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첫월급 호들갑

딥런이
05.14
·
조회 438

졸업 후 첫 직장에서 첫 월급을 받았다.
비록 정규직이 아닌 인턴 신분이었고, 살면서 돈을 벌어본 경험이 전혀 없던 것도 아니었지만, 직장인으로서 받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한 달을 모두 채우지 못해 원래 금액보다 적었지만,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고 형네 부부에게도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나도 셔츠 몇 벌을 샀다. 그 외에는 딱히 쓸 곳을 정해두지 않았다.

며칠간 어떻게 써야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러던 중, 문득 “기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가능하다면 보육원 같은 시설에 직접 기부하고 싶었다. 시기도 적절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니까. 
30만 원? 100만 원? 고민 끝에 적당히 타협하여 50만 원으로 결정했다. 그렇게 50만 원을 기부했다. 어린이날 선물 구매에 쓰였다는 감사 인사도 받았다.

하지만 그 기부는 진심으로 타인을 위한 것이기 보단, 나 자신을 위한 행위였다. 나에게 기부는 그저 '첫 월급을 의미 있게 썼다'고 포장할 수 있는 수단에 불과했다. 물론, 그 돈이 기왕이면 좋은 곳에 쓰이기를 바라기는 했다. 그러나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진심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은 아니었다.
나는 누군가 “첫 월급은 어떻게 썼어?”라고 물을 때, “응, 기부했어”라고 답하며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선행을 베푸는 ’고상한 존재’로 여겨지길 바라는 그런 모습이었다.

위선도 선일 수 있을까?

우리는 때때로,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착한 일을 한다. 나는 그런 편이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 혹은 ‘스스로를 조금 더 견딜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선행을 베푼다. 순수한 동기란 존재할까? 혹은, 순수하지 않은 동기에서 비롯된 선행은 그 가치가 줄어드는 걸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덕’은 반복된 행동과 습관을 통해 길러진다고 했다.
즉, 처음에는 어색하고 계산적일지라도, 반복되는 선행은 결국 인간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완벽하게 순수한 선의 출발은 희귀하다. 그러나 불완전한 동기라도 행동으로 이어졌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반면, 칸트는 선한 행위는 ‘순수한 의무감’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칸트의 엄격한 기준으로 보면 나는 실패한 셈이다. 그러나 인간은 늘 복합적인 욕망과 감정 안에서 움직인다.

누군가는 이런 나의 생각들을 두고 “호들갑. 기부 좀 했다고 호들갑”을 떤다고 할 수도 있다. 어쩌면 인생은 그런 서툰 호들갑들의 반복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 호들갑을, 부끄럽지 않게 껴안기로 했다.

댓글
썬더블러프차돌짬뽕진동토템
05.14
"나 첫월급 다 기부했다 존나 멋있지" 해도 괜찮습니다

구쭈 나라 전체글

금병영은 고양종합운동장 빌려 팬미팅 추진하라 12
침착맨
안전한자식주호민
·
조회수 4034
·
05.21
팝업예약 포기하지마세요 5
침착맨
길고양이의조언
·
조회수 853
·
05.21
자작) 후시구로 토우지 패션 4
유머
bacon
·
조회수 587
·
05.21
혹시 링크는 12시 이후에 수정하신 건가요? 1
침착맨
썬더블러프차돌짬뽕진동토템
·
조회수 606
·
05.21
링크 안열리는거알고 뒤늦게 암말없이 수정하는거 개짜치네요 6  
침착맨
참치맛좋아요
·
조회수 1465
·
05.21
ㄱ-
침착맨
이병건빵스프
·
조회수 329
·
05.21
아 이것이,, 빈찬합,,?
침착맨
산화철
·
조회수 410
·
05.21
침착맨 팬 입뺀
침착맨
냠냠므
·
조회수 494
·
05.21
취소표라도 주워 담으려고 했는데… 5
침착맨
복실이돌격때
·
조회수 695
·
05.21
아니 1,500장 찍어놓은 거 누가 누림? 19
침착맨
거지들피버타임
·
조회수 6000
·
05.21
메카니즘 (조혜련&페퍼톤스) 신곡 뮤직비디오 1
취미
안피곤해요
·
조회수 306
·
05.21
방장이 GPT랑 얘기할때 유난히 킹받아해서 꿀팁 가져옴
호들갑
통닭천마리
·
조회수 310
·
05.21
아니
침착맨
재뗜스파키
·
조회수 448
·
05.21
겨우 하나 주웠잖아요 2
침착맨
김진산이
·
조회수 542
·
05.21
오늘 내 세상이 무너졌어 3
침착맨
검은오징
·
조회수 590
·
05.21
이 쇼츠 아시는 분
침투부 공유
sns7
·
조회수 245
·
05.21
아 왜 나만 가야되는건데~~~~ 8
침착맨
이병이병건용무있어서행정실
·
조회수 703
·
05.21
저도 침하하링크갔다가 급히 유튭코리아 들어감 1
침착맨
침스시
·
조회수 508
·
05.21
내 카드 내 놔!!!!!!@!
침착맨
거지들피버타임
·
조회수 404
·
05.21
아 이건 아니잔슴
침착맨
산화철
·
조회수 344
·
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