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냉면(차갑게 먹는 면)이라는 이름에
틀이 묶여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데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완전 다른 음식이죠.
평양냉면은 면이 메밀이고,
함흥은 면이 감자전분입니다.
아, 그리고 흔히 얘기하는 진주냉면은 없는겁니다.
이게 8~90년대에 북한의 어떤 옛 요리서적에서
냉면은 평양과 함흥, 진주가 유명하다라는 식의 문구가 발견되어 급하게 마케팅한 음식이죠.
틀린 건 아닌데 오리지널은 아니다라는 얘기죠.
여튼 좀 단호하게 평냉과 함흥은 다르다라고
얘기했지만 같은 냉면인데 뭐 어때라고 생각하시면
딱히 또 틀린 얘기는 아니니까. 그냥 다르다라고
얘기하고 싶은거라.
아, 근데 하고 싶던 얘기는 사실 이겁니다.
전 방금 면으로 분류했는데
그 이유가 메밀은 겨울이 제철입니다.
감자는 여름이 제철이구요.
(진주냉면은 면에 대한 설명은 없고 옛 서적에 의하면 소뼈, 잡고기로 우린 육수를 핵심으로 얘기했다 하더라구요)
여튼 그래서 함흥냉면은 여름이 맞습니다.
하지만 평양냉면은 겨울음식입니다.
(그래서 동치미 국물이 클래식)
뭐가 더 맛있다 이런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라
지금 먹어야 평양냉면이 더 맛있다 이 얘기가 하고 싶어서 쓸데없이 길게 적었습니다.
그리고 면에 대한 분류로 나눴을 때,
평양냉면의 형제는 막국수입니다.
막국수도 겨울에 꼭 드세요.
강원도 막국수는 유래가 있는 음식이다. 관서지방의 메밀국수가 평양과 서울로 이어지면서 '냉면'이라는 이름을 얻는 동안, 조용히 산간과 해안에 머물러 있었을 뿐이다. 도시의 냉면 다수가 본래의 '슴슴'하고 구수하며 소박한 맛을 잃고 온갖 복잡한 꼼수들의 공세를 받을 때 강원도 국수는 조용히 메밀 향을 뿜고 있을 뿐이었다.
- 박찬일 『미식가의 허기』
평냉으로 시작해 막국수 홍보로 끝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