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리 아 되' = 둘의 광기, 공유정신병적 장애.
아서 플렉이 조커로 거듭나는 과정을 훌륭한 연출과 연기로 보여줬던 전작.
할리퀸이 등장하고, '폴리 아 되' 라는 부제가 붙었으며 예고 및 홍보 방식을 봤을때
저를 포함한 아마 대다수의 관객들은 전작에서 조커로 재 탄생한 아서가
할리와 함께 활약하는 속편을 기대했을 것 입니다.
하지만 본작은 대다수가 기대한 내용이 아닌 이를 비틀어버린 신선한 길을 가기로 했는데요.
이제 거기에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뮤지컬을 곁들인...
'나야 뮤지컬!'
영화가 꼭 관객이 기대한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그렇지 않은 길을 선택해서 오히려 관객들에게 신선함과 충격을 주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안타깝게도 본작의 결과는 모두 아시다시피 흥행도 비평도 폭망해버린 대 실패...
제목부터가 잘못 지어진 작품입니다.
대체 이 영화의 제목이 왜 '조커' 여야 하고 저런 부제가 붙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고담을 뉴욕으로 설정하고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이름들 (하비덴트, 할리등) 을 케빈, 린다 등으로 바꿔도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입니다.
네. '아이언맨2'를 보러갔는데 아이언 맨은 안나오고 토니 스타크만 나올수도 있죠.
하지만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인 토니 스타크의 삶과 회사 경영의 어려움, 1편에서 있었던 일들로 인해 법정에서 싸우는 모습들을 뮤지컬로 두시간동안 보여준다?
군수 회사 경영에서 벌어지는 갈등, 법정 싸움, 이로 인한 토니의 고뇌를 정말 기가 막히고 신선한 재미로 꽉꽉 채워넣지 않는 이상 액션을 보러 온 대다수의 사람들까지 만족 시키기는 건 정말 힘든 일일 것입니다.
아이언맨이든 조커든 영화의 제목이 그렇게 정해졌다면,
그 작품에서는 그 캐릭터의 '아이덴티티' 를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되는거죠.
'조커' 라는 캐릭터를 재해석 하고 (심벌화) 아서 플렉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했다기엔
너무 멀리 가버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분명 전작에서 조커의 탄생에 열광했던 사람들이 본작을 보러 극장으로 발걸음 한 것일텐데
오히려 그들을 비판하려는 듯한 느낌도 들어서 엔딩을 본 이후의 기분이 썩 좋진 않았습니다.
마치 '너흰 불쌍한 아서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연쇄 살인마인 조커에게만 열광했지? 그런 너희들도 정상은 아니야~ 빌런에게 과몰입한 너희들이 이상한거야~ 아서를 이렇게 만든 영화 속 주변인들과 너희도 다를바 없어!' 라고 말하는듯 했거든요.
근데 반대로 전 이 영화를 이렇게 만든 감독과 각본가들이 오히려 지나치게 과몰입한게 아닌가 싶어요.
영화속 빌런들이나 크리쳐들을 보며 열광하거나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관객들이 비정상인건 아니잖아요?
이 세상에 인기 많은 빌런/크리쳐들이 얼마나 많고, 수십 수백명이 죽어나가는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라는 평가를 받는 영화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어디까지나 영화인 것을 인지하고, 픽션으로 창조된 캐릭터들과 상황을 즐기는 것일뿐.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속 캐릭터와 상황들을 현실 세계와는 구분을 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영화적 재미나 완성도, 메시지와 교훈 전달, 심지어 흥행까지도 실패한,
나오지 말았어야 할 속편, 전편의 명성에도 먹칠을 해버린 졸작 그 자체 였습니다.
그나마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덕에 끝까지 집중해서 볼 수는 있었기에
최악은 아니었다고 평하고 싶네요.
평점: 6/10
*평점 가이드
10: 주기적으로 반복 관람해야하는 걸작
9: 다시 봐도 꿀잼인 수작
8: 한번쯤은 볼만한 평작
7: 아쉬움이 남는 실망
6: 재미없는 졸작
5: 끝까지 집중해서 보기 힘든 최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