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중간평
제가 밴드/음악 애니를 좋아하고
인스트루멘탈 음악도 그럭저럭 좋아해서
안 볼 수 없는 애니였습니다.
일단 캐릭터 디자인, 욕설이나 선정적 표현 등은 쪼금 불호였어요.
공연장면에서의 2D→3D 전환은 아직도 조금 어색해요.
이런 면에서는 3D로 쭉 밀었던 걸밴크가 좀 더 편했네요.
근데 5화가 너무 좋아서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상관없어졌어요.
(리리사-왼쪽 노란머리, 오토하 - 오른쪽)
리리사의 거대한 양갈래 머리는 좀 반가웠어요.
제가 이런 캐릭터들 나오는 밴드애니를 재밌게 봤거든요…
(SB69 - 마슈마슈)
위 짤에서는 다 안 나오는데 리리사 머리도 다리 근처까지 내려와요.
좌우 폭에서는 리리사가 압도적이고 부피에서는 마슈마슈의 두 명이 앞서네요.
5화 후기 (스포 포함)
5화 Takarajima 연주부분 유튜브 영상
(22) Takarajima - Hirotaka Izumi
5화 스토리가 억지스럽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리리사/오토하가 폭주하는데
취주악단이 잘 따라와 줘서 공연이 성공하는 부분이요.
저도 동의하지만, 그걸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로
많은 걸 보여준 한 화라고 생각해요.
요약하자면 이런 느낌
이게 음악이고! 이게 록이고! 이게 인스트루멘탈 밴드야!'
(1) 리리사에게 감화된 아리스(동생)
아리스가 저렇게 되는 건 예측 가능했죠.
리리사를 경멸하는 아리스가 OP에선 이러고 나오니까..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잘 풀어냈네요
(우측 핑크머리 - 아리스)
앞으로 보여줄 아리스의 성장도 기대돼요.
아리스는 출신배경에서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고,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맞물려 리리사/어머니를 증오하는
꼬인 캐릭터였는데요,
이번 화에서 그것들로부터 탈출할 실마리를 찾았어요.
실은 출신배경에서 비롯된 편견에 갇혀있었고,
스스로 그 감옥을 더 쌓아 올렸다는 사실.
록 음악처럼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욕망
이제 이런 것들을 언니와 함께 알아가겠죠
라프텔 에피소드 소개에서도 이런 걸 반영한 것인지
아리스의 이름을 바꿔버렸네요.
돌림자 ‘-리사’를 쓰기로 했나?
(2) 구도 정리와 새 캐릭터 소개
전체적인 구도에서는 산만할 수 있는 2-악역 구도를 해소하고
악역 역할을 어머니에게 확실히 넘겨서 집중시켰어요.
그리고 그 와중에 파랑머리 새 멤버와의 접점도 보여주고요.
(3) 인스트루멘탈 밴드의 정체성, 매력 어필
인스트 음악을 그럭저럭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보컬 없으면 BGM취급하는 거 진짜 개빡치거든요.
근데 그걸 취주악단을 무시하던 가수에게
쌍ㅗ를 날려주면서 시원하게 풀어 주네요.
그런데 그걸 보여주는 곡이 Takarajima에요.
인스트 (재즈)밴드 T-SQUARE의 인기곡을
인스트 밴드로 볼 수도 있는 취주악단 용으로 편곡한 것에
다시 록과 일렉기타와 를 얹어버린 거죠.
이런 변화무쌍함이 밴드음악의 강점이라고 봐요.
특히 인스트 밴드에서 두드러지는
(4)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 이유 (TMI포함)
위에도 썼지만 인스트루멘탈 밴드/곡 쪼금 좋아해요.
‘울려라 유포니엄’도 정말 좋았는데,
저에겐 키타우지 취주악부가 일종의 인스트 밴드였어요.
거기서도 Takarajima가 특히 좋아서 원곡도 많이 들었고,
윈드 오케스트라 곡들도 좀 찾아 듣곤 했습니다.
근데 그게 BGM으로 많이 쓰이긴 하잖아요.
그래서 지휘자 동창 가수가 BGM 운운하는 것이 더 싫더라고요.
또 이런 얘기도 하는데, 내 얘기 같았어요.
‘악기는 노래 못해서 하는 거다, 악기는 조금만 해도 그럴싸 해 보인다’
제가 취미로 노래 연습을 하다가 생각처럼 안 돼서 포기하고
어떤 관악기를 배우기 시작했거든요.
(대충 이런 거 하고 싶은데 아직 못해요..)
또 5화 스토리가 비현실적인 부분도,
작중 취주악단 멤버들이랑 꽤 비슷한 처지였던 경험이 있어
감정이입 하면서 괜찮게 봤어요.
나한테도 저런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라프텔에 댓글 달다 정리했는데 꽤 길어졌네요.
아무튼 제 마음속 밴드 애니 순위에서는
대충 이게 걸밴크를 제치고 봇치, SB69를 위협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