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신화와 관련하여 궁금한 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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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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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99
이집트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 계신 게시판이니, 혹시나 답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질문드립니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수많은 반신들이 나옵니다.
그보다는 못 하더라도 최근에 생긴 북유럽 신화가 아닌 한, 세계 여러 신화에서 반신들이 등장하죠.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아니 대충 그 지역 신화만 봐도 반신들이 등장하죠.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도 반신이라던가, 그게 아니더라도 짐승과의 아이만큼 다양한 반신의 격을 가진 존재가 나오죠.
그런데 이집트에서는 신화에서는 딱히 반신이 등장하지 않네요?
물론 예로부터 중앙집권이 강했기에 그랬다는 것은 알고, 그 역할을 파라오(일종의 현인신이지만)가 대체했다는 것을 압니다.
힉소스인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외부의 침략에도 그다지 휘말리지도 않았으니 그다지 전쟁도 많이 없었을 테니 여러모로 반신이 활약할 기회가 없었겠죠.
하지만 파라오의 기원이라던가,
혹은 그와 관련된 같은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요.
그나마 람세스 2세가 신으로 화해 히타이트 군세를 물리쳤다는 전설(사실 역사 위조지만)이 이것말고는 전혀 전설 같은 것을 찾아볼 수가 없어요.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람세스 2세를 제외하더라도 뭔가 초월적인 영웅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면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건 이집트 신화는 아니지만, 모세가 람세스 2세와 관련되어 있다는 추측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댓글
예뭐요
23.07.15
반신은 잘 모르지만 모세와 람세스2세의 연관성은 있을 확률이 매우매우매우 희박하다 정도로 알고있습니다
교차검증이 아얘 없어서요 아직은 ㅎㅎ
즉시굿타임
23.07.15
파라오의 기원이라... 파라오의 어원은 '큰(â) 집(pr)' 이라는 것이 주된 주장임은 잘 알고 계실겁니다.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고유명사화 된 것이죠.
이집트 역사 속에서 파라오의 시스템적 위치를 보았을 때 '나는 신의 대리인이며 절대 권력을 쥐고있다!' 라는 느낌보다는 '의무를 부여 받은 대사제' 와 같은 느낌에 가깝죠. "화신"이라는 위치만으로도 그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얕은 생각이기도 합니다만, 파라오가 내부적 권력 다툼에 의해 바뀌게 될 경우에 '신의 혈통이 어쩌구' 하는 것 보다는 '쟤는 신의 화신이 아니었다' 라고 하는게 편하지 않았을까요. 혹은 '질서'를 유지해야 하는데 '반인반신'이라는, 비교적 불확실성 높은 개념을 사용할 이유가 없었을 수도 있고요.
즉시굿타임
23.07.15
+) '모세가 람세스 2세와 관련되어 있다'는 주장은 제가 알기로는 성서에 나와있는 기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성서의 지명이 쓰인 시기를 통해 그렇게 유추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학계에서는 아멘호테프 2세 시기 설, 람세스 3세 시기 설, 메르넵타 시기 설, 심지어는 "원래 그렇게 부족들이 탈출하는건 흔한 일이었으니 굳이 확정할 이유가 없다"는 설 등 의견이 굉장히 다양한 편에 속합니다.
+) 추후 신격화 된 존재도 반신이라고 한다면 임호텝이 가장 유명하겠네요.
나르카르나
23.07.15
임호텝 하고 람세스 2세 말고는 후일 신으로 추앙받은 사람은 없는 건가요?
@즉시굿타임
즉시굿타임
23.07.16
파라오는 원래 죽으면 신으로 신격화되다보니... 일단 사람들이 이름 들으면 알고 있을 한도 내에서는 그정도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민담이나 전설에는 더 있을 수도 있겠죠?
@나르카르나
라그나로크
23.07.15
영웅이라 볼수있을지는 애매하지만 이집트의 민담이자 신화중에 '두 형제 이야기'라는게 있는데 여기서 바타는 소와 대화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고 나무나 황소로 변하거나 자신의 심장을 빼내 나무 옹이구멍 안에 보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람세스 2세의 아들중 세트나란 인물은 이집트 전설에서 위대한 마법사로 손꼽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라그나로크
23.07.15
+ 모세와 람세스 2세를 연관짓는 이유는 성서고고학적으로 이 둘이 같은 시기의 인물이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금석문등으로 '이스라엘'이란 세력이 처음으로 언급된게 람세스 2세의 아들이자 그 다음 파라오인 '메르넵타' 시대(기원전 1207년)인데 여기서 언급되었다는건 성경속 내용을 사실로 가정했을때 메르넵타 이전 시대에 출애굽이 발생했다는 말이죠. 그래서 람세스 2세 혹은 아멘호테프 2세 시기에 출애굽기의 사건이 벌어졌다 여겨지죠. 하지만 성서고고학자중에는 그정도 민족 대이동과 재앙들이 벌어졌다면 이집트측 기록에도 해당 사건이 언급되어야 한다며 출애굽기는 신화일 뿐이라며 비판적인 시선으로 접근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 역시 출애굽기는 실제 벌어졌을 사건일 가능성은 낮거나 아예 없었다 보는 시각이지만 당시 시나이 반도의 셈족들이 가나안 지방으로 북상한 고고학적 증거들은 확인되어서 이 일련의 사건들이 모세오경의 집필 과정에서 뒤섞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일단 이스라엘 12지파부터 이들이 정말 같은 뿌리를 공유한 민족이었다기보단 일종의 이데올로기로서 묶인 공동체였다는 설도 있고요.
쭈보카도
23.07.16
일단 가장 큰 원인은 종교관의 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고대 이집트 종교 세계관은 정말 잘 짜여져 있어요. 어떻게 보면 좀 보수적이고 유연하지 않습니다.
이집트의 신은 그렇게 사람과 가깝지 않아요. 애초에 두아트에 가기 위해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이 인간 세상인지라. 그래서 파라오나 신관 같은 신의 대변자들의 힘이 더 막강한 것도 있고요. 반신격의 존재가 없지는 않은데 그게 말씀하신 영웅 서사시의 반신들과는 결이 많이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신은 자연과 세상의 섭리를 형상화한 것에 가깝고 대변자를 통해 인간에게 뜻을 전하기 때문에 문학이 발전할수록 굉장히 인간적인 속성을 갖게 되는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랑은 느낌이 달라요.
쭈보카도
23.07.16
또 서사시의 형식적인 차이가 있는데 뭐 대부분 그리스 신화식 영웅들은 서사시에서 등장하죠.
이런 영웅 서사시에서 주인공에게 당위성을 부여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좋은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신의 혈통입니다.
때로는 그 어떤 미사여구와 구구절한 설명보다 '제우스의 아들'이라는 수식어가 더 많은 개연성을 부여할 수 있으니까요. 이집트 종교관에서는 이런 구조가 불가능해요. 그래서 그리스 서사시의 영웅은 나올 수 없습니다. 이집트의 영웅 서사시가 없지는 않은데 신화적 영웅 일대기 보다는 과장된 역사 이야기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게 많더군요. 모세 이야기는 뭐 아직은 이렇다할 근거는 없어서 생기기 전까지는 아니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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