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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었다. (수치심과 자괴감 가득한..)

하남자인 송금생
05.27
·
조회 298

 

2022년 여름, 

코로나가 아직 위용을 떨치던 시기였습니다.

 

회사로부터 확진자가 나왔으니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마침 그날따라 열이 오르고 컨디션이 오락가락 끼릭까락이어서 바로 보건소로 향했습니다.

 

검사를 기다리는 인원은 많았습니다.

뙤약볕에 1시간 정도를 기다려 겨우 겨우 검사를 받았습니다.

 

이 때부터 컨디션이 빠르게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오한과 열이 번갈아 찾아와서 정신은 없고, 머리는 멍하고…

빨리 집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차에 올랐습니다. 

검사결과는 문자로 보내 준다고 하더라구요.

 

 

네비를 보며 집에 가는데, 저는 어느새 주택과 빌라로 가득한 골목길을 차로 헤매고 있었습니다.

제가 한 골목에 막 접어든 순간, 길의 저 끝에서 택시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 골목은 차가 겨우 한 대 지나갈까 말까 한 좁은 길이었고, 일방통행길이었습니다.

그런 길의 저 끝에서, 택시가 제 쪽으로 마주보고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리 기사님이 바쁘셔도 일방통행길이니 빠져 주시겠지… 하고 천천히 앞으로 전진하는데,

택시도 제 쪽으로 천천히 전진해 들어왔습니다.

 

결국 저희는 약 10m를 두고 멈춰서 대치했습니다.

1분 정도를 기다렸을까.

 

택시가, 

슬금. 

 

제 쪽으로 전진했습니다.

 

저는 창문을 내리고, 크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여기 일방통행이에요!!” 

 

그런데도,
택시는, 

슬금. 

슬금. 

 

제 쪽으로 거듭 전진했습니다. 


그 때, 열이 오르기도 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기도 하고..

일방통행인데 밀고 들어오시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해서..

고개를 더 빼고, 정말로 고래 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차 빼시라고요!!!!! 일방통행이라고요!!!!!!” 

(GPT에게, 승용차와 택시가 마주보게 해달라고 했지만 잘 못하네요)

 

 

제가 마음먹고 소리를 지르면 목소리가 굉장히 큰 편입니다. 

장판파에서 목소리만으로 조조군 장수를 낙마시킨 장비급…

 

그런 큰 목소리로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으니

싸움이 났나 싶어서 건물 2층에서 고개를 내밀고 아래를 내려다보거나, 1층으로 내려오시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지나가는 어르신이, 차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저에게 “아니, 그만좀 혀” 하고 혀를 차며 지나가시기도 하셨습니다.

 

 

저는 계속 소리를 지르다가,

결국 이렇게는 해결이 안 되겠다 싶어서 제 차를 후진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차를 후진하는데,

차를 후진하면서, 조금씩,

제 차 아래에 가려 있던, 도로에 쓰인 <일방통행> 글씨와 화살표가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어라…

이게… 왜 거꾸로…?

일방통행, 교통체증 해소 아닌 사고의 원인? < 사회 < 기사본문 - 거제신문

 

 

일방통행이라는 화살표가, 

제 차의 진행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 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천천히 후진해서 그대로 옆 빌라 주차장에 잠시 차를 대었고, 

택시 기사 선생님은 빠르게 그 골목을 빠져나가셨습니다.

 

저는 그 주차장에서 핸들에 고개를 박은 채,

자괴감과 수치심, 죄송함이 치밀어 올라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질 못했습니다.

 

 

무슨 정신으로 집에 왔는지도 모르게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님께 사과를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여기저기 찾아보고 수소문을 해보니, 택시 조합에 연락하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즉시 조합에 전화를 걸어서 사정을 설명하면서,

이러저러한 상황으로 기사님께서 오늘 상황으로 몹시 어처구니가 없고 화도 나시고 영업에도 방해가 되셨을텐데,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사과를 전달해 주실 수 있냐는 부탁을 드렸습니다. 

또, 기사님이 원하신다면 언제든 직접 찾아뵙고 사과하겠다는 말씀도 남겨 두었습니다. 

 

끝내 기사님이 연락을 주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저 같아도 그럴 것 같습니다.

새파랗게 어린 놈이 창문 밖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한참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몇 시간 뒤에 갑자기 죄송하다면서 찾아뵙겠다고 한다…? 

몹시 위험해 보였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운전 할 때마다 되새기는, 저의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밑바닥을 다 긁어도 “아래 다 긁었어요” 하며 운전을 계속하는 침착맨님처럼, 

침착한 마음을 가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 기억을 되새기게 된 김에,

다시 한 번 그 택시기사님께 진심으로 사죄의 뜻을 전합니다. 

또, 대낮에 그렇게나 시끄럽게 굴어 피해를 보셨을 당시 동네 주민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도로에서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운전생활 하시기를,

그래서 안전하고 편안한 운전생활 하시기를 바라보겠습니다. 

 

 

그럼, 비타오스..!

 

원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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