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만명이 함께한 전설의 모스크바 공연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갑작스런 시장경제의 도입과 정치체제 변화.
냉전 시대가 끝나가자 각지에서 벌어지는 독립 움직임.
공산당 보수파들의 쿠데타.
1991년 소련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나기탕이었다.
"치명적인 위험이 소비에트 연방에 감돌고 있다. 연방은 통제 불능상태가 되었다."
국가비상위원회, 1991년 8월
이러한 소련의 기막힌 상황에, 시민들은
분노하고 답답해 하면서 동시에 지쳐있었다.
'도대체 나라꼴이 어떻게 되려는지'
이를 눈치챈 소련정부는 'Monster of Rock' 이라
불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락 공연을 열고자하였다.
시한폭탄 같은 소련 국민들의 분노를 무마시킬 의도로 말이다
헌데 오래된 소련의 고립 때문인지 축제조직위원회는
도대체 소련에서 인기있는 락 밴드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주최측에 이렇게 말한다.
'걍 졸라 인기있는 놈들로 데려와주세요'
그렇게 데려온 '걍 졸라 인기있는 놈들'은 다음과 같다
여기에 플러스 E.S.T,Black Crowes
(자국 밴드들도 참여하였다)
<걍 졸라 인기있는 수준이 아닌데...>
당시 소련에서는 약 10만명 정도의 시민들이
모여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당연하게도
빗나간 예상이었으며 약 160만명..이상의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소련 측에서는 대략 80만 정도 모였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160만명 정도가 모였다고 한다
상상을 뛰어넘는 숫자에 깜짝 놀란 소련은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민병대와 군인들을 파견했으며
그 수만 1만명 이상이었다고 한다.
160만명 정도의 시민들과 1만명 이상의 군대.
이 엄청난 혼돈 속에서 판테라가 쇼의 포문을 연다.
Pantera-Cowboys From Hell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관중들이 제정신이 아니다.
카메라에 대고 가운데 손가락은 기본이요 걍 미쳐날뛴다.
군인을 대거 투입한게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
열기가 과도해지면 손에 들고있는 진압봉으로
시민들을 후두려 패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아마 수백명보다 더 많을거라고 생각함)
Pantera - Domination
100만명이 훌쩍 넘는 엄청난 인파 속에서 쫄 만도 한데
역시 한 따까리 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판테라 성님들은 관중들한테 꿀리지 않는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판테라의 소련 도미네이션 라이브는
역대 최고의 판테라 라이브 중 하나로 손 꼽힌다.
보컬인 필립 안젤모의 목소리가 약간 씹히는
감이 있긴한데 그걸 상회하는 묵직함이 엄청나다.
3분 10초대 다임벡의 기타솔로는 캬 소리가 나올 정도로 완벽하다.
거대한 쇳덩어리로 뚝배기를 깨부술듯한 가공한 파워,
비교불가한 헤비함은 소련 국민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Pantera - Psycho Holiday
판테라의 정열적인 공연을 시작으로
자국 밴드인 E.S.T , Black Crowes 가 나오며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는다.
그리고 '걍 졸라 인기있는 놈들' 중 한 밴드.
메탈리카가 무대에 오르면서
공연은 절정으로 향해간다.
Metallica - Enter Sandman
젊은 햇필드 옹이 보여주는 환상의 퍼포먼스와
정줄 놓아버린 불곰국 시티즌들..
영상을 보다보면 모자를 벗고 공연을 즐기는
군인의 모습도 눈에 띄는데 뭐랄까..
참 로쎄아스럽다. 지금은 메탈리카를 떠난
베이스 제이슨 뉴스테드 행님의 모습이 눈에 띈다.
Metallica - Creeping Death Live Moscow
4분 24초
햇필드: "Repeat with me! DIE! DIE! DIE! DIE!!!"
관중들: "DA! DA! DA! DA!!!"
ㅋㅋㅋㅋㅋㅋㅋㅋㅋ
Metallica - Fade To Black
<저기서 공연한 밴드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실로 엄청난 관중 수다.
후에 메탈리카의 햇필드가 이때의 황홀한
경험에 대해 회고하며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공연을 멋지게 빛낸 메탈리카.
공연은 막바지에 이르렀고
아쉽게도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
이 대단한 공연의 피날레는
백전노장 AC/DC가 하였다
AC/DC - Back in Black
ac dc 팬들에게는 미안하다.
다른 영상은 질이 너무 좋지 못해
그나마 나은 백 인 블랙 하나만 가져왔다.
ac/dc의 보컬 브라이언 존슨 옹의
목 상태도 그닥 좋아 보이진 않는다.
그래도 마무리 자체는 훌륭하게 지어주었다
소련 시민들의 스트레스는 저 멀리 날아가도록 말이다
이 공연의 지나친 열기로 인해
50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수백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엄청난 인원수를 감안하면 아마 수가 더 많으리라.
또한 공연이 끝나고 약 4개월 후 소련은 완전하게 붕괴하였다.
혹자는 이 공연을 냉전 시대의 종식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공연이라 평하기도 한다.
갖다 붙인 느낌이 강하긴 하나 이후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면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미디어의 제약이 심한 공산주의 국가에서
이념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약 160만명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음악으로 하나되어 흔들어 제끼며 즐겼던 공연,
Monster of rock moscow 1991.
끓어 넘치는 시민들의 광기를 군인들이
폭력을 사용하며 진압했지만 거대한 군중을
완벽히 통제할 수는 없었다.
당시 여기에 있던 관객들의 해방감은 실로 짐작하기 힘들다.
과연 이런 엄청난 공연이 또 다시 나타날 수 있을까?
많은 유혈 사태가 벌어진 점은 유감이긴 하지만
이 공연은 락의 역사를 넘어 공연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