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절교
10년 지기 친구를 끊었습니다 매우 은밀하게!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 하는지 알정도로 친했던 친구였죠
하지만 잔물결 처럼 치는 파도가 둔한 저의 성격을 깨버렸네요
이젠 완전히 멀어졌다 싶은 기분이라 글을 써봅니다
그 친구는 솔직함을 무기로 삼는 사람이였습니다
한번은 제 전남친에게 저의 스킨쉽 스킬이 어떠냐는 식으로 물어봤더군요 근데 웃긴건 그 사실을 본인이 직접 저에게 말했습니다
당시엔 그냥 ”그걸 니가 왜 물어봐?“하고 넘어갔습니다
와에도 기상천외한 고해성사가 많았습니다만 글로 쓰기에 넘나 김
그 친구는 독불장군이였습니다
친구들이 만나는 남자친구 마다 헤어지라고 염병을 떨었죠
과거 제남친에 대해선 카톡 전체보기를 눌러야 할정도로 논문 수준의 제 남친이 마음에 안드는 이유를 적어서 보낸적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신경꺼라 내 일이다 하면 닥치긴 했음..
그 친구는 호기심을 핑계로 이간질을 자주 하는 사람이였습니다
ㅇㅇ이 너 욕했어, ㅇㅇ이 너 이렇데, ㅇㅇ이 그랬는데?
최근 제가 본인을 피하는 것도 제가 아닌 다른 친구에게 내가 자길 싫어하는 것 같다 얘기 한것 같더군요
몇명한테 그랬는진 모르겠음
그 친구는 이기적인 사람이였습니다
단톡방에 점집 가서 사주 보자 얘기가 나와 가고싶은 사람끼리 약속을 잡고 있었죠 그 친구는 “난 돈 아까우니까 너희만하고 난 구경해도돼?”라고 하더군요 우리도 다 재미로 보는건데…
단호박 친구가 안된다 거절했습니다
그 친구는 독제자였습니다
일정을 정할 일이 생기면 선생님 빙의해서 딴얘기하면 화내고 대답안하는 사람에겐 제촉해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관심 없다면 대답도 안하고 협조나 조사도 안했었죠
마무리는 “그럴거면 이거하지”
그 친구는 말이 너무 많았습니다
어느날은 전화를 걸어 대뜸
”너 중학교 동창중에 이혼한 친구 있잖아 이름이 뭐야?“
하길래 왜 묻냐 물어보니 자기 친구에게 알려주고 싶답니다
좋은 일도 아닌데 니 친구도 아니면서 실명까지 거론해서 떠들어야 되냐 말하고 대답도 듣지 않고 끊어버렸습니다
그게 그 친구가 저에게 건 마지막 전화였습니다
그 뒤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저에게 “뭐 서운한거 있어?”한마디가 앖네요 참 덧없다 생각이 듭니다
저는 과거엔 절단기 처럼 관계를 잘 끊는 사람이였어용
하지만 자연스럽게 멀어지는게 더 좋은 방법인걸 알게됐죠
지금은 친구들 분위기를 위해 몰래 혼자 절교했습니다
아마 저 외에도 있겠죠 저랑 같은 생각을 한 친구가..
제가 이런 것들을 그 친구애개 말하지 않는 이유는…
관계회복에 여지를 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에용
이미 끊고 싶다 느꼈을 땐 10년이 지난 뒤였고 바뀌지도 않겠죠
지적하면 사과할테고 그럼 화해하게 될테니 말안해줄랍니다
덧붙이자면 그 친구는 정말로 착하게 생긴 얼굴에 욕설도 하지 않고 항상 웃으며 바른 자세와 고운 말투로 말합니다
그래서 내가 10년을 눈치 못챘어 독이 있는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