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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한강 - 검은 사슴

취급주의민트초코절임
24.12.02
·
조회 359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후 줄곧 화제작을 발표하며 문단의 각별한 주목을 받아왔던 한강이,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발표한 직후부터 집필을 시작해 삼 년 만에 완성한 <검은 사슴>은 서사적 견고함과 염결한 작가정신이 어우러진 탁월한 작품으로, "의심할 바 없이 90년대 문학이 거둔 가장 뛰어난 성과물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작품"(문학평론가 남진우)이다.

 

작가 한강은 <검은 사슴>에서 말과 침묵, 빛과 어둠, 기억과 현실 사이로 나 있는 좁은 협곡을 따라 존재의 깊고 어두운 심연으로 내려간다. 

이 소설의 주요 모티브는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검은 사슴' 설화와 '연골'이라는 마을 이야기이다.

검은 사슴 설화는 중국 고대 설화를 작가가 변형한 것으로, 검은 사슴은 땅 속 깊은 곳, 어두운 바위틈에서 사는 환상의 동물이다. 

뿔로 불을 밝히고 강력한 이빨로 바위를 먹고 사는데, 검은 사슴의 꿈은 지상으로 올라가 햇빛을 보는 것. 

그러나 뿔과 이빨을 담보로 하여 햇빛을 보는 순간 검은 사슴은 녹아버리고 만다.

연골은 겨울에 날린 연들이 가서 떨어지는 깊은 산 속 마을. 

그 마을의 봄은, 지난겨울에 날아온 낡고 해진 연들을 모아 불태우는 것으로 시작된다. 

검은 사슴과 연골은 이 소설의 주제와 은밀하게 연결되는 신화이자 상징이고 또 은유이다.
 

목차


꿈 _009

나신의 여자 _039

늙은 개 _067

흉터 _110

그의 누이 _134

폐광의 겨울 _187

검은 사슴 _243

그믐밤 국도 _282

흰 복사뼈 _319

어둠의 땅 _351

천국의 대합실 _373

연 지는 골짜기 _386

침묵의 빛 _443

약초꽃 피는 때 _464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_508

에필로그·어둠강 저편 _538

해설|백지은(문학평론가)
끈질기게 따라가서 마침내 _565

 

모든 사물들이 새롭게, 끊임없이 창조적으로 되살아오던 쾌감을 기억한다. 뷰파인더를 통해 보는 세상을 나는 사랑했다. 세상은 이전까지의 남루하고 갑갑한 껍질을 벗고 싱싱하게 살아 숨쉬는 육체로 나에게 육박해왔다. 그때마다 나는 기쁨에 떨었다. 그러나 그것은 무엇을 위한 기쁨이었을까. 나는 내가 찍기 시작한 사진들이 내 삶의 증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과연 무엇을 위한 증거였을까.(98쪽)

 

명윤은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이라는 따위의 말을 믿지 않았다. 단지 멀리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의 고통이나 병이나 죽음을 알아낼 수 있는 힘조차 잃어버리고 말 만큼 무력한 것이 사랑이었다. 지금 의선이 어디에 있으며 어떤 상태인지 그가 전혀 알 수 없으며, 아무런 육체적 통증도 전하여지지 않듯이.(141쪽)

 

한 사람의 정신이 폭발했을 때 그 사건은 얼마만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201쪽)


그 어둠 속에서 나는 자랐고, 바로 그 어둠으로 인하여 나는 조금씩 강해졌다. 그 신령한 푸른빛에 익숙해지면서 어린 나는 투정하거나 심심함을 호소하는 대신 침묵하는 법을 배웠다.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것을 멈출 때 비로소 평화를 얻게 된다는 것을 나는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321쪽)

 

세상에는 서서히 미쳐가는 사람들도 있는 거 아닐까요? 서서히 병들어가다가 폭발하는 사람 말예요. 줄기가 뻗어나가다가, 한없이 뻗어나갈 듯하다가, 그 끝에서 거짓말처럼 꽃이 터져나오듯이……(346쪽)

 

나는 외로움이 좋았다. 외로움은 내 집이었고 옷이었고 밥이었다. 어떤 종류의 영혼은 외로움이 완성시켜준 것이어서, 그것이 빠져나가면 한꺼번에 허물어지고 만다. 나는 몇 명의 남자와 연애를 해보려 한 적이 있지만, 내가 허물어지는 것을 견딜 수 없어 그때마다 뒤로 물러서곤 했다. 나는 그들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다만 외로웠던 것뿐이었다. 그러니 새삼 그들을 더이상 사랑하지 않느니 마느니 하는 자책을 느낄 필요도 없었다. 나는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종류의 사람이었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이었다. 그것을 똑똑히 알고 있는 바에야, 내 배반을 진작부터 명징하게 점치고 있는 바에야, 누구도 희생시키지 않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나는 징그럽게 차가운 인간이었다.(431쪽)

 

나는 떠날 거야. 아주 멀리 갈 거라구. 소식 전하지 않을 거야. 세상 끝까지 갈 거야. 그때쯤 나는 눈이 멀어 있겠지. 목구멍도 말라붙어 있을 거야. 어떤 말도 나한텐 남아 있지 않을 거야. 그때에야 내 삶은 완전해질 거야. 완전하게 비어버릴 수 있을 거야.(4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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