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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박해울 - 기파

취급주의민트초코절임
01.16
·
조회 451

한국 SF의 미래를 이끌어 갈 역량 있는 신예 작가를 매년 배출해 온 한국과학문학상. 

지난해 김초엽이라는 걸출한 SF 작가를 발굴한 데 이어, 올해는 커다란 잠재력을 가진 SF 작가를 선보인다. 

2018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수상자 박해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의 장편 SF 『기파』는 5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압축적이고, 개성적이며, 독보적인 소설”이라는 찬사와 함께 만장일치로 대상에 선정되었으며, 특히 심사를 맡은 소설가 김보영, 김창규로부터 “글은 기술이 아닌 인격으로 쓴다는 걸 보여준 따듯한 작품”, “어느 하나 빠진 것 없는 균형의 결정체”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향가 〈찬기파랑가〉와 SF를 접목한 작품인 『기파』는 신라 시대 화랑으로 널리 알려진 ‘기파’가 해독자에 따라 의사로도, 심지어는 승려로도 해독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추리 형식의 미스터리 SF다. 작품 배경은 사이보그와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는 근미래로, 예기치 못한 운석 충돌로 난파된 우주크루즈 안에서 벌어지는 추격극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인명을 구한 영웅 ‘기파’를 구출하려는 주인공과 그런 주인공에서 도망치는 기파의 거리가 좁혀질수록, 난파 사고의 진상과 영웅의 실체가 서서히 본모습을 드러낸다. 


심사평에 언급된 것처럼, 그의 작품은 반전의 구성이 뛰어난 오락소설이면서, 동시에 인간성과 비인간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진지한 사고실험이기도 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치밀하게 짜인 이야기 구성은 오락적 재미만 주는 것이 아니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반전 요소는 우리가 맹신하고 있던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물며, 나아가 무엇이 진정 선이고 악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진다. 


이처럼 선과 악, 정의와 부정의, 인간성과 비인간성에 대한 뜨겁고 진한 고민이 『기파』엔 담겨 있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의 이야기엔 읽는 사람마저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힘이 있기 마련이다. 

박해울의 소설은 그런 힘을 품고 있다.

 

목차


1. 프롤로그 ㆍ 7
2. 난파 ㆍ 13
3. 『기파 평전』, 미래출판사, 2071, pp. 25-30. ㆍ 22
4. 승선 ㆍ 26
5. 불청객 ㆍ 38
6. 『기파 평전』, 미래출판사, 2071, pp. 33-40. ㆍ 46
7. 아누타 ㆍ 52
8. 오르카호의 성자 ㆍ 66
9. 『기파 평전』, 미래출판사, 2071, pp. 103-107. ㆍ 73
10. 기파의 그림자 ㆍ 79
11. 『기파 평전』, 미래출판사, 2071, pp. 199-204. ㆍ 99
12. 랑데부 ㆍ 102
13. 의심 ㆍ 127
14. 함께 우주를 감상했던 때를 기억하십니까? ㆍ 130
15. 진짜 기파 ㆍ 133
16. 영상 기록 ㆍ 142
17. 교신 ㆍ 156
18. 기파와 이언 ㆍ 161
19. 기파의 최후 ㆍ 184
20. 에필로그 ㆍ 195
작가 노트 ㆍ 203

심사경위 ㆍ 206
심사평 ㆍ 209
수상소감 ㆍ 222

 


품속으로 뛰어드는 딸아이를 안으면, 작은 가슴에서 기계 심장의 박동이 들렸다. 딸깍이는 소리는 무서울 정도로 정확했고 그 박동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조급해졌다. 어서 심장을 교체해주지 않으면 딸아이도 사라질 거라고, 그러니 어서 수술 비용을 마련하라고 종용하는 것처럼 들렸다.
- p. 15

 

그의 가족이 탄 택시가 해안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그것은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로 추락한 택시는 안에 사람이 있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완전히 구겨져버렸다. 아내와 연이가 뒷좌석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그는 간신히 정신을 차렸지만 오른발이 잔해 속에 끼어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가족이 죽어가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그가 좌절하고 있을 때, 차 안으로 무언가 불쑥 비집고 들어왔다. 사고 처리 로봇이었다. 

- p. 29

 

충담은 문을 닫고 자신이 왔던 길을 돌아다보았다. 자세히 보니 지금까지 걸어왔던 복도 옆에는 청소부의 방과 같은 홈이 파진 문고리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지금까지 복도라고 생각했던 벽들이 모두 사람이 생활하던 곳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사람 사는 공간을 이런 곳에 만들어놓다니. 이렇게 해놓고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던 건가? 

- p. 89

 

그녀는 이따금 골드서클사에서 보았던 광고를 떠올렸다. 특히나 그 문장이 머리에서 떠나가지 않았다. ‘완벽한 인간 승무원이 당신의 생활을 책임집니다.’ 골드서클사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완벽한 인간 승무원? 아마 승객들은 내 얼굴을 보면 기겁을 할 테지. 기계 의안 자체는 죄가 없었다. 오히려 죄를 물어야 할 건 그녀를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싫었지만 달리 어찌할 방법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런 차별적인 시선에 맞설 용기도, 의욕도 그녀에겐 없었다.
그저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그래야 생체 안구 이식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차별적인 시선에 편승하는 듯해 마음이 불편하긴 했으나, 그래도 불완전한 인간으로 낙인찍힌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안구 이식을 받든 받지 않든 나는 나라고. 

- p. 111

 

로봇의 눈빛은 지금까지와 달랐다. 마치 타오르는 듯했다. 기계에게서 느껴본 적 없는 느낌이었다. 충담은 두려웠다. 로봇은 충담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는 그 너머, 결코 닿을 수 없는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제야 충담은 깨달았다. 이 로봇은 단순히 인간을 닮은 게 아니다. 인간 이상의 무언가다. 

- p. 188

 

둘은 연이의 병실로 걸음을 옮겼다. 휴게실이 멀어짐에 따라 자연히 텔레비전 소리도 점점 줄어들었다. 아나운서, 리포터, 인터뷰에 응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아득히 멀어졌다. 하지만 뒤이어 들리는 목소리는 먼 거리를 뚫고 충담의 귓가에 정확히 박혔다.
“…글쎄요, 왜 오지에 가서 아픈 사람들을 고치느냐고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일종의 사명처럼 느껴져요. 꼭 누군가 시킨일처럼요…” 

- p.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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