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전람회 - 기억의 습작

취급주의민트초코절임
24.12.19
·
조회 342

이젠 버틸 수 없다고
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 기대어
눈을 감았지만
이젠 말할 수 있는 걸
너의 슬픈 눈빛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걸
나에게 말해 봐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너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나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너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내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나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많은 날이 지나고

 

 

기억의 습작 Etude Of Memoirs · 전람회

Exhibition

℗ DanalEntertainment

Released on: 1994-05-01

 

https://www.facebook.com/yulmonologue/posts/364925256907033?fref=nf

 

'기억의 습작'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든 곡이다.
그 때 당시 내 주위엔 팬이 많지 않았다. 동생들한테 들려주면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고 심드렁하기 일쑤였고, 친구들의 반응도 썩 긍정적이지 않았다. 잘난척한다고 싫어하는 애들도 있었고 부러워서 일부러 별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만든 습작들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던 친구는 유일하게 딱 한 명뿐이었는데, 우리 반 반장이었고 그 해 교내 가요제에 같이 나갔던 녀석이었다. 그런데 그는 워낙 성격이 낙천적이고 매사에 너무 긍정적이라 그의 의견을 무조건 믿기엔 좀 불안했다. 들려주는 곡마다 다 좋다고 말해주고 가끔씩 넌 천재인가 보다고 치켜세워줄 때면 기분이야 좋았으나, 객관적인 모니터로 삼기에는 영 미덥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기억의 습작'을 처음 들려줬을 때 그의 뜨거운 반응도 나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겨들었더랬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조회를 마치자마자 녀석이 잔뜩 신이 난 표정으로 쪼르르 내 자리로 달려왔다.
"어제 있잖아. 어떤 여자애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응? 너 전화하는 여자도 있어?"
"아니? 잘못 건 전화였어."
"에이… 어쩐지……."
"근데 목소리가 너무 예쁜 거야. 그래서 내가 기왕 전화 잘못 거신 김에 혹시 지금 시간 괜찮냐고 물어봤거든?"
"뭐? 그래서 꼬셨어?"
"아니 좀 들어봐. 아무튼 시간이 있냐고 물어보니까 당황하면서 왜 그러시냐고 묻기에, 제 친구가 작곡한 노래가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실래요? 그랬지?"
나는 깜짝 놀라 그제야 책에서 고개를 들었다.
아니 허락도 없이 내 곡을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들려줬단 말이야?
"뭐라고?"
"그래서 전화기에 대고 '기억의 습작'을 틀어줬거든? 나는 중간에 전화를 끊었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끝까지 다 들었더라? 그리고는 너…무…좋아요…… 하는데 목소리가 정말 감동 먹은 것 같았어. 너 이제 진짜 인정받은 거야!"
나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리고 나름 시크하게 대답했다.
"그냥 예의상 한 말이겠지… 그나저나 걔도 웃긴다. 그걸 들려준다고 듣고 있냐…."
그 뒤에 친구가 그 여자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어쨌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아마 내 친구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때 친구는 그냥 자기 말에 객관성을 부여받고 싶었던 것뿐일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궁금해지곤 한다.
과연 그 분은 그 때의 일을 기억할까.
만약 그렇다 해도 그 때 그 노래가 '기억의 습작' 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매칭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피아노 반주 하나의 어설픈 완전 초짜 데모 버전이었으니까. 그리고 어쩌면 그 분 또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 조차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누군지 모를 그 분에게 이 글을 통해 고백하고 싶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모르는 누군가를 짧은 한 순간이나마 감동시켰다는 기쁨이, 어쩌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시작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냥 끊어버렸을 수도 있었는데, 착하게도 내 친구에게 할애해 준 2분여의 시간과 예의상이었을지도 모를 '좋다'는 말 한마디가, 나도 나의 음악으로 누군가를 감동 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댓글

전체게시글 전체글

6년만에 마녀숲 모험모드 클리어 ㅋㅋㅋㅋ 2
취미
긍정심리학
·
조회수 506
·
24.12.20
경제 뉴비를 위한 오늘의 경제뉴스 요약(241219) - 잇코노미 16
취미
이병건치이병헌
·
조회수 2387
·
24.12.19
[슈퍼맨] 티저 예고편 6
취미
자두실업
·
조회수 540
·
24.12.19
2002년생이 지긋지긋하게 듣는 말 3
유머
여섯시내고향
·
조회수 1082
·
24.12.19
할리우드 배우들의 배역을 따기위한 거짓말들 8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6680
·
24.12.19
해당 골퍼 장례식에 틀지 않으면 불법인 영상.gif 18
유머
여섯시내고향
·
조회수 4739
·
24.12.19
편의점 진상ai 쫓아내기 게임 3
방송 해줘요
끼요오
·
조회수 718
·
24.12.19
오늘자 하얼빈 시사회 참석한 우원박 판넬 😂 13
취미
지떨코
·
조회수 6025
·
24.12.19
럭키한 하루~🍀 7
팝업
이병건새우
·
조회수 557
·
24.12.19
v등급 카드교환 7
팝업
•한국인•
·
조회수 486
·
24.12.19
교환소 정말 좋은아이디어 였습니다 4
팝업
나미쌤
·
조회수 3824
·
24.12.19
발라트로.... 4
방송 해줘요
이찌방의눈
·
조회수 507
·
24.12.19
정직원 승급전
유머
제발당기세요
·
조회수 771
·
24.12.19
241219 이새롬 롬스타🦊
취미
꿀깅이
·
조회수 532
·
24.12.19
홍진호님 초대석 해주세요 홍진호님 초대석 해주세요 2트 3
방송 해줘요
때타홀
·
조회수 483
·
24.12.19
이거 완전 침착맨 아님? 10
침착맨
파인애플피자
·
조회수 7283
·
24.12.19
디시인의 2024 최고의 순간.jpg 9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7298
·
24.12.19
카드 뽑기 3
구쭈 후기
빵이침둥
·
조회수 383
·
24.12.19
🎥 오늘은 유진이 동생 아쪼와 특별한 데이트를 해보았습니다! | 따라해볼레이 EP.37 2
취미
침착한까마구
·
조회수 542
·
24.12.19
빨리 씻어 3
유머
덤벙맨
·
조회수 686
·
24.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