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는 2013년이었습니다.
당시에도 구식이던 베가폰을 가지고 유학을 갔던 저는 당시 학교 주변이 시골이었던 터라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습니다.
그때 베가폰을 이용해서 옛날 게임들을 즐겼는데 그때 정말 재미있게 했던게 역전재판 시리즈와 ‘카마이타치의 밤’ 이었습니다.
역전재판은 이름이라도 들어봤는데 카마이타치의 밤은 정말 생소했던터라 그냥 무지성으로 시작했습니다.

보시는대로 소설 형식으로 진행되고 인물들은 실루엣만 나오는 게임 입니다.
결국 이런류 게임이 선택지를 고르게 되는게 이렇게 진행되는 루트들이 참 골 때립니다.

기본적으로는 눈 내는 산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서 살아남고 범인을 맞추는 추리게임인데요. 선택지에 따라 죽기도하고 범인을 맞추고 사건을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감각적인 적절한 사운드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실루엣 때문에 정말 스릴 넘치는 게임 입니다.
여기까지는 예상내의 범주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선택지에 따라 그냥 장르그 달라집니다.

초반 선택지에 따라 갑자기 첩보물이 되거나 허무한 만담으로 끝나거나 카마이타치의 밤을 플레이하는 주인공을 플레이하는 주인공… 같은 전개도 있고 심지어 게임 엔딩부에서 RPG 던전으로 가서 거기서 또 계속 선택하면서 플레이하는 것도 있습니다.

(카마이타치의 밤의 모든 경우의 수)
메인 시나리오는 그것대로 정말 스릴 넘치게 재밌는데 이런 병맛 전개도 많아서 계속 파고파다보니 게임사가 무서운 음모를 꾸민다며 개발자가 히든 루트로 폭로한다는 내용까지 있었습니다.
지금 기준에서는 정말 말도안되게 작은 용량으로 이렇게 방대한 컨텐츠를 담는 아이디어가 정말 재밌었습니다.
리메이크 같은게 나왔었다는거 같습니다만 원작 특유의 투박하지만 날것 그대로의 그 맛에는 못따라가는거 같습니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플레이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