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추천] 이나연, 조민재 - 실

취급주의민트초코절임
24.09.03
·
조회 708
: TMDB, 유튜브

명선은 오랜 시간 창신동 봉제골목에서 봉제 노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 온 베테랑이다. 

유명 배우가 자신이 주문을 받아 제작한 디자이너 제품을 입고 출연한 드라마를 보는 것이 그의 큰 낙이다. 

그러나 일감은 점점 줄어들고 가깝게 지내던 동료 현마저 창신동을 떠나자, 명선 역시 고민에 빠진다. 

 

창신동에 봉제공장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말이다. 

한국전쟁 후 구제품을 떼다 파는 옷시장이 열리고, 그렇게 자리를 잡은 것이 평화시장이었다. 

평화시장이 흥성하면서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창신동 판자촌 사이로 봉제공장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한국의 의류산업과 함께 봉제골목 역시 성장했다. 

그런 봉제공장의 노동 착취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우리는 그 고통의 역사를 전태일 열사의 죽음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그의 곁에는 약을 먹고 잠을 쫓으며 마감을 맞춰야 했던 여성 노동자들이 있었다.

 

어두운 작업실의 셔터가 오르고 영화가 시작되면, 실타래에서 풀려나온 것 같은 글씨체로 영화의 제목 ‘실’이 뜬다. 이나연, 조민재 감독이 공동 연출한 <실>은 봉제 노동자인 명선과 그 주변 동료들의 노동, 일상, 그리고 창신동 봉제 골목의 풍경을 담아내는 영화다. 이때 ‘실’이란 이들이 만들어 내는 옷을 즉각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단어이면서, 창신동이라는 공간에서 옷 만드는 노동을 해 온 여성들의 몸과 기억을 타고 이어지는 역사를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하다. 세월의 흔적이 빼곡한 좁지만 알찬 작업실에서 명선은 갓 내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재단하고 재봉하며 디자이너로부터 의뢰받은 옷을 만들고, 일감과 애환을 나누는 사람들을 만나 수다를 떤다. 몸에 익은 동작들은 그 자체로 대체할 수 없는 리듬이 되어 영화의 세부를 채우고,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애정 어린 대화는 영화에 다정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는 실제 봉제 노동자이자 조민재 감독의 어머니인 김명선이 영화 속 인물 명선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작업에 참여한 것과 분리할 수 없는 결과일 테다. 이처럼 <실>은 실제 삶을 멀찍이 떨어져서 관찰하는 것을 넘어 영화 만들기라는 작업 속에 그 삶의 모양을 적극적으로 담아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그 안에는 창신동에서 봉제 공장을 운영하다 다른 곳으로 떠나가는 이, 새로 공장을 차리고 생활을 이어 가는 이, 이주민으로서 오랜 시간 창신동에서 삶을 일구어 온 이의 이야기가 모두 들어 있다. 외부의 시선으로 간단히 틀 지어지지 않는 공간과 인물의 역사와 호흡을 마주할 수 있는 작품이다.

 

손시내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

댓글

전체게시글 전체글

[침펄풍] 제품화된 뱅쇼 VS 모주 해줘
방송 해줘요
자몽은원래쓰다
·
조회수 709
·
24.09.03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예고편
취미
냥바닥
·
조회수 703
·
24.09.03
레딧에 올라온 6.25 이후 남북 지도 3
유머
웁싹달싹쏙쏙
·
조회수 1968
·
24.09.03
[달려라 석진] EP.4 | 석진이의 위험한 초대 1 (w. 김동현, 곽튜브, TXT 연준) 2
취미
쭈이잉
·
조회수 1103
·
24.09.03
아니 곽민수 소장님 미모가 어케된일임? 2
인방
내성임
·
조회수 1079
·
24.09.03
사인하고 펜만 돌려주는 지창욱 6
유머
와기와기
·
조회수 1494
·
24.09.03
2017년과 2026년을 모두 가리키는 용어는?
유머
Z3R05UM
·
조회수 833
·
24.09.03
사는 맛이 안납니다 4
취미
Pabiano
·
조회수 954
·
24.09.03
BTS 예능에 나온 준빈쿤 22
인방
복슝복슝
·
조회수 7964
·
24.09.03
침착ai가 그린 주펄 3
인방
말아먹는김밥
·
조회수 1114
·
24.09.03
A Bar Song (Tipsy) - Shaboozey
취미
KNpaper
·
조회수 596
·
24.09.03
새아빠만 다섯이면? 6
유머
메시
·
조회수 992
·
24.09.03
친구랑 이야기 하다가 지주제도 모른다고 하길래 2
유머
ChillChackMan
·
조회수 859
·
24.09.03
ㅆ노잼인데도 '부장님 너무 재밌으세요'라고 해주는 것은? 1
유머
두부왕
·
조회수 1061
·
24.09.03
자는 침바오 2
팬아트
침수사바
·
조회수 839
·
24.09.03
요시다 미나코 吉田美奈子 - 꿈에서 만난다면 夢で逢えたら
취미
취급주의민트초코절임
·
조회수 596
·
24.09.03
AI이말년이 그린 종수형 13
인방
썬더블러프차돌짬뽕진동토템
·
조회수 8816
·
24.09.03
주지스님을 세 글자로 줄이면? 1
유머
elegantcat
·
조회수 823
·
24.09.03
받) 철면수심 차돌짬뽕의 비밀 [장롱주의] 1
유머
인간자체가색소야
·
조회수 1279
·
24.09.03
오운완 206일차 2
취미
돌이마
·
조회수 639
·
2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