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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다!

예의없는 왕혼
1일전
·
조회 80

안녕하세요 침착맨님.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저는 학창시절 부모님 속 한 번 썩이지 않는 착한 학생이었더랬죠.

그런 저의 유일한 취미는 게임이었고, 그때 당시 집 컴퓨터가 고조선 컴이었기 때문에 PC방에 자주 가곤 했었습니다.

제대로 된 용돈 한 번 받지 못했던 저는 PC방 비용 마련을 위해 저금통을 털곤 했지만, 그것도 금방 바닥 나더군요.

그렇게 돈이 없어서 PC방을 한 일주일 못 가니 금겜증상이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동전을 찾기 위해 하루종일 장롱 밑바닥 관찰하기, 놀이터 모래 파기

등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더는 안 되겠다 싶었던 저는 아버지 지갑에 손을 댈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그때가 2007년 경이었고 PC방 1시간에 천원이던 시절(구린 곳은 500원) 마침 방학이기도 해서 한 4~5만원 정도면 일주일은 떡을 칠 수 있겠단 계산이 서더군요. 

하지만 당시 외근이 잦으셨던 아버지는 집에 들어오시는 날이 많지 않으셨고,

그때부터 저는 생애 처음으로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거사를 치르는 날이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

퇴근하고 어두운 방에서 코를 골며 주무시는 아버지를 발견하곤 저는 몰래 다가가 지갑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1만원 권이 가득할 것이라는 제 예상과는 달리 아버지 지갑에는 천원짜리 수십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어린 저는 크나큰 갈등을 하게 됩니다. 

한 4~5장 가져가면 전혀 티는 나지 않겠지만, 기껏해야 한날 밤의 유흥으로 모두 탕진할 것이고,

그렇다고 당초 계획을 이행하려면 지갑에서 지폐 수십장을 꺼내야 되고, 그러면 누가봐도 티가 날 것이기 때문이었죠.

갈등을 하던 저는 결국 모험을 강행하게 됩니다 ….

다만 그렇다고 당초 계획을 이행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컸기에 한 3만원 선에서 타협하기로 하였죠.

그렇게 천원짜리 약 30장을 꺼낸 뒤, 저는 치밀하게 학교 숙제로 만들었던 조그마한 모형 집 안에 지폐를 감추고는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다음 날 늦잠을 자던 저는 부모님이 크게 다투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게 됩니다. 

눈을 감은 채 자는 척을 하며 상황을 살피던 저에게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빠 : 그럼 그 돈을 누가 가져가?

엄마 : 아니 나 진짜 아니라니까!!!

아빠 : 오늘 급하게 쓸 데가 있어서 50만원 꺼내 놨는데 30만원이나 없어졌다고

 

그제서야 저는 상황 파악이 되었습니다 …

그렇습니다. 천원짜리 수십장이라고 생각했던 그 지폐들은 사실 모두 만원짜리었던 것이었습니다 !!!

방이 매우 어둡기도 했고, 어린 마음에 만원짜리가 그렇게 많이 들어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저의 실수였습니다.

 

엄마는 급기야 저에게까지 아빠 돈 못 봤냐고 물어보셨지만 저는 태연하게 모른다고 답하였습니다.

평소 매우 착하게 생활했던 저였기도 했고, 설마 저 어린애가 그렇게 큰 돈을 한 번에 가져갔을까 하는 마음도 있으셨는지

더이상의 의심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던가요. 

저는 PC방에 친구들까지 초대하고, 문상을 마음껏 구매하여 현질도 실컷하면서 방학동안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고, 그게 아직까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우승하여 네이버 포인트 5만원을 타게 된다면. 지금이라도 아버지께 보상해드리고 싶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태그 :
#앗
#나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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