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장님께서 최근에 올리신 논문 잘 봤습니다.
총평:
참으로 지금 시대에 걸맞는 논문입니다. 수학이라는 이론 학문과 노동 시장이라는 실상을 절묘하게 결합한 융합적 논문입니다. 과연 이것이 첫 논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눈이 휘둥그레지는 글이었습니다. (아님)
다만 논문 작성이 처음이시다보니, 조금 어색한 표현이나 표기법, 정돈되지 않은 형식, 엄밀한 정의의 부재 등이 있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래 피드백을 참고해 수정해주시길 바랍니다.
I. 공식 세트보단 소정리(Lemmas)라는 표현을 권장합니다. (불고기버거 세트도 아니고) 아무리 잘 알려진 공식이라 하더라도 증명 없는 공식을 포함해선 안됩니다. 증명을 포함하시거나, 아니면 그 증명이 포함된 다른 논문을 인용하시길 바랍니다. 예컨대 1 + 1 = 중노동 ([1, p.53] 참고) 와 같은 방식을 사용합니다.
II. 또한 바꿈 줄보다는 Section을 이용합니다. 예컨대 1장 Introduction (논문 서론), 2장 Preliminaries (개념 정리)로 논문을 구분하신 뒤, 그에 맞는 내용을 포함해주세요. 공식 세트와 개념 정의는 모두 2장 Preliminaries에 포함하시길 권장합니다.
III. 논문 서론이 없습니다. 물론 이 논문이 참신하고 획기적인 주제다보니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시는 것이 까다롭다는 점은 저희 리뷰어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방장님께서 어떻게 이 문제를 고민하시길 시작하셨는지, 어떻게 영감을 받았는지, 어떠한 논문을 찾아 읽어봤는지,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떠한 진보를 가져올지에 대해 설명할 필요는 있습니다. 쉽게 말해, 논문 세일즈가 부족합니다.
IV. 논문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초록 abstract가 결여되어있습니다. 좋은 논문 초록의 예제로는 세종대왕님의 훈민정음 서문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내용이 형식보다 중요하지만, 지금 버전은 그 형식이 기존의 학풍과 너무나 상이합니다. 수학자들에게 익숙한 형식으로 정리하신다면, 더 많은 수학자들이 읽고 영감을 받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큽니다. (아님.)
아무래도 방장님께서 40세를 넘기셨으니 내년에 있을 필즈상은 어려우시겠지만, 수학자의 평생의 업적을 두고 심사하는 아벨상과 울프상은 충분히 노려보실 수 있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님.)
한번 불러주신다면, 수학 논문을 쓰는 방법 알아보기, 역사적으로 유명한 수학 논문 같이 보기, 오일러가 싫어하는 별명 알아보기, 가우스와 소피 제르맹 두근두근 연애특종 파헤치기, 왜 수학 논문에 숫자는 없을까 등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고 싶네요. (이건 맞음.)
이상 그저께 첫 1년을 마친 어느 시골 대학의 수학교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