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맴대로 뽑은, 최고의 OST를 가진 애니메이션들
많은 명작들을 만든, 명실상부한 애니메이션 강국 일본.
수십년을 자랑하는 그들의 애니메이션 역사 한켠에는
훌륭한 OST들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OST는
작품를 평가하는데에 있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요소는 아니다. 그러나 애니의 전체적인
인상을 형성하는 것에는 엄청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디지몬 어드벤처의 오프닝 Butter fly나
슬램덩크의 오프닝 박상민님의 Crazy for you를
듣기만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OST란 매개체를 통해, 만화가 가진
느낌과 인상을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고
'아 진짜 명작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것이다.
한편, OST를 듣고 좋은 인상을 받아
뭔 내용인지 몰라도 노래가 좋으니 한번 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다. 뭐 OST 원툴이라는 평가를
받는 애니도 있겠지만 명작소리를 듣는
대부분의 애니는 OST 또한 감칠맛나기에 흥미가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애니OST는 어떤것들이 있을까?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5개만 뽑아보앗다.
(단위는 작품 단위로, 스토리나 연출 같은 종합적인 부분은
후순위로 두고 순수 노래만 두고 선정해보았습니다.
선정 기준은 온리 내 맴이며 지브리는 밸붕 같아서 뺏습니다.)
1. 울프스 레인
Wolf's Rain – Opening Theme
Wolf's Rain - Gravity
Wolf's Rain - Heaven's Not Enough
카우보이 비밥 제작진과 칸노 요코가 다시 한번 뭉쳐서
만든 커여운 늑댕댕이가 나오는 애니메이션.
물론 애니 자체는 그리 커엽지 않다. 암울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무겁고 눅눅한 냄새를 풍긴다. '늑대의 비' 라는 제목과 어울리는
그런 분위기다. 카우보이 비밥+칸노 요코라는 조합에는
당연히 기대감을 품을 수 밖에 없었고 노래는 이를 100% 충족시켜주었다.
어두운 애니메이션 분위기를 반영한것처럼 아련한 심상을 자아내는
여러 사운드 트랙들은, 우리가 카우보이 비밥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 감상과 여러모로 닮아있다. 칸노 요코 답게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수록되어 있으며 완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카우보이 비밥 제작진과
칸노 요코는 자신들의 작품을 주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이 무슨 음악과 스토리를 좋아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
노래에 대한 아쉬움은 없지만, 작품 자체에 대한 아쉬움은 약간 있다.
스토리텔링의 불친절함과 결말은 그리 큰 점수를 주기 어렵다.
그래도 노래하난 이름값을 충분히 했기에 망설임 없이 선정하였다.
2. 프리크리
FLCL - Ride on Shooting Star
The Pillows - Sad Sad Kiddie
The Pillows - hybrid rainbow
에반게리온을 만든 가이낙스와 프로덕션 IG이 협력해서 만든 애니메이션.
한 소년이 여자 한번 잘못 만나서 인생 대차게 꼬이는다는 것이
메인 줄거리이다. 가이낙스는 왜캐 얼라들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
가이낙스다운 불친절함과 난잡함이 특징인데 노래는 이를 잘 반영한듯 싶다.
노래가 난잡하기보단 그 종잡을 수 없는 불규칙함이 ost의 메인 장르인
얼터너티브 락과 맞닿아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지가 생각나는 사운드의 질감과 매력적인 펑키함은
감상에 감칠맛을 더해준다. 더 필로우즈라는 밴드가
OST를 담당했다고 하며 꽤나 유명한 밴드라고 한다.
참으로 가이낙스스러운 애니메이션과 이에 어울리는 노래들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3. 죠죠의 기묘한 모험
죠죠의 기묘한 모험 - 2부 오프닝
Giorno's Theme - il vento d'oro
Josuke's Theme - Diamond is Unbreakable
국내에서도 많은 매니아 층을 보유하고 있는 괴랄한 만화 죠죠.
이 만화는 절대로 노래가 구리면 안된다. 왜냐하면 캐릭터 이름부터
수많은 락 밴드들의 이름을 따왔기 때문이다.
1부에서 디오가 나오는 걸 보고 우연의 일치겠거니 했지만
다이어/스트레이츠, 제플린, 킹 크림슨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레퍼런스들이 등장하는걸 보고 분명히 의도한 것이라 느꼈다.
오직 락 밴드만 따온것도 아니고 구시대 스타들의 이름을
졸라 싹싹 긁어모았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OST가 구리다면
용서하기 힘들었겠지만 정말 다행히도 노래가 굉장히 좋았다.
참으로 똥꼬발랄한, 남성향이 짙은 죠죠에 완벽히 들어맞는 노래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죠죠의 ost에는
한 가지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뽕맛이다.
노래의 뽕맛이 아주 죽여준다. 죠죠라는 작품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4. 시티헌터
City Hunter - Love, Don't Leave Me!
City Hunter - Get Wild
City Hunter - Footsteps
마크로스를 고를까 시티헌터를 고를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시티헌터를 골랐다. 마크로스도 물론 좋은 노래들이 많지만
시티헌터의 노래야말로 에비수에 낀 거품 마냥 맛 좋고 물 좋은
그 시절 시티팝 분위기를 잘 표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티팝하면 변덕쟁이 오렌지 로드를 최고로 뽑는 사람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시티헌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드보일드 코미디라는
골 때리는 만화의 장르와 잘 어울리기도 하고 말이다.
나 대놓고 시티팝이요 하는 오프닝이나, 홍콩 영화스러운 엔딩이나
그 때 그 시절 디스코 트랙들은 청자로 하여금 과거로 향하는
일종의 초청장을 보내는 것과 다름없다.
만화/애니메이션 자체는 킬링 타임으로 괜찮은 편.
주인공의 똘짓으로 매번 고통받는 여주인공이
망치를 휘두르는게 기억에 남는다.
5. 카우보이 비밥
Cowboy Bebop - Tank!
Cowboy Bebop - The Real Folk Blues
Cowboy Bebop - Alone
결국 기승전 카우보이 비밥이다. 근데 어쩔 수 없다.
개인적으로 이보다 더 뛰어난 애니메이션 OST가
그것도 한 뭉텅이로 나올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나에게 있어서는 카우보이 비밥의 노래들은
지금껏 경험한 애니메이션 OST 중에서 최고의 마스터피스이다.
에피소드들을 관통하는 노래의 적재적소 배치도 훌륭하지만
그냥 노래만 봐도 사나이 가슴을 뜨겁게 울리는 낭만이 흘러 넘친다.
이만큼 칭찬해줬으면 욕도 해줘야 밸런스가 맞는 법.
'칸노 요코 이거 완전 도라이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카우보이 비밥의 몇몇 트랙들은 심각한 표절 논란을 가지고 있다.
노래를 들으며 가꿔나갔던 내 감상을 일부분 도려낼 정도로
심각하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쉴드를 못 치겠다.
천재 코스프레 엄청 하더니...실망이 참 크다.
그나마 내가 좋아하던 트랙들은 그런 논란이 없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여담으로 카우보이 비밥 한국판 ost엔
부활의 박완규님의 노래가 들어있고 위에 있는 'alone' 말고도
그 유명한 천년의 사랑도 카우보이 비밥 ost이다.
번외
해외에는 이러한 쉽덕요소들을 가지고 새롭게 믹싱하거나
재구성해 커버하는 아티스트들이 있다. 그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건
마크로스 82-99랑 플라티나 재즈이다. 먼저 마크로스 82-99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시절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가지고 믹싱을 하는데
작업물들이 썩 괜찮다. 플라티나 재즈는 꽤 유명한 쉽덕 DJ인
라스무스 페이버가 관계자로 있는 재즈 그룹이다.
재즈 그룹인만큼 유명한 애니메이션의 수록곡들을 재즈식으로 커버하며,
규모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퀄리티가 나쁘지 않다.
역시 덕 중 최고는 양덕이다.
이 정도로 정리를 해보았는데 5개를 뽑자니
고민이 참 많이 되었다. 오리가의 공각기동대도 참 좋고
마이클 올드필드 성님의 튜블러 벨이 들어가있는 데스노트도,
누자베스의 사무라이 참프루도, 보아의 익스페리먼츠 레인도,
유로비트의 이니셜 D도, 인디 감성 충만한 충사도 그리고 기타 등등도...
정말 손꼽을만한 ost를 가진 애니메이션이 꽤 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명단을 쭉 나열해 보니 대충 정한 감이 있다.
근데 뭐...노래만 좋음 그만이지 않은가? 하하?
와장창! 그럼 여기서 끝!
다들 즐거운 음악 감상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