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구, 누려봤냐구요~?

“열기구? 그거 관광지에서 한 번 타보고 끝내는 거 아냐?”

아니요. 저는 이걸 매달 탑니다.
직접 불 붙이고, 직접 기체 부풀리고, 직접 하늘로 올라갑니다.
진짜루요.

하늘을.. 누립니다.

안녕하세요 침착맨님.
저는 그냥 평범하게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고,
이상한 취미에 빠져서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그 취미의 이름은 열기구.
네. 그거 맞아요. 애니에서 나오는 둥실둥실 풍선 같은 거. (둥실라이드 막이래 ㅋ)
단순 체험이 아니라, 조립부터 부풀리기, 이륙까지 전부 직접 합니다.

 

🧠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말:

“그거 방향 조절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이 말을 한 스무 번은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똑같이 말합니다.

"아뇨. 조종합니다."

하늘에선요, 하나의 바람만 불지 않아요.

고도에 따라 바람 방향이 다릅니다.
위로 올라가면 동풍, 밑으로 내려가면 남풍,
중간쯤엔 뭐 그냥 애매한 바람도 있고요.

그래서 파일럿이
“이 바람 별론데?” → 고도 올림
“이거 좀 괜찮은데?” → 고도 유지
“아님 내려~” → 고도 낮춤

이런 식으로 마음에 드는 바람을 골라 타는 겁니다.
마치 하늘에서 바람을 골라 타는
‘공중 낚시꾼’ 같은 기분입니다.
수동적인 것 같지만, 은근히 주도적인 조종이죠. (약간 킹받는다.. 랄까나? ㅋ)

🎈"그럼 이걸 도대체 어디서 하냐?"

도심 한가운데서 열기구 띄우면 뉴스 나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 없는 들판, 공터, 논밭…
그런 곳으로 갑니다.
아주 넓은 곳에서 자연을 누립니다.

보통 충청남도 부여로 가서 비행을 하는 편입니다. 

근데 이게 혼자선 굉장히 빡셉니다.
기구만 봐도 혼자서는 절대 못드는 크기&무게이고, 
이륙할 때는 역할 분담 딱딱 맞춰서 움직여야 하고,
착륙 후에는 장비 회수까지 해야 하는데…

이걸 혼자 한다?
삐삐-!!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대학교 동아리 활동으로 하고 있습니다. 
(…네. 친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재밌냐고요?

재밌습니다. 미쳤습니다.

공중에 둥실 떠오르는 순간,
세상이 조용해져요.

자동차 소리 안 들립니다.
남는 건…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불 쏘는 소리.

땅에 있을 땐

“야 세상 왜 이렇게 크냐…” 싶다가도
하늘 위에선
“어… 뭐야 다 콩알이잖아?”
싶어져요.

그리고 진짜 중요한 거.

하늘에서 보면, 내 고민도 작아 보입니다.
(물론 착륙할 땐 현실로 다시 돌아옵니다)

😬 혹시 고소공포증 있으시다구요?

저도 있습니다.
근데 열기구는… 이상하게 괜찮습니다.

너무 아름답고 비현실적이라
“어라 이거 꿈인가?” 싶어서,
오히려 덜 무섭더라고요.
(참고로 현실 맞습니다)

⚠️ 그런데 단점도 많습니다

• 새벽 일찍 일어남 (해 뜨기 전이 바람이 제일 좋음.)
• 장비 무거움 (잘못 힘주다 허리 나가면 열기구 안타고도 하늘나라 갈 수 있음)
• 기상 안 좋으면 못 뜸 (하늘이 오늘 기분 안 좋으면 집에 가야 됨)
• 혼자선 그냥 못 한다고 봐야됨 (친구 없으면 기체에 바람 넣기도 전에 내 정신이 먼저 나감)

🙋 침착맨님께 추천하냐고요?

음… 네. 근데요.

• 평소에 “나도 날아가고 싶다…” 이런 생각 해봤다면
• “VR 말고, 리얼 하늘을 누려보고 싶다”
  → 추천합니다. 강력하게.

근데

• “햇님보다 먼저 일어나는 건 사절이다”
• “나는 체험보다 관전파다”
  → 그러면 영상만 보셔도 됩니다. (감동 -1029배)

직접 조립, 띄우는것이 아니더라도, 

한번 체험으로 살면서 한번은 경험해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유명한 여의도 서울의 달, 플라잉 수원과 같은 가스기구들도 좋지만, 

열기구만이 누릴 수 있는 따듯한 감성이 있답니다.)

✨마무리

하늘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참 단순합니다.
논밭, 집, 사람, 차… 다 조용히 존재할 뿐이죠.
 

열기구는 사실 우리의 인생과도 같습니다. 

날아다니는 느린 버전이랄깝쇼.?

조종은 되는데, 직진은 잘 안 되지 않습니까?
그냥, 내가 탈 수 있는 바람을 골라 타고
둥실둥실,
내 속도대로 세상을 누리는 거죠.

인생도 마찬가지로 

내가 흘러가고 있는 방향을 놓치지 않고
새로운 바람을 찾아다니는 것,
그 바람 덕분에 차분하게 

삶의 방향을 물색하며 나아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방장님도 한 번쯤, 둥실라이드 누려보는건 어떠실런지요?
(진짜 영상각 지립니다.)

이만 영상 몇개 투척하고 물러나겠습니다. 
둥실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