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코, 그녀의 사랑은 언제나 갈 곳을 잃어버렸다
도쿄에서 백수로 지내던 쇼에게 갑작스레 아버지가 유골함을 들고 방문한다.
아버지는 쇼에게 유골은 마츠코 고모의 것이며, 마츠코라는 큰고모가 있었다는 사실과 마츠코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알린다.
죽은 고모의 아파트 뒷정리를 부탁받은 쇼는 여자친구 아스카와 함께 마츠코 고모가 살던 아파트를 찾아간다.
가족들의 수치였다는 마츠코의 인생은 아파트에서 만난 옆집 남자 오쿠라 슈지, 제자였다는 류 요이치 등을 통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과연, 마츠코는 지난 30년간 어떤 인생을 살았던 걸까.
1971년.
젊은 중학교 국어선생님인 마츠코는 수학여행지에서 제자의 절도사건에 휘말려 학교에서 해고당하고 만다.
집을 나와버린 그녀는 우연히 알게 된 작가 지망생 야메카와 테츠야와 동거한다.
그러나 그는 곧 자살해 버리고, 마츠코의 곁을 지키던 테츠야의 친구 오카노와 불륜 관계에 빠지지만 곧 버림받는다.
마츠코는 절망 속에서 돌변해 터키탕에서 일하게 되고, 일에 전념하며 넘버원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데…….
누명을 쓴 채 교사 자리를 빼앗기고, 사랑하던 연인 테츠야의 자살 앞에 좌절하고, 테츠야의 친구 오카노에게 농락당한 마츠코.
그녀는 이제 ‘터키탕 백야’에서 스스럼없이 옷을 벗는다.
진흙탕 같은 창녀 생활 중에 만난 오노데라를 기둥서방으로 삼아 오고토로 본거지를 옮긴 마츠코는 힘겨운 노동을 계속해나간다.
서서히 마약에 빠져들던 마츠코는 터키탕에서 친하게 지내던 아야노가 마약 중독자 연인에게 살해된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삶에 절망을 느끼며 새로운 직업을 갖고자 결심한다.
그러나 이미 오노데라는 마츠코가 힘겹게 번 돈을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며 탕진해 버렸다.
배신감으로 분노에 휩싸인 마츠코에게 오노데라는 마약을 주사하려 실랑이를 벌이고 그러던 중 마츠코는 그의 목에 식칼을 꽂기에 이른다.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지어버린 마츠코는 자살을 결심하고 다자이 오사무가 자살했던 도쿄의 타마 강 상수로 향하는데…….
죽음을 결심한 곳에서 또다시 다른 사랑이 피어오르는 끝을 알 수 없는 마츠코의 인생 여정!
전편에 이어 다시 한번 파란만장한 마츠코의 인생 역정이 절절히 펼쳐진다.
“제가…….”
이래도 되나?
“뭐라고?”
지금은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류에게 갈 수는 없으니까. 이곳에서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방법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제가 훔쳤습니다.”
말해버리고 말았다.
“아니, 선생님…….”
“죄송합니다. 잠깐 뭔가에 홀렸었습니다.”
나는 머리를 깊이 숙였다. 왜 이런 결과가 되었을까? 이래도 괜찮을까? 이것으로 해결될까?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수습할 수 없었다. 그래, 될 대로 되라지.
-상권 본문 116쪽.
그가 머리를 숙였다. 무릎을 꿇고 바닥에 주저앉더니 곧 몸을 앞뒤로 흔들며 어린애처럼 울기 시작했다.
나는 남자의 등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당신은 언제, 어디서 마츠코 고모와 알게 된 거죠? 당신 눈에 비친 마츠코 고모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당신이 저지른 살인과 마츠코 고모와는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그리고 왜 마츠코 고모는 이곳에서 일생을 마쳤던 거죠?
-상권 본문 253쪽.
“쇼 군, 혹시 마츠코가 청렴하게 살다 간 수녀님이라도 되는 줄 알고 있었어?”
“…….”
“마츠코는 한낱 인간에 불과해. 섹스를 하기도 하고 똥을 싸기도 하는 인간.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상처를 주기도 하지. 쇼 군도 거짓말도 하고, 가끔은 가볍게 법도 어기잖아?”
“그렇지만 살인은…….”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혹시 나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어?”
“…….”
“마츠코가 살인을 저지른 건 사실이야. 하지만, 힘없는 여자가 남자를 죽인 데에는 나름대로 사정이 있는 법이야. 알아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마츠코를 나쁜 사람으로 매도하는 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게다가 이렇게 나까지 끌어들였으니,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하지는 마. 여기까지 왔으니, 이번 일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그녀의 삶을 나름대로 이해해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와무라 사장은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속삭이듯이 말했다.
“마츠코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하권 본문 111쪽.
구치되어 있을 때 마츠코에게 편지가 왔습니다. 마츠코는 자신을 호적에 올려 결혼하자고 했습니다.
너무나 기뻤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요. 나는 마츠코의 인생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망쳐놓은 남자입니다. 그런 나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해주었기 때문에 정말 기뻤습니다.
마츠코와 함께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마츠코가 정말로 행복해질 수 있을지….
유감이지만 나의 대답은 “노”였습니다.
-하권 본문 2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