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논객, 사토 마사루와 일본 호러 만화계의 거장, 이토 준지.
그리고 <마스터 키튼>, <몬스터>, <20세기 소년>, <빌리 뱃> 등 우라사와 나오키와 30년을 함께한 유명 만화 프로듀서 나가사키 타카시가 함께한 <우국의 라스푸틴>은 전직 외교관인 사토 마사루가 취조실에서 겪은 생생한 체험담을 그린 만화입니다.
북방 영토 반환을 둘러싸고 러시아에 대해 일본이 취한 입장과,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검찰 VS. 전직 외교관의 싸움이 <마스터 키튼> 및 <몬스터>에서 빛나던 나가사키 타카시의 연출에 이토 준지 특유의 괴기 컷과 유머러스함이 더해져 복잡하지만 머리 아프지 않고, 누구라도 그때 상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금도 러시아에게 4개 섬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주도면밀하게 움직였던 한 외교관이, 국책수사라는 이름으로 체포되어 국가 공무원에서 범죄자로 낙인찍힌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는 일본의 이익을 움직인 자임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배임 및 업무 방해 혐의’라는 죄목으로 수감되어야 했던 것일까요?
2000년대 초 일본 내에서 일어났던 정치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우국의 라스푸틴>은 작게는 검찰 조직에 반항하는 한 명의 외교관 이야기이지만, 크게는 일본이 4개 섬을 반환받기 위해 어떤 술수를 썼는지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독도를 사이에 두고 일본과 첨예한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명백히 우리 땅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런 논쟁을 벌일 수 있는 근거는 이 만화에서 보이는 것처럼 치밀한 밑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책을 펼치기 때문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처럼, 이 작품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일본의 외교 정책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살피고 앞으로 우리가 독도에 대한 외교 정책을 어떤 식으로 펼쳐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