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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평론가가 가장 좋아하는 한강 작가의 작품

익게핸드크림
24.12.31
·
조회 670

순조롭게 상담이 진행되고 있었던 오 개월째, 
그녀의 목소리가 커지는 대신 말을 잃은 것에 심리치료사는 충격을 받은 듯했다. 
이해합니다. 

라고 그는 말했다. 


당신이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이해합니다. 
소송에 패했다는 사실을, 
때마침 찾아온 육친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겠지요. 
견딜 수 없을 만큼 아이가 그리웠겠지요. 
이해 합니다. 


그 모든 것을 혼자서 버텨낸다는 게 불가능하게 느껴졌겠지요.
과장되게 간곡한 그의 어조에 그녀는 당황했다.

가장 받아들일수 없었던 것은 그녀를 이해한다는 그의 말이었다.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담담하게 알았다. 
모든 것을 묵묵히 수습하는 침묵이 두 사람을 둘러싼 채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요.


그녀는 펜을 집어, 

탁자에 놓인 백지에 반듯한 글씨로 적었다.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희랍어 시간  P.54

 

# 한 해 동안  수고 하셨습니다. 내년에는 침하하 모두가 행복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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