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시절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막 2교시가 끝난 쉬는시간.
여느 때와는 달리 학우들의 얼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그 다음 시간이 성교육 시간이었기 때문이겠죠.
그렇게 찾아온 3교시 동안 교실엔 머쓱한 웃음과 수줍은 탄식이 오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조금 적막한 쉬는 시간은 지나고
4교시가 시작되었습니다.
여전히 교실엔 3교시의 여운이 남았던지, 평소와는 달리 까부는 아이들도 조금은 차분했습니다.
사뭇 차분한 분위기에 4교시 담당 국어 선생님께선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넌센스 퀴즈를 던지셨습니다.
“애들아, 여자가 둘이면 뭐하고 부를까?”
정답은 쌍년이었겠지요.
그러나 그날의 저는 아직 3교시의 여운에 젖었던 탓일까요? 저의 입에선 다른 답변이 튀어나오고 말았습니다.
“질투..?”
땡. 이라는 말을 듣기 전의 고요함을 나는 기억합니다.
국어선생님께서 땡이라 말하기 전의 잠시동안의 머뭇거림을 나는 보았습니다.
눈치없는 까불이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이것도 정답 아니야?”
참.. 저는 수치스러움과 무안함에 그만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란빛 개나리가 학교 담장을 타고 만개하였습니다.
창문에 콕콕 부딪히던 작은 꿀벌 하나가 우웅 거리며 맴돌다 윙 하고 창틈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제 귓속엔 우웅- 위잉- 하는 소리만이 가득했습니다.
그것이 제 사춘기의 첫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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