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했어..진짜 안했어..
반갑습니다 침투부 가족 여러분..
벌써 날씨가 여름을 향해 가고있는데요?
그에 발맞춰 다소 오싹한 저의 실수를 풀어보려 합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고 방학이 끝난지 얼마되지않은 날이었답니다.
방학을 신나게 누려버린저는 시차적응 때문에 꽤나 고생중이었걸랑요?
그날도 역시 새벽까지 침투부를 보며 ‘아 이거보고 진짜 자야지’를 반복하다 아침햇살을 맞이했습니다
부랴부랴 준비하고 등교를 해서 마치 독감걸린 침착맨처럼 정신이 반쯤 나간상태로 꾸벅꾸벅 졸며 학교수업을 들었습니다.
겨우겨우 하루 일과를 끝마치고 집에 도착한 저는 한치의 고민도 없이 교복을 입은채로 침대에 누웠습니다
씻고 자야한다고 계속 생각했지만 이미 다크서클이 목젖까지 내려와있던 저는 걸터누워서 10분만 자고 씻자고 생각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결과는 다들 예상이 되시죠?
교복이 불편한 저는 바지 버클만 풀어해친상태로 심지어 문도 안닫고 신생아도 한수접을 미친 꿀잠을 누려버린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제 사건이 시작됩니다. 제가 잠결에 그런건지 아니면 뒤척이다 그런건지 일어나보니 바지가 다 벗겨진채 저의 발목에 걸려있지 뭡니까?

저는 정확히 이와같은 자세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방금 말했듯이 저는 문을 연채로 꽤 오래 잠을 잤걸랑요? 거실은 분주하고 시끌시끌했습니다.
잠결에 멍을 때리다 상황파악이 끝난저는 혹시나 혹시나 오해를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문을 호다닥 닫고
옷까지 갈아입은채로 뽀송뽀송한 상태로 셰-팅을 끝마쳤습니다
하지만 이제와서의 수습은 의미가 없던걸까요?
저희집은 평소 프라이버시는 커녕 노크라도 한다면 오늘 기분좋은일이 있나? 하는 마초집안 이걸랑요?
그런데 잠시후..
똑똑똑. (1차무시)(겁에 질림)
똑똑똑~. ㅇㅇ아~ 밥은 먹었니~? (2차무시)
똑똑똑~~. 준비되면 나와~~💕
이내 상당히 겁에 질린채로 거실에 나갔더니

밥은 먹고 자냐고~ ㅎㅎ 많이 피곤하지? ㅎㅎ
(다 알고있고 다 이해한다는 인자한 말투를 하며)
그것참 이상하죠? 분명 노크마저 감사한일이였는데
이 상냥함은 대체 무얼까요?
그것은 그저 학업에 지친 저를 위한 위로의 말투일까요?
아님 뭔가 어떤 그런 어떤 오해가 생긴 걸까요?
하지만 제가 할수있는건 받아드리는것 말곤 없었더랬죠.. 거기서 아니라고 발뺌하며 우왕좌왕 설명했다간 더 꼴이 안좋아질게 분명했더랬죠..
그렇게 해명할 기회조차 없이 사건이 종결됩니다.
그때의 일.. 아마 가족들에겐 아직 제가 문열고 당당히 흐뭇한짓을 하는 정신나간놈으로 기억되겠죠..
계속 가슴앓이 하던 사건을 익명의 힘에 숨어 풀어봅니다. 다들 더위 조심하시고 흐뭇한 짓을 할때엔 꼭 문을 잠그십시오..
저 진짜 진짜 안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