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전역을 두 달 앞둔 장교걸랑요.
때는 2022년 10월.
당시 저는 8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제가 변호사시험에 붙자마자 임관을 하게 되가지고, 여자친구와 오랜기간 해외여행을 못갔걸랑요.
그래서 오랜만에 일본에 여행이나 갈 겸 휴가 상신을 하려고 상관인 부장님께 보고를 드렸습니다.
그러니까 부장님께서
“아 땡 중위 국외여행허가도 올려야 하는 거 알지?”라고 하시는 거 아니겠습니까?
녜. 군인은 해외여행을 나갈 때 지휘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그 허가가 없으면 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로 공문을 기안하는데
같이 가는 사람의 인적사항을 적는 란이 있는 거에요.
그 중에 본인과의 관계를 적는 란도 있었어요. 저는 곰곰히 생각을 했지요.
여자친구인데 왜인지 여자친구라고 적으면 안될 것 같고, 결혼 예정이긴 한데 그렇다고 처(진) 이렇게 적으면 뒤지게 혼날 것 같고
그래서… 애인이라고 적었걸랑요.
그러고 상신하고 나서 며칠이 지나니 승인도 잘 나와서 룰루랄라 여행 다녀왔답니다.
문제는 3개월 뒤에 단장님께서 지도방문을 오셨는데
대뜸 저에게 “야 땡 중위야. 애인이라고 쓴 거 보고 반려시킬라 했는데 틀린 말은 없어서 그냥 승인해줬다. 다음부터는 그냥 지인이라고 적으면 된다.“
라고 하시는겁니다…!
그러면서 단장님과 부장님이 깔깔대면서 웃으시는데
진짜 순간 부끄러움이 솟구치는게 아니겠어요?
그와중에 저는 드립으로 승화시킨다고 ”아 다음부터는 처(진)이라고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지만 얼굴이 시뻘개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아 애인과는 작년 9월에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이뤘습니다. 감사합니다. 땡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