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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환기를 해야하는 이유 + 부쩍 더운 요즘

매일매일기다리는
04.18
·
조회 235

 

우리 집은 아무래도 열 보존율이 뛰어나다.

 어저께 환기를 하려 창문을 열고 밤공기를 쐤다. 이유는 원룸방에 이산화탄소가 쌓였고, 나는 산소 대신 이산화탄소로 세포호흡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환기에 대한 필요를 못 느꼈다. 지금껏 이산화탄소만 처먹고 잘만 살아 왔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배민에 오겹살을 13,900원에 팔길래 배때지에 기름칠 좀 해보고자 바로 구입을 했다. 월룸 내장형 하이라이트가 뭐 할라칠때마다 개열받게 해서 부르스타도 하나 장만하기도 했고. 2만원짜리 코베아 토치로 타다끼도 해가며 고기를 굽던 나였다. 고기를 굽고 방에 들어가려는 찰나. 아뿔싸, 반평짜리 부엌이 화생방 컨테이너 내부를 완벽히 재연하고 있는 것 아닌가.(나는 화생방 근처에도 가 본 적이 없다.) 부엌과 연결된 화장실 창문과 현관문을 열어 임시방편으로 연기를 제거하고 나서야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침원박을 반찬삼아 식사를 마친 후엔 여느때처럼 에임랩에 들어가 침팬지 훈련에 돌입했다. 그런데 내 반응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있는 것이었다. 내 나이 스물다섯. 이 업계에서는 늦었을 지라도 아직은 창창한 나이일 터. 23년 8월 고향 면사무소 알바를 할 당시 주민공용pc를 이용하시는 노신사분께서 마우스를 옮기는 그 움직임. 내 플릭샷에서 그 여름 오후의 묘한 기시감을 느끼는 것이었다.

 

원인은 지 혼자 cs탄을 터트린 1시간 전의 그 녀석한테 있었다. 고기를 처먹느라 나온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가 뇌내산소를 증발시켜버린 것이었다. 고등학교 화학시간을 주로 주침(晝寢)시간으로 임의지정한 나일지라도, 인간이 산소를 마시지 않으면 혼란,혼돈,의식불명에 이른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추형규선생님. 어리석은 제자 이제야 깨닫습니다.

 현재에 이르러 내게 남은 것은 빠질 줄을 모르는 고기 비린내와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몇 안남은 뇌세포,그리고 집안 환기에 대한 강박이었다. 아마도 가족친지를 잃어버린 뇌세포들이 보내는 마지막 SOS이리라. 집 앞에 공원이 있어 원눔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구조라 프라이버시에 민감해진 나조차도 창문을 시간단위로 열어제끼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 볼 테면 보라지. 이것이 바로 요즘 유행하는 관찰예능 아니겠는가. 약간의 신상 노출은 겸허히 받아들이리라. 예능인으로 태어나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 그것이 버라이어티 정신이니까.

 밤의 공기는 확실히 선선했다. 풋살장에서 볼을 차는 족쟁이들의 소음도 그만하면 봄의 정경에 포함시킬 수 있었다. 그랬다. 확실히 어젯 밤의 그 온도를 기억하며 잠에서 깼을 터였다. 오늘은 공강이지만 친구와 과사에서 과제약속을 잡았기때문에, 대충 잠바 하나를 둘러입고 월눔방을 나섰다. 그런데 이게 웬걸. 예상치 못한 훈훈한 기운이 내 에스피오나지 헌팅자켓을 타고 온 몸을 감싸는 것이 아닌가. 서둘러 날씨앱을 켰다.

24? 24도? 확실히 어제 낮에도 따뜻한 기운이 있었건만 24도에 육박하는, 완연한 그것에는 미치지는 못했다. 결국 당혹감과 그에 더한 약간의 열감과 함께 과사로 향하는 나였다.

 과제가 끝나고 귀가한 나는 자켓을 벗어 던졌다. 원룸방에 남은 어젯 밤의 선선한 공기가 나를 반겼고 그 썩 시원한 온도가 일신의 만족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 집은 아무래도 열 보존율이 뛰어나다.

태그 :
#에세이
#환기를해야하는이유
#날이덥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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