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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도토스가 이야기하는 이집트의 문화

라그나로크
23.10.31
·
조회 442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이자 서양 역사학의 아버지인 헤로도토스(Herodotus)는 본인의 저서 역사(Historiai)에서 그리스의 주변 민족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남겼습니다. 이중에는 당연히 이집트도 있었는데요.

 

헤로도토스는 “쿠푸왕의 피라미드를 노예가 지었다”거나 “이집트인들은 햇볕을 많이 받아 머리가 단단하다” 같은 허구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미라의 제조방법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남기기도 해서 오늘날 당대의 미라 제조법 복원에 인용되는등 어떻다고 단언할수 있는 그런 인물이 아닙니다. 오늘은 헤로도토스가 역사에 남긴 이집트인의 문화와 풍속에 대한 글들을 간추려 인용해봤습니다. 애굽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흥미를 돋구는 그런 글이 되면 좋겠네요!

 

최신 번역은 아니고 2008년 동서문화사판을 인용했습니다.

 

이집트에는 놀랄만한 사물이 넘쳐나고,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건축물이 다른 그 어떤 나라보다도 많다. 이 나라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말할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집트의 독특한 풍토와 다른 하천들과는 그 성격이 다른 그들의 강(나일강)에 상응하기라도 하듯이, 이집트인은 거의 모든 점에서 다른 민족과는 정반대의 풍속과 습관을 갖고있다. 예를 들면 이집트인은 여자가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하고 남자는 집에서 베를 짠다. 베를 짜는 것도 다른 나라에서는 씨실을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는데, 이집트인은 위에서 아래로 민다.

 

짐을 나를때 남자는 머리에 이고 여자는 어깨에 멘다. 오줌을 눌 때 여자는 서서 누고 남자는 쪼그리고 앉아서 눈다. 일반적으로 배변은 실내에서 하지만, 식사는 집 밖의 길바닥에서 한다. 꼭 해야 하는 일이라도 부끄러운 일은 남몰래 할 필요가 있으나, 부끄럽지 않은 일은 공공연하게 하면 된다고 하는 것이 그들의 대답이다.

 

여자는 결코 성직에 앉지 않는다. 신이 남신이건 여신이건 상관없다. 어느 경우나 사제의 일을 맡는 것은 남자이다. 부모의 부양에 대해서는 아들은 부양의 의무가 없지만, 딸은 그럴 의지가 없어도 절대적으로 이 의무를 져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사제들이 머리를 길게 기르지만 이집트의 사제들은 머리를 짧게 깎는다. 또 다른 나라에서는 죽은 사람의 친족은 애도를 위해 머리를 깎고 상복을 입지만, 이집트인은 사람이 죽으면 그때까지 짧게 자르고 있던 머리카락과 수염을 자라는 대로 내버려 둔다. 그리고 다른 민족은 가축과 따로 생활하지만, 이집트인은 가축과 같이 산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보리와 밀을 주식으로 하지만, 이집트에서는 이것을 주식으로 하는 걸 대단한 수치로 여긴다. 그들은 ‘오리라’라고도 하고 ‘제이아’라고도 불리는 곡식을 주식으로 삼는다. 이집트인은 곡식 가루를 발로 반죽하고 진흙은 손으로 갠다. 또 인분 비료를 모으는 데도 손을 사용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성기를 태어난 그대로 두지만, 이집트인은 할례를 한다. 남자는 누구나 옷을 두 장 겹쳐 입지만, 여자는 한 장만 입는다. 또 타국인은 배의 돛을 조작하기 위한 밧줄과 밧줄을 꿰는 고리를 선체 바깥쪽에 달지만, 이집트인은 안쪽에 단다.

 

그리스인은 글자를 쓰거나 계산을 할 때 손을 좌에서 우로 옮기지만, 이집트인은 우에서 좌로 옮긴다. 그러면서도 이집트인은 자기들은 오른쪽으로 쓰고, 그리스인은 왼쪽으로 쓴다고 말한다. 이집트인은 두 가지 문자를 사용하는데, 하나는 신성문자이고 다른 하나는 민중문자이다.

 

 

이집트에서는 돼지를 부정한 짐승으로 여긴다. 이집트인은 지나가다가 돼지에게 닿는 일이 있으면 옷을 입은채 강으로 뛰어들어 몸을 씻는다. 또 이집트에서는 돼지 기르는 사람은 비록 신실한 자라 할지라도 이집트의 어떤 신전에도 들어갈 수 없으며 누구 하나 딸을 주려고도 하지 않고, 며느리로 삼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돼지를 기르는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결혼한다.

 

이집트에서는 일반적으로 돼지를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일을 금하고 있다. 다만 셀레네와 디오니소스(*1)에게만은 같은 때, 즉 같은 보름날에 돼지를 제물로 바치고 그 고기를 먹는다. 다른 제례에서는 돼지를 금기시하는데 왜 이 제례 때만은 돼지를 제물로 바치는가에 대해서는 이집트인 사이에 전승이 있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지만 여기에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1 헤로도토스는 역사에서 이집트 신들의 이름을 그리스 신들의 이름으로 썼는데요. 여기서 언급되는 셀레네와 디오니소스는 각각 이시스와 오시리스를 말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걸 인테르프레타티오 그라이카(Interpretatio Graeca)라고 부르는데요. 고대 그리스에서는 외국의 풍습, 특히나 종교를 자신들의 신에 빗대어 설명하는 문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집트인은 그리스의 풍습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데, 일반적으로 말해서 타국의 풍습에 대해서는 모두 그렇다. 대부분의 이집트인은 이 원칙을 지키는데, 테베주의 네아폴리스 근처에 있는 켄미스라고 하는 큰 도시만은 예외이다. 이 도시에는 다나에의 아들 페르세우스를 모신 사각형의 신전이 있다.

 

 

이집트인의 말에 따르면 명계를 지배하는 것은 데메테르와 디오니소스 라고 한다. 또한 그들은 인간의 영혼은 불멸이며, 육체가 죽으면 차례로 태어나는 다른 동물의 채내로 들어가서 머문다는 설을 처음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영혼이 육지에 사는 것, 바다에 사는 것, 그리고 하늘을 나는 것, 이런 식으로 모든 동물의 몸을 한 바퀴 돌고나면 다시 태어나는 인간의 채내로 들어와 영혼의 일순이 끝난다고 한다. 그리스인 중에는 이 설을 마치 자기가 생각한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2)이 몇 명 있다.

 

[*2 아마도 오르페우스 밀교를 비롯해 플라톤, 피타고라스등 윤회, 환생을 주장하던 그리스의 철학자들을 이야기한 걸로 보입니다.]

댓글
리리카
23.11.01
흥미롭네요
시호쨘
23.11.01
어크 오리진에서 주인공이 처음에 머리랑 수염을 기르고 있던 이유가 있었군요
디지디지디지
23.11.02
와 생활상을 엄청 세세하게 기록해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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