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축구를 매일 전 경기 풀영상으로 두,세번씩 돌려보는 정도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축구 전술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전 국민이 국대 감독을 욕하고 있는거에 반골 기질도 올라오고, 지금은 벤버지가 된 벤투 감독을 초창기에 모두(심지어 2002 레전드라던 몇 분들도)가 안된다고 했던게 떠올라서 써 봅니다.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볼란치‘, 즉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로 꼽고 있습니다.
볼란치란 ?
공격 전개 시에 수비라인에서 공을 받아와 2선 길게는 1선으로 공을 뿌려주어서 공격을 전개하는, 마치 펌프 혹은 엔진의 역할을 해줍니다.
대표적으로 기성용 선수가 공격 전개시에 공을 뿌려주는 역할을 했죠
수비 시에는 최후방 수비수들을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수비수들 앞에서 중거리를 때리는걸 못 때리게 압박해주거나
수비수들 사이로 침투 패스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역할을 하는거죠
대표적으로 큰 정우영 선수가 22년 월드컵에 활약을 했죠
이처럼 볼란치는 공격할 때도 수비할 때도 매우 바쁘고 복잡한 포지션이라 할 수 있죠
그래서 이 역할을 두 명이 분담해서 하는 것을 ‘투 볼란치’
혼자서 하는 것이 ‘원 볼란치’ 입니다.
이는 전술과 선수 능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죠
하지만
최근에 본 한국 지도자가 인터뷰에서
“현대 축구에선 볼란치가 중요한데 볼란치가 어렵고 스카우트 되기 어려운 포지션이다보니 수비를 잘하는 학생은 수비수로 빠지고, 전개를 잘하는 친구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가버려서 볼란치 수급이 어렵다” (인터뷰를 본지 시간이 지나서 원문 기사를 못찾겠네요)
라는 말을 할 정도로 한국 축구에는 볼란치 롤의 선수가 부족합니다.
또한 큰 정우영 선수의 세대교체가 중요하다는 말이 벤투 감독님 말년에 나왔습니다.
다시 아시안 컵으로 돌아와서
이번에 아시안컵에 큰 정우영 선수가 합류해 있지 않죠
(17번 정우영 선수는 작은 정우영으로 불리는 선숩니다)
김영권 선수도 볼란치를 볼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수비진에서 김민재 선수의 수비 부담을 분담해줄 선수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주전 볼란치가 없는 상황에서 뽑힌 선수들도 열심히는 하지만 아무래도 공,수의 노련함이 필요하다보니 생각보다 부족한 점이 보이는 것이지요
그 부족한 점이 공격 전개시에 자꾸 U자로 돌리기만 하거나 전진을 못하고 있는 상황을 만들고, 수비시엔 중앙으로 상대 패스와 드리블이 들어오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지요
‘그니까 볼란치가 없으면 전술을 잘짜와야 하는거 아니냐!’
하실 수 있지만
엔진이 없는데 잘 조립한다고 차가 움직이진 않죠..
또 ‘사우디 전 후반에는 잘만 공격 하던데 왜 그렇게 또 못하냐!’
선수들이 각자 롤을 잘한 것도 있지만
상대가 내려앉아준 덕분에 김민재, 김영권 선수가 볼란치 롤을 해줄 수 있었던 것이죠
상대가 내려앉지 않았다면 역습을 신경써야 해서 더 어려웠을겁니다.
글 재주가 없다보니 길어졌습니다.
아무튼 볼란치의 세대교체가 필요했는데 하필 황금세대라 많이들 아쉬워 하시는거 같아요.
하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 메시도 월드컵 우승이 힘들었고,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호날두 선수도 월드컵 우승을 못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감독이 와도 선수들이 전술을 이해 못하면 탈락하고, 최강의 브라질 선수들을 데리고 있어도 선수들을 조화롭게 쓰지 못한다면 토너먼트 탈락 하는 것이지요
모든 감독이 부임 초부터 성적을 내지 못합니다. 일년에 몇번 안모이는 국대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클린스만 호의 가장 큰 숙제는 가장 어려운 볼란치 찾기라서
시간이 걸릴거라 생각합니다. 계약 끝날때까지 못 찾으면 그때가서 바람난 애인 욕하듯 욕해도 됩니다.
그럼 이 황금 세대가 언제 또 나올 줄 아냐고요? 또 나옵니다.
국대는 클럽팀이 아니라 유소년 시스템만 좋다면 꾸준히 훌륭한 선수들 나옵니다. 우리가 축구에 더 깊이 관심을 가진다면 시스템은 발전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횡설수설 했네요 감사합니다 땡큐.
세 줄 요약
- 공격전개, 수비시에 볼란치 역할 중요함
- 주전 볼란치 큰 정우영 선수 없고 세대교체 시도 중
- 볼란치 세대교체가 생각보다 미진해서 아시안컵에서 허덕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