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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데이터 주의><아무도 들려주지 않은 궤묘한 이야기 - 카노푸스 下편>

배추살땐무도사
23.03.15
·
조회 397

상남자/상여자 특) 上편 먼저 보고 옴 

 

 

 

 

 

 

 

 

 

 

 

 

 

 

 

 

...침착맨 님

혹시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영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였는지 기억하십니까?

 

 

 

 

 

영혼이요?!

영혼은 그... 영어로는 Soul이고...

아! 맞다, 심장!

심장이 되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시지 않았어요?

 

맞습니다, 침착맨 님.

다시 한번 더 설명을 드리자면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영혼을 크게

이브(심장), 셰우트(그림자), 렌(이름), 바(인격), 카(생명의 힘)

이 다섯 가지로 나누어 바라보았죠.

 

 

 

 

 

 

이것들을 다시 쉽게 풀이하자면

'이브'는 사람이 지닌 가장 중요한 장기이자 사후 세계로 오가는 중요한 열쇠

'셰우트'는 언제나 그 사람을 따라다니는 일종의 형상이자 정보

'렌'은 태생적으로 타고나는 진명과 같은 겁니다.

 

여기까진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특별히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할 부분이 바로 여기 '바'와 '카'입니다.

 

침착맨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둘 다 영어로는 Soul이라고 퉁쳐서 부를 수도 있겠지만

'바'는 타인과 나를 구분해주는 인격과 개성인 동시에 죽은 뒤에도 육신에 머물러 있는 영혼

'카'는 우리가 죽으면 몸을 떠나는 것으로 일종의 생명력을 의미하죠.

 

이집트 사람들은 이 바와 카가 나중에 저승에서 다시 만나

'아크'를 이뤄 진정한 의미의 부활을 이룰 수 있다고 보았어요.

 

 

 

 

 

그렇군요...

친절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소장님께서 이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짚어주신 걸 보면

여기 이 파라오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이 개념들이 꽤나 중요해서 그런 게 아닌지...?

 

크크크,

또 관통하셨네요, 침착맨 님.

 

 

 

 

 

 

...

 

 

 

 

 

 

어~ 도야, 왔어?

 

아니, 애굽민수 형님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오늘이 '카'를 다시 불러내는 날이잖아?

그래서 고증이랑 검수 관련해서 초청받아 불려왔지.

 

...카요?

 

아, 그러니까 도공의 의식을 되살리는 날이라고.

너도 나처럼 받아서 초청 받아서 온 거지?

 

아뇨, 그건 아닙니다만.

 

어?! 그럼 어떻게... 여긴 관계자 외 출입 금지일 텐데?

 

 

 

 

 

민수 형님도 아시다시피 이 연구소 인력의 8할 이상이

다 한국인에다가 안될과학 특강을 보고 자란 과학도 출신 아닙니까?

제가 따로 말씀드리려고 하기도 전에 제 얼굴을 보자마자 바로 들여보내주시던걸요 :)

 

흐흐흐, 정말 온 세상이 침투부구만?

 

아무튼... 이제 곧 BC 34의 의식을 불러오는 작업이 시작될 모양이군요?

 

그런 것 같애.

오... 시작한다!

 

 

 

 

 

 

...

 

 

 

 

 

 

 

 

이모텝!

 

 

 

 

 

[...사실 이 파라오의 이름에 대한 단서가 딱 한 음절 정도가 반쯤 훼손된 채로 아까 잠시 언급한 죽은 도공의 일지에서 발견되었어요.]

 

누트텝!

 

[훼손 정도가 좀 심해서 이 음절을 어떻게 발음해야 하냐에 대해선 고고학자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지만.]

 

오...ㅍ테프!

 

[제가 보기엔 -텝 또는 -테프가 아니었나 싶어요.]

 

 

 

 

 

 

후욱 후욱...

젠장... 어떤 것도 먹히질 않잖아.

 

 

 

 

 

 

병건아... 나 신경 써주려고 노력하는 건 정말 고맙지만...

백주대낮부터 지금까지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이 단지들은 다 뭐고...

 

아~ 조용히 해 봐요, 좀!

다 형 생각해서 하는 일이니까.

 

그만둘 생각이 없으면 제...발... 연유라도 좀 알려주고 그러던가...

몇 시간째 이게 뭐니 대체...

 

아, 잠깐 잠깐.

소장님한테 연락 좀 할 테니깐 잠시만 조용히 있어 봐요.

 

 

 

 

네, 여보세요?

 

소장님! 그쪽 일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아, 침착맨 님.

안 그래도 지금 막 도공의 의식을 일부 구현하는 데 성공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혹시... 뭐 좀 알아낸 건 있나요?

 

기술이 완벽하진 않아서인지 몰라도 아직까지 별다른 소득이 없네요.

지금까지는 아프다... 외롭다... 목마르다... 슬프다... 와 같이 단순한 말들만 반복해서 내뱉고 있습니다.

 

 

 

 

 

 

 

...무슨 소립니까, 민수 형님!

AI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완벽을 향해 진화하고 있는걸ㅇ... 풉?!

 

야야... 입에 든 거나 다 마시고 나서나 얘기해.

 

어?! 도도 와있었네요?

도야, 안녕!

 

엇?! 거긴... 호민 형님의 병실 아닙니까, 침착맨 님?

 

다들 오랜만일 텐데 서로 인사라도 하실래요?

호민이 형, 저기 봐 봐. 곽민수 소장님이랑 궤도, 그리고 저 멀리 BC 34야.

 

...다들 안녕하십니까.

 

얼른 나으십시오, 호민 작가님.

호민 형님! 얼른 털고 일어나십시오!

 

 

 

 

 

 

 

 

...

 

'...대머리.'

 

?!

 

바... 방금... 호민 형님을 보고 반응한 거 아니에요?

 

침착맨 님! 그대로 계십시오. 제가 얼른 통화 화면을 가까이 가져갈 테니.

 

 

 

 

 

 

 

'인...자...한...

'군주님...'

 

거봐, 궤도야.

이 파라오는 훌륭한 품성을 지녔던 군주가 틀림없다고 내가 그랬지? 크크크,

 

'때리지... 마요... 제...발...'

 

어?!

 

 

 

 

 

 

무슨 소립니까, 민수 형님?

얼마나 도공을 달달 볶았으면 죽고 나서도 저렇게 말하겠습니까?

 

...크흠.

 

'군주님...의... 뜻을...'

''거스...르...지...'

 

 

 

 

 

 

 

...침착맨 님, 호민 작가님은 상태가 안 좋으시니 대신 아무 말이라도 해 보십시오!

 

어?! 제가요?

음...

BC 34, 네 이름이 뭐야?

 

...

'내... 이름은'

 

 

 

 

 

 

'기아ㄴ...누스.'

 

 

 

 

 

 
 

 

?!

 

악! 뭐야, 호민이 형 갑자기 왜 그래!

 

기아누스

기아누스

기아누스

 

뭐죠?! 호민 형님, 갑자기 왜 그러시는 겁니까?

 

켁...켁...

나...숨...막...혀...

...젠장, 다 죽어가던 양반이 무슨 힘이...

 

 

 

 

 

 

...기아누스!!! 그럼 당신이 모셨던 파라오의 렌(Ren)이 무엇이야?

 

'군주님의 성함은... 바로...'

 

악! 호민이 형, 그만해!

내가 졌어...

탭... 탭...

 

'두...'

 

주호민... 탭이라고!!!

 

 

 

 

 

 

 

 

 

 

 

 

 

 

...화면이

...꺼졌네요.

 

BC34... 기아누스도 사라졌어.

 

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이죠, 민수 형님…

 

나도 잘 모르겠ㅇ...

잠깐...

설마... 이건!

 

 

 

 

 

 

 

 

 

 

...

 

 

 

 

 

 

 

 

 

 

 

 

이...말...년...

...

최...경...민

 

 

...

박...성...민

...

이...병...건

 

 

 

 

침.착.맨

 

일어나라.

 

 

 

 

 

 

 

음...

어?!

뭐야, 여긴 어디지?

 

여길 보거라, 침착맨.

 

뭐야... 이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는...

 

이쪽이다.

 

앗... 눈부셔, 저건...

 

 

호민이 형?!

 

 

나는...

창조신의 현신

아침을 여는 자, 케프리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그리고 지금은...

 

 

 

 

 
 

 

저녁을 닫는 자, 아툼

두호민테프라고 한다.

 

 

 

 

 

 

 

 

 

...서둘러야 해, 침착맨 님이랑 호민 작가님이 위험하실 수도 있어!

 

아까부터 대체 무슨 말씀이신 겁니까, 민수 형님?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날 리가 없지 않습니까?

 

 

 

 

 

…호민 형님의 몸을 빌어 고대의 파라오가 부활할 거라니, 대체 그게 무슨...

아무튼 저 파라오가 폭군이었다는 제 의견과 인공지능의 분석 결과가 결국은 맞았던 걸로...

 

...지금 누가 틀리고 맞고가 중요해?!

그리고 아까 우리가 본 건 말이 되고, 그럼?!

 

 

 

 

 

 

 

 

 

 

 

...침착맨.

자네 덕분에 드디어 내 영혼의 반쪽을 채울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하마.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대체?

호민이 형...

호민이 형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빨판문어야!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렌(Ren)이 불려질수록 오래 산다고 믿었었지.

아마 그 파라오는 육신이 죽음을 맞이한 뒤에도 현세에서 영원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했던 게 분명해.

 

그치만 왜 이제 와서...

 

자세한 건 나도 확신할 순 없지만...

파라오의 계획은 모종의 이유로 틀어졌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형태로 노선을 바꾼 게 아닌가 싶어.

 

네?!

 

파라오는... 카(Ka)의 일부분을 담은 카노푸스, 호민 작가님의 이브, 그리고 렌(Ren)을 통해

아크가 되지 못한 채 남아있던... 저승에 있는 자신의 바(Ba)를 호민 작가님께 강림시키려는 계획이었던 거야.

 

 

 

 

...

너무나도 비과학적인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인걸요?

 

카노푸스 속 멀끔하던 파라오의 장기들

아픈 작가님의 장기들 중 유일하게 멀쩡한 심장

때마침 발견된 파라오의 이름을 유일하게 아는 당시 사람

 

이 모든 게 우연일까, 과연?

 

 

 

 

 

 

 

 

 

 

 

 

 

흐흐흐, 본좌를 마주하고도 감히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다니.

역시 이번만큼은 내 사람 보는 눈이 틀리지 않았어.

 

 

 

 

 

그렇지 않나, 기아누스?

 

 

 

 

 

 

 

 

 

 

 

그치만... 민수 형님께선 이 파라오가 인자한 군주였단 것에 배팅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내 실수였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만에 하나 민수 형님의 말씀처럼 그 파라오가 살아생전 착한 심성을 지닌 군주였다면...

그럴 짓을 벌일 리 만무하지 않을까요?

 

 

 

 

 

 

 

 

 

 

어?! 뭐야, 멀쩡히 말할 수도 있던 거였어?

 

 

 

 

 

군주님...

기어코 소망을 이루셨군만요.

우선 절부터 받으십시오.

 

김희민?!

희민아!

너가 여긴 또 어쩐 일이야???

 

 

 

 

김희민?

그건 또 누구냐, 침착맨.

나는 두호민테프 님의 전속 도공, 기아누스다.

 

희민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대체...

 

그리고

침착맨

군주님과 일심이체가 된 것을

부디 영광으로 여기길 바란다.

 

...뭐?!

 

 

 

 

 

 

 

 

 

 

 

침착맨 님, 호민 작가님.

괜찮으십니... 어?!

 

 

 

 

 

오셨어요, 소장님?

 

...호민이 형

뒤에도 좀 봐.

저기 궤도 님도 오셨잖아요.

 

 

 

 

두 분... 정말 괜찮으십니까?

아까 전에 분명...

 

응?! 뭐가요?

 

 

 

 

 

 

 

 

 

 

 

...군주님께선 언제나 위대하고 전지전능하신 분이셨다.

그리고 그만큼 외롭고 공허하신 분이셨지.

 

그나마 자네가 있어서 가끔이나마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네, 기아누스.

 

 

 

 

 

아닛! 그러면 저 자 대신 저를 '영혼의 반쪽'으로 삼아주시지 그랬어요!

 

 

 

 

 

...

 

 

 

 

 

...그랬다간 내가 화병으로 먼저 돌아가시거나 말년에 폭군으로 전락할 것만 같았어.

 

칫...

 

다 내가 그릇이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니...

대인배 중의 '상'대인배인 자네가 넓은 마음으로 부디 이해해 주시게나.

 

 

 

 

 

 

 

 

 

 

 

그보다 호민 작가님

몸상태는 좀 괜찮으십니까?

 

 

 

 

어... 병건이가 곁에서 간호해준 덕분에 조금은 괜찮...

어?!

뭐지? 갑자기 몸이 너무 가벼운데?

 

정말입니까, 호민 형님?

 

진짜예요!

벌써 씻은 듯이 다 나은 것 같은데?

 

 

 

 

 

괜히 저희들 앞이라고 괜찮은 척 호들갑 떠실 필요 없습니다, 호민 형님.

과학은 반드시 답을 찾아낼 테니...

호민 형님은 마음 편하게 드시고 점점 완성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기계 문명의 온상에 온몸을 맡기시기만 하면 됩니다..

 

맞습니다, 작가님.

아프면 아프다고 하셔도 돼요.

아픈 걸 아프다고 빨리 밝히지 않으면

붕대 대신 아마포*를 감게 되는 게 고대 이집트 시절부터 내려오는 생활의 지혜입니다.

 

 

*미라를 만들 때 사용하던 붕대의 일종

 

 

 
 

 

아닛, 진짜 괜찮다고 이 민수놈들아!

 

 

 

 

 

 

 

 

 

...아까부터, 너희 둘이서만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해대는 거야?

 

 

 

 

살아서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도 위대한 권능을 지닌 권력자

죽어서는 그냥 묻어버리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권능을 지닌 시체

그게 바로 나 두호민테프의 인생이었다.

 

내가 세상을 뜨더라도 나의 권능은 이어질 것임을 그렇게 누차 강조했건만...

인간의 욕심과 불신은 언제나 나의 예상을 뛰어넘고야 말더군...

 

 

 

 

 

...

다들 정말 너무하긴 했어요.

흑흑흑.

 

그리고 여기 이 기아누스는... 나의 시신을 탐하던 이들을 말리다 구타를 당하는 와중에도

나의 죽음에 필요를 넘어 슬퍼해주었던 유일한 친구였지.

 

...

쑥스럽게 별 말씀을 다...

 

 

 

 

 

 

 

그래서...

믿었던 사람들에게 내 시신이 갈기갈기 찢겨버리는 것까지는 감내할 수 있었지만

 

 

 

 

 

 

기아누스가...

공양도 받지 못한 채 동굴 속에서 홀로 쓸쓸히 객사하는 것만큼은 그냥 두고볼 수 없었다.

 

에이~ 그래도 말미엔 도굴꾼으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였지만

한때는 폐하를 모시던 사람들이었는데...

 

 

 

 

 

 

 

저 좀 때렸다고 모조리 다 갈아버려서 나일강에 흩뿌려버리는 건 역시 좀 너무한 처사이긴 했어요, 군주님.

 

후후후... 저것 보게나. 예나 지금이나 기행을 자주 일삼긴 해도 심성만큼은 정말 착한 친구일세.

 

 

 

 

 

그... 그런 무서운 소리를 잘도 그렇게...

그... 그럼... 문헌상에서 기록이 전부 다 지워진 이유도 설마...?

 

 

 

 

 

 

 

 

 

 

그럼 병건아

얼른 방송하러 가자.

나 때문에 한동안 방송도 제대로 못 했을 텐데...

시청자분들 앞에서 신고식 한번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니.

 

...아니야, 형.

 

 

 

 

 

 

 

 

그리고... 겸사겸사...

인간들에게 배신당해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나의 공허한 바(Ba)를 채워줄,

나를 대등하게 바라보고 상대해줄 영혼의 반쪽이 나타나길 바라며

나의 이브(심장)를 분해하여 그 가루가 온 세상에 퍼지게끔 만들었다.

 

 

 

 

 

뭐야...

그럼 호민이 형이 대머리인 것도 설마...?

 

그래...

나의 분신과 같은 존재들은... 제각각 자신만의 독립적인 바(Ba)를 구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특징들은 하나둘씩은 공유한 것 같더군?

 

아무리 이브가 가루가 되었다 한들...

군주님의 그 지독한 셰우트(그림자)가 따로 어딜 가겠어요?

 

후후후... 저것 보게나, 침착맨.

기아누스는 자네와 달리 무례한 말을 한다는 자각조차 하지 못한 채 일단 그냥 뱉고 본다네.

 

 

 

 

 

 

 

그리고 난 깊은 잠에 빠져들었지.

언젠가... 진정한 영혼의 반쪽이 나타난다면...

누군가 따로 알려주지 않아도 나의 진명을 쉽게 알아채고 상처받은 내 영혼을 치유해줄 거란 희망과  믿음 하에 말이ㅈ...

 

아니, 잠깐!

듣자 듣자하니 별 이상한 소리를 다 하네?

 

나는 분명 주호민탭이라고 했다고!

두호민테프가 아니라!

 

엉?! 뭐라고?

저 말이 사실인가, 기아누스?

 

예... 그랬던 것 같습니다만...

 

어... 그...

 

 

 

 

 

 

...두음법칙에 따라 대충 맞는 걸로 쳤다네.

 

거짓말 하지 마!

고대 이집트에 두음법칙이 어딨어!

 

...두음법칙도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됐다는 말 못 들어봤나?

 

곽민수 소장님도 그런 말씀은 안 하시겠다!

이제 와서 끼워 맞춘 주제에...

이거 완전 순 억지잖아!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병건아?

 

형이 아픈 동안 내가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당분간은 방송을 좀 쉬고 형이랑 같이 시간을 더 보내려고.

 

 

 

 

 

 

 

 

...날 돌려보내 줘!

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단 말이야!!!

 

 

 

...

 

 

 

 

 

 

내가 잠들어 있는 사이

저쪽에선 이미 칩...인가 하는 걸로 비상시에 바(Ba)를 대체하는 방법을 대강이나마 구현해 뒀던 거 같은데...

자네 하나쯤은 없어도 별 문제는 없을 것 같다만?

 

 

 

 

 

 

쯧쯧쯧, 콧물이나 만들 줄 아는 쓸모 없는 장기의 대체품에 바를 또 담으려 하다니...

요즘 사람들은 정이 없어, 정이.

 

 

 

 

 

 

 

 

 

 

궤도야, 침착맨 님한테서부터 왠지 너랑 비슷한 기운이 풍기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소곤)

 

 

 

 

그런가요?

확실히 오늘따라 침착맨 님으로부터 '궤ㄴ'스레 더 동질감이 들긴 하는군요 :)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머릿속에 그대로 전해지는, 자네의 그 찐득한 갈망을

내가 손쉽게 이뤄줄 수 있을 텐데

굳이 힘들게 현세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겠나?

 

 

 

 

뭐라고요?

 

여기... 자네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자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어떤가... 구면인 얼굴도 꽤나 있는 편이지?

 

 

 

 

헉!

 

 

 

 

 

걱정말게나, 카도 없이 이곳에 당도한 자네를 심판할 생각은 없으니.

물론, 나중에 자네의 카가 이곳으로 온다면 또 생각해 볼 일이지만...

 

그... 그치만... 방송 장비가...

 

방송 장비라면 여기 다 구비해뒀으니 걱정하지 마시게나.

 

죽은 사람들은 언제나 끝없이 채워질 테니

여기서라면... 자네가

안심하고 영원히 방송을 할 수 있을 게야.

 

 

 

 

 

 

 

 

 

 

병건아!

나 솔직히...

언제부턴가 니가 나보다 방송을 더 중시하는 것 같아 좀 서운하기도 했었는데....

내가 그동안 널 오해했었어, 미안해!

 

에이~ 그럴 리가 있겠어, 형?

나.한.텐.언.제.나.형.이.제.일.먼.저.라.구 :)

 

...병건아!

 

...형!

 

 

 

 

 

 

 

그리고 현세의 나...

정오를 비추는 Ra는...

 새롭게 주어진 시간이 허락할 때까지 밝게 세상을 비추며 그곳에 머물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게.

 

그... 그건 다행이지만...

 

이제 자네는...

모든 방송의 신으로서

나와 평생을 함께 할 걸세.

 

절 빼먹지 마세요, 군주님!

 

앗! 미안하군, 기아누스.

아무튼... 기쁘지 아니한가?

자네가 그토록 바라던 걸 드디어 이뤄냈으니?

 

그래그래, 이제 인상 좀 펼 때도 됐잖아요.

 

 

 

 

 

 

'침세스' 군주님.

 

 

 

 

 

 

?!

 

 

 

 

 

 

 

 

 

...오늘 하루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과학의 힘을 빌어 아무튼 해피엔딩인 거겠죠, 민수 형님? :)

 

 

 

 

...

글쎄...

 

에이~ 민수 형님, 이번만큼은 정말 인정해주실 법도 하잖아요!

과학 승리는 결코 먼 곳에 있는 일이 아닙니다!

 

민수 형님...?

 

 

 

 

 

'단지들이...'

 

제 말 안 들리세요, 민수 형님?

 

 

 

 

 

'비어져 있어!'

 

 

 

 

 

 

 

 

 

 

 

 

 
 
 

 

 

 

 

 

 

...ㅎ

 

 

 

 

 

흐흐흐,

 

 

 

 

 

하하하하하하하하...

 

 

 

 

 

 

 

병건아, 그럼 우리 사이에 이젠 정말 서운한 거 하나도 없는 거다?

 

물.론.이.지.호.민.이.형!

 

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저걸 보게나, 기아누스.

침세스도 지금 이 상황이 정말 만족스러운가 보구만.

 

두호민테프 폐하와 저... 그리고 끊임없이 보충되는 저승의 사람들과

영원히 방송을 할 수 있다는데 지가...

 

기아누스... 이제 침세스와 나는 일심이체나 다름 없다는 걸 잊은 겐가?

 

아, 그랬지.

아무튼... 침세스 폐하께서 기뻐하는 일 말고 뭘 더 하실 수야 있겠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Hahahahahahahahahahaahahahahahahahahahahahahahaahahaha

haha ha...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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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하하
#굽하하
#아무튼해피엔딩
댓글
바스트
23.03.15
이것이 고대 이집트 현대 문학...?
배추살땐무도사 글쓴이
23.03.15
'현대' 문학도 '고대' 이집트가 먼저거든요(?)
즉시굿타임
23.03.15
글도 대단한데 저 짤들을 다 어디에서 구하셨는지 궁금해질 정도의 필력.. 즉시 침하하
배추살땐무도사 글쓴이
23.03.15
일단 침착맨 짤 모으는 게 평소 취미고 더 필요하다 싶은 짤들은 예전에 보았던 영상들에서 따로 따오는 편입니다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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