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사는 게 무섭지 않냐고 물어봤었지
대답은 그래 Yes야
무섭지 엄청 무섭지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또한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 때마다
근데 말이야 남들도 그래 남들도 다 사는 게
무섭고 힘들고 그렇다고 그렇게 무릎이 벌벌 떨릴 정도로
무서우면서도 한 발 또 한 발
그게 사는 거 아니겠니
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 없이 서 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흐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 이상 도움 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때로는 내 마음을 남에겐 감춰왔지
난 슬플 땐 그냥 맘껏 소리 내 울고 싶어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아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거울을 보니까
표정이 좀 청승스러워 보이길래
이렇게 편지를 써 놓았다
내일 아침이 되면 머리 맡에서
제일 먼저 이 편지를 보게 되겠지
내일 걱정은 내일 하고 잘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