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선배 결혼식에 갔을 때 얘기입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다같이 피로연 가자고 선배들이 우루루 사람들을 몰고 가는데 휩쓸려서 피로연장까지 갔는데
가서 보니 동기들은 다들 어떻게 귀신같이 내빼고 저만 거기 덩그러니 았더라고요
우글우글한 호랑이 굴에 떨어진 한마리 하룻강아지 신세 ㅋㅋㅋ 거기에 한 선배가 특별히 공수해왔다며 양주를 종류별로 꺼내는데..
결국 거절도 못하고 부어라마셔라 술이란 술은 종류별로 다 마셨는데, 그나마 아직 쌩쌩한 나이에 선배들 사이에서 군기바싹 든 상태라 엄청 취하진 않은 상태로 술자릴 파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집이 멀어서 먼저 일어나겠다고 나온거였죠.
집까지 택시로 1시간 남짓, 선배가 택시도 잡아주고 택시비도 슬쩍 찔러주는거 받아서 택시를 탈 때까지는 멀쩡했는데..
택시 타고 이제 집까지만 무사히 가면 된다는 생각에 간장이 풀렸는지, 그대로 술기운에 기절하듯 잠들어버렸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자고 있던 전 누가 절 흔들어 깨워서 눈을 떴습니다.
오잉?? 보니까 피로연 장에 있던 선배들 중 한명이 같이 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전 선배한테 ‘아니 언제 타셨대요~?’ 하고 반갑게 말을 건냈죠.
그랬는데~~
그 선배가 절 뭔소리하냐는 듯 쳐다보더라고요.
아차차차…
순간 깨달았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건 선배가 아니라 택시기사님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
기껏 택시 몰고 와서 승객을 깨웠더니 언제타셨어요? 같은 소리나 하고 있으니 어이없을 무..
정신이 퍼뜩 든 저는 다급히 사과드리고, 택시비를 내고 서둘러내렸습니다.
그리곤 이 에피소드는 한동안 술자리 안주로 써먹었죠. ㅋㅋ
다들 술은 섞어마시지 맙시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