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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츄 김지우 양의 생일입니다. 근데 이제 나의 입덕 계기를 곁들인.

Orbitchuu
24.10.20
·
조회 892

오늘 10월 20일은 츄 양의 생일입니다. 이달의 소녀의 멤버인 희진 양과 하루 밖에 차이가 나질 않죠.

나이 제도가 바뀐 지금 99년생인 츄와 00년생인 희진은 19일 단 하루 친구가 될 수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하하

그래서 오늘은 츄님과 이달의 소녀에게 어떻게 입덕하게 되었는지 잠시 글을 써보려 합니다.

 

저는 음악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모두 음악을 너무 사랑하시고, 항상 집과 차에선 음악이 빠지질 않았죠.

빅뱅, 소녀시대, 원더걸스, 샤이니와 같은 대 아이돌 시대를 개척했던 그 순간들을 전부 기억하고 그들의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그 당시 음방도 모두 챙겨 봤더랬죠.

 

그런데 점점 소위 말하는 양산형, 공장에서 찍어내듯 아이돌이 쏟아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실력적인 문제가 많이 문제가 되던 2010년대 초중반에 저는 힙합을 만나게 되죠. 빈지노와 스윙스였죠. 그전에도 다듀나 에픽하이를 좋아했었지만, 보컬이 없는 힙합은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빈지노님의 음악은 제 귀를 뚫어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고백하자면 이 때부터 저는 아이돌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2010년대 후반에 저는 아이돌이 좋다고 쫓아다니고, 굿즈를 사는 친한 친구들을 나무랐습니다. "왜 그런 것에 돈을 쓰냐?"라는 뉘앙스로 말이죠.

실력적으로 부족한 아이돌을 싫어하는 감정이 아이돌 시장 전체를 싫어하게 되는 감정으로 어느 순간 변화해 있더군요.

 

2020년도에 들어서는 그 많던 아이돌은 대부분 사라졌고 음악방송과 시장에 축소가 시작되었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그 것이 코로나라는 거대한 사건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봤죠. 그런데 4세대 아이돌의 등장과 함께 시장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때도 저는 주변에서 노래 좋다고 해도 들어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제가 산업기능요원으로 군복무를 하게 됩니다. 아마 아는 분들은 아실 텐데 이 산업기능요원은 회사마다 대우가 천차만별이라 직원처럼 대해주는 곳도 있는 반면 정말 노예처럼 부리는 곳도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후자에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대기업에 하청을 받는 전자 관련 회사였는데, 직원한테 욕설에 윽박은 기본이고 패드립에 터치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입사 첫날부터 가장 힘든 부서에 넘겨져 그곳에서 잘 이겨내 회사에 에이스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회사에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몸은 조금 힘든 대신 남들보다 정신적으로 좀 편안하고 잔업 수당을 더 챙기는 정도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회사에 가장 악질인 상사(이하 침차장)가 돈을 빌려 달라고 합니다. 자신이 금방 돌려준다며 말이죠. 저는 절대 빌려주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왜냐하면 침차장은 불법 토토를 하고 있었거든요. 이미 이 침차장은 선배들한테 돈을 빌려 돌려막기를 하며 토토를 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절대 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공방이 오가던 어느 날 침차장이 저를 노골적으로 팀원들로부터 떼어 놓으려고 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합니다.  

 

제 일을 선배들에게 넘기고 선배들의 작업량과 잔업을 늘리면서 저를 계속해서 고립시키려는 인원 배치를 한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그리고 한 선배가 저한테 말하기를

“너 요즘 회사에서 안 좋은 소문이 돈다. 니가 그럴 애가 아닌 것 아니까 우리는 믿지는 않는다.” 이라고 하는 겁니다. 점점 저도 짬이 차면서 저를 잘 아는 선배들은 전역을 하고, 저는 위에서 말했듯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모든 일을 하고 땜빵을 메꾸는 일을 했기 때문에 각 부서마다 넓지만 얕은 인맥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점점 회사 사람들도 저를 피했습니다. 제가 활발한 성격은 아니지만, 소심하고 조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회사에 이런 분위기가 저를 하루하루 힘들게 헀습니다.

 

어느 날 침차장이 저에게 찾아와 모두가 듣는 앞에서 저의 실책인지도 알 수 없는 요인들을 제 탓이라고 뭐라하는데,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 이게 공황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불안감은 커져만 갔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일에도 집중할 수 없어 굉장히 힘든 시기였습니다. 

 

이 때 저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게 바로 츄님 입니다. 아 사람은 저렇게까지 사랑스러울 수 있구나? 뭔가 영역 밖의 무엇인가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일주일은 츄님이 나온 예능 짤들을 모두 찾아 보면서 지냈던 것 같습니다. 지켜츄가 이 때 쯤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츄님이 부른 노래나, 춤 그리고 멤버들과의 케미 영상 등이 추천에 뜨기 시작합니다. 처음에 저는 아이돌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노래는 이를 악물고 안들으려고 했는데, 츄님이 혼자 부른 노래들을 들었는데 너무 잘하고 좋더라구요. 이 때가 아마 콩깍지가 제대로 씌워진 것 같습니다. 사랑을 의인화 시킨 것 같은 사람이 노래를 잘해? 심지어 음악 편집이 가능해?같은 느낌으로 말이죠.

 

이 때부터는 이달의 소녀라는 그룹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우선 츄님과 케미 영상이 많은 사람부터 알아가고 노래를 듣는데 또 이게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지식욕이 좀 있는 사람은 아실겁니다. 복잡한 세계관이나 배우고 공부해야 할 것이 많은 게임, 영화 등을 매우 매력적으로 느낍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아이돌한테 세계관이 있다고? 뭐 그래봤자 단순히 뮤비에서 조금 뿌리고 팬들 굿즈 팔이용 세계관이겠지 싶었지만, 여자 아이돌 중에선 최초로 세계관 도입을 시도했고 그 세계관은 무려 흔히 양덕이라 부르는 서양 오타쿠들을 매료 시킬 정도로 복잡하고 깊은 세계관이 있지 뭡니까. 저는 흥분했습니다.

 

세계관을 정리 해놓은 표와 자료들을 모니터에 띄워놓고 모든 뮤비와 영상들을 탐독하며 고3 때보다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뭔가 열중하는 것이 생기니까 삶이 지겹지 않고, 누가 뭐라고 해도 쉬는 시간에 츄님 영상 보고, 얼른 집에 가서 세계관 공부할 생각에 너무 신이 났습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는 대부분의 선배들이 전역을 하고 이제 그 선배들의 일을 제가 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자 회사에서는 저를 다시 중요한 곳에 쓰기 시작했고, 침차장은 못마땅해 했지만 본인도 위에서 시킨 일은 했어야 했죠. 당시의 저는 회사에 아무런 감정도 없고 그저 오빛이 되어 앨범을 사고 포토카드를 모으고 응원봉을 사는 일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제 원래 성격이 남이 뭐라하면 니가 뭔데 나한테 X랄이야? 라는 성격이었어서 정신적인 공격엔 면역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또 막상 사람에게 직접 치이니까 확실히 다르더군요. 그렇지만 뭐 중간에 대상포진 걸리 것 말고는 정신과도 간 적 없고 나름 제가 이겼다고 생각합니다. 이 당시 의사 선생님께서 20대 초반에 대상포진 걸린 환자를 실제 본인 눈으로 본 것은 의사 인생 처음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하하

 

어쨌든 저도 전역을 했고 현재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생활 중입니다. 또 저는 비록 나눠졌지만 꼬띠(츄 팬클럽)로써 우리(ARTMS 팬클럽)로써 크루(루셈블 팬클럽)로써 앵두(이브 팬클럽)로써 그리고 오빛(이달의 소녀 팬클럽)으로써 저의 생명의 은인들의 행보를 늘 응원하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다들 팬미팅이나 팬싸 같은 것들을 가는 경험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굿즈는 실용적인 것이나 진짜 예쁜 것들만 구매하고, 앨범은 전부 다 구매합니다. 또 콘서트는 달소 때 온라인 1번 오프라인 1번 갔고 츄 미니콘 때 1번 참여 했는데 아무래도 지방에 살아서 한 번 움직이면 비용이 만만치 않아 힘든 것도 있습니다. 이 정도가 저는 딱 팬으로써 적당한 선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물론 모든 스케줄 다 따라다니시고 앨범 대량으로 구매하셔서 팬싸, 팬미팅 다 나가시는 여러분들 너무 존경합니다. 취미에 그렇게 몰두하고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사실 아티스트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에너지를 주고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거리감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요. 딱 콘서트가 가장 적당한 거리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팬미팅 가고 싶은데 부끄럽다 같은 느낌보다는 갈 마음이 없는 쪽에 더 가깝네요. 그 막 내가 힘들었고 어땠는데 당신이 절 살렸어요. 이런 얘기 하면 너무 부담스러울 것 같거든요. 저한테 누가 그럤다고 생각하면 저는 싫을 것 같아서요. 그래도 그런 마음은 있습니다. 그래도 내가 죽기 전에 얼굴 마주보고 얘기 한 번 해봐야 하는거 아닌가? 이런 생각. 일은 하고 있어서 돈이 없는 것은 아니라 여러분들의 경험은 어땠는지 듣고 싶네요. 저는 커뮤니티 같은 것도 안하고 sns도 잘 안해서 이렇게 글 쓰는 김에 물어봅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츄님 생일 축하하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십쇼.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십쇼. 선물로 제가 가장 애정하는 영상 중에 하나를 올리겠습니다.

 

태그 :
#츄
#이달의소녀
댓글
테라스키친
24.10.20
진지한 내용인데 침..차장에서 웃음이ㅎㅎ 저는 어떤 가수든 노래만 열심히 듣는 편이지만 글쓴분이 말씀하시는 범위의 팬활동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주변만 해도 90년대생들은 아직 다들 무언가를 덕질중이고 심지어 어르신들도 그런데 요샌 이런게 이상하게 여겨지진 않잖아요. 하물며 츄는 남녀노소 싫어하는 사람을 못봤어요ㅎㅎ
팬미팅 등에 참여하는 것도 그 자체만으로 !깊은 마음을 직접 전할 필요 없이! 당신의 엄청난 팬이에요 이렇게 말하는 셈이 되는게 아닐까요?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도 과하면 주위에서 컷해주실거예요ㅋㅋ 그럼 맘편히 다녀오심 되죠. 지금 자체도 훌륭한 팬이시지만 나의 일상에,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특히 애인)!! 이것만 지켜진다면 마음가는대로 하셔도 됩니다.! 땅땅
헤어빠질결심
24.10.20
츄님
축하.
축하.
이지금은동
24.10.20
팬미팅은 재미있어요 팬사인회는 비용이 너무 높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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