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테일러 스위프트의11번째 앨범이 공개됐어요.
처음에는 16곡 이후 15곡을 공개하며 더블앨범 총 31곡으로 돌아왔죠.
앨범명은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TTPD’예요.
듣고 바로 꽂힌 곡은 The Albatross.
비유가 많이 들어가 있어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어요.
알바트로스
보들레르
자주 뱃사람들은 장난삼아
거대한 알바트로스를 붙잡는다.
바다 위를 지치는 배를 시름없는
항해의 동행자인 양 뒤쫓는 해조를.
바닥 위에 내려놓자, 이 창공의 왕자들
어색하고 창피스런 몸짓으로
커다란 흰 날개를 놋대처럼
가소 가련하게도 질질 끄는구나.
이 날개 달린 항해자가 그 어색하고 나약함이여!
한때 그토록 멋지던 그가 얼마나 가소롭고 추악한가!
어떤 이는 담뱃대로 부리를 들볶고,
어떤 이는 절뚝절뚝, 날던 불구자 흉내 낸다!
시인도 폭풍 속을 드나들고 사수를 비웃는
이 구름 위의 왕자 같아라.
야유의 소용돌이 속에 지상에 유배되니
그 거인의 날개가 걷기조차 방해하네.
저의 추측으론 이 곡은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의 시와 관련된 것 같아요.
보들레르는 시를 짓는 재능이 뛰어나서 파라의 명문 루이 르 그랑을 다니다 퇴학 처분을 받으면서 파란이 일기 시작해요.
개인 교사의 지도를 받아 이후 대학에 등록했지만 자유로운 생활이 지속되면서 사라라는 여인을 만나고 빚에 시다리는 생활이 지속됐어요.
이후 형 알퐁스가 의붓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가족회의를 통해 보들레르는 인도의 캘커타를 향해 떠나는 항해를 떠나게 돼요.
시 ‘알바트로스’는 이 시기 항해 중에 일어났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배에 승선에 있던 사수에게 잡힌 알바트로스가 질질 끌려다니며 박해에 시달리는 일을 보게돼요. 보들레르는 이 충격적인 일화를 토대로 알바트로스에 “저주받은 시인”의 모습을 투영하죠.
보드레르는 항해를 도중에 포기하고 돌아온 직후 극장 단역배우 잔 뒤발과의 사랑을 시작해요. 유일한 오락, 즐거움, 친구였지만 보드레르를 노름판을 못 떠나는 노름꾼처럼 매어 놓았어요. 보드레르는 많은 돈을 바쳤고 결국 금치산 선고를 받게 돼요.
1857년 시 알바트로스가 포함된 악의 꽃은 보들레르에게 엄청난 불행과 시련을 안겨 줘요. 많은 혹평이 쏟아지고, 외설로 미풍양속을 헤친다는 이유로 시집이 압류당하기도 했어요. 지지와 신뢰를 보내는 사람도 있었지만 세상의 혹독한 평가는 보들레르를 ‘저주받은 시인’으로 만들고 말았어요.
하지만 1861년 초판에서 삭제된 여섯 편의 시와 서른 다섯편의 시를 보강해 악의 꽃 재판을 발간해요. 보드레르의 말로는 참담했어요. 두통, 구토, 신체 마비, 실어증에 시달리면서 1867년 눈을 감고 말아요.
보들레르는 첫 문단에서 알바트로스가 얼마나 귀중한지 여행 동반자라고 부르며 동지애를 느끼는 걸 보여줘요. 하지만 선원들은 게임처럼 알바르토르스를 사냥하죠. 날고 있을 때 알바트로스가 보여주는 커다란 흰 날개, 창공의 왕자가 하늘을 벗어나 잡혔을 때 모습 사이의 대조를 보여주죠. 알바트로스는 폭풍 속을 드나들며 사수를 비웃는 구름 위의 왕자로 표현되지만 하늘이 아니라 땅에 떨어졌을 땐 선원들이 조롱을 하죠. 하늘에서 살아갈 땐 알바트로스(예술에 재능을 가진 시인)만의 뛰어난 자질과 기술이 있지만 지상의 영역에 들어갔을 땐 조롱의 대상이 되죠.(”거인의 날개가 걷기조차 방해하네“). 선원들의 항해에서 알바트로스는 끊임없는 존재, 높이 날며 존경받았지만 선원들은 계속 공격을하며 바닥에 떨어트려 더 이상 알바트로스가 아니게 만들어요. 즉 선원들의 손에 의한 알바트로스의 잔인한 학대는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의 독특한 재능을 조롱하는 사회에서 시인이 겪는 곤경에 대한 은유로 표현돼요. 시를 읽으면서 테일러와 매우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킴 카다시안에 의해 힘들었던 Reputation을 떠올리게 하죠. 사람들은 테일러를 소중하게 여겼지만 이후 테일러를 뱀이라고 하며 조롱한 것처럼요
알바트로스는 보들레르의 가장 유명한 시 중 하나예요. 이 시는 악의 꽃 초판이 아닌 재판에 처음 등장한 시예요. 테일러 스위프트의 The Albatross도 첫번째로 공개한 앨범이 아니라 19번째곡으로 두번째로 공개하죠.
테일러는 이 곡에서 알바트로스를 자기 자신으로 비유하는데요. 자기가 가진 재능 때문에 핍박과 조롱을 받는 걸 표현한 것 같아요. 앨범명이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인 것도 저주받은 시인이라고 불리는 보들레르에게서 영감을 받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