 우원박 나왔어요 2
취미
이지금은동
·
조회수 322
·
05.28
쥬라기 공원이 유명해진 이유 2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464
·
05.28
씨너스:죄인들 후기 (스포없음)
취미
길고양이의조언
·
조회수 259
·
05.28
박정민님 이동진 평론가님 만나셧네 2
인방
아이고세화니
·
조회수 327
·
05.28
합주 2
유머
무로돌아감
·
조회수 349
·
05.28
우원박 & 이동진
인방
썬더블러프차돌짬뽕진동토템
·
조회수 307
·
05.28
갑자기 오무라이스가 먹고 싶어서... 3
취미
생전존문가김병철
·
조회수 298
·
05.28
파김치갱) 보스의 개인기
인방
box
·
조회수 297
·
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