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 음반 #184 한국재즈수비대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 (2021)
“한국재즈수비대. 또다른 이름의 어벤져스.”
"재즈라는 장르가 국내의 음악 시장 전반에서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각계의 꾸준한 노력으로 이전보다 대중화된 것은 사실이나 언제나처럼 유행의 선두에 자리했던 역사는 없었고 지역마다의 소극장, 재즈 클럽 등지에서 재즈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젊은 날, 분위기 한 번 내보려 우연히 들렀던 재즈 클럽에서 베이스나 드럼 소리에 괜히 가슴이 뛰었다. 쿵쿵 치는 킥 소리는 마치 내 심장을 치는 듯 했고 보컬리스트의 현란한 스캣은 정신을 빼놓는 주술 행위 같았다. 그렇게 나는 재즈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까지도 세상은 나에게 말한다. ‘재즈는 어렵다. 또 졸리다.’, ‘음악은 돈이 안되는데 해도 굳이 재즈를 하냐’는 식이겠다. 그럼에도 칵테일 한 잔과 좋아하는 음악을 위해 꾸준히 지하로 내려와 나를 찾아주는 소수의 단골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버틴다. 지난 몇 년 간 많은 것을 변화시킨 전염병의 존재는 당초 몇 없던 나의 무대를 앗아갔다. 그도 그럴 것이 찾아주는 이 없고, 세상이 거리를 두고 다니니 음악에 대한 사랑 하나로 업장을 버틴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전염병의 등장 이전부터 차곡히 준비되어 온 앨범이지만 지금에 와 음악을 들어보면 새삼 많은 것을 떠올리게 만든다. 재즈 클럽에서의 한 장면으로 음악의 길로 들어선 누군가, 재즈 클럽에서의 공연으로 간간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누군가, 재즈 클럽의 명맥이 소수라지만 이렇듯 건재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아는 누군가. 각자의 수식을 갖고 만난 41명의 재즈 연주자들이 국내 재즈 클럽에 대한 애정을 담아냈다.
구성도 참 재미지다. ‘올 댓 재즈’, ‘클럽 팜’, ‘클럽 몽크’, ‘클럽 에반스’, ‘원스 인 어 블루문’, ‘천년동안도’, ‘야누스’. 실제 존재하고 존재했던 재즈 클럽의 이름이다. 자, 이제 수록된 곡들의 제목의 의미를 알 것이다. 이들은 상기한 7개의 클럽을 7개의 곡으로 담는다. 타이틀 곡인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만은 모두를 위한 타이틀 곡으로 한 가운데 위치한다. 앨범 커버의 푸른 한강이 흐르는 서울 지도 속 빨간 점으로 그려진 구역은 이제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지 당신은 알 것이고, 음악을 들어본 당신은 이들의 열정과 재즈를 향한 애정에, 또 메시지를 훌륭히 전달시킨 실력에 강렬한 인상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당신은 없어져 가거나, 줄어만 가는 무언가를 향해 목소리를 내어 본 적이 있는가. 당신이 나고 자란 무언가를 향한 애정을 소리쳐 본 적이 있는가. 취미가 일이 될 만큼 무언가를 열렬히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아니, 그만큼이 아니어도 좋아하는 게 있긴 하는가. 필자를 포함한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중요하게 던져지는 질문이다. 최소한 이들에게는 재즈가 그러했다.
그렇기에 이들은 스스로를 ‘한국재즈수비대’라 일컬을 수 있었고, 우린 이들의 멋진 수비로 커다란 공격을 받은 듯 재즈에 빠지게 된다.
만약 본 작이 당신의 마음에 들었다면 한 번쯤은 재즈 클럽에 가 시간의 흐름을 경험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의 추천 음반으로 선정한다.
Track List
1. All That Blues (Feat. 박재준)
2. 서교동 야자수 (Feat. 고아라)
3. Monk's Dream (Feat. 이주미)
4. 우리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 (Feat. 김민희, 허성)
5. 에반스 잼데이에서 만난 우리가 만든 노래
6. Goodbye My Blue Moon (Feat. 노동림)
7. 천년의 섬 (Feat. 양지)
8. 야누스, 그곳은 처음의 나무 (Feat. 말로)
- 추천 음반은 모두 1번 트랙부터 쭉 음미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 주로 소장 중인 음반을 추천 드립니다. (20230424 수정)
- 멜론, Chanceshin404
- 본 글은 PC 버전에서 보기에 적절하도록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