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오늘 '사실 나 너한테 관심있었는데' 소리 들었는데
최대한 특정성을 가리고 배경설명을 하자면
나 : 영문학과
상대(A) : 다른 어문학 전공
나랑 상대는 학교에서 알게 된 사이.
나는 걍 학부생이었고 상대방은 원생 석사과정이었음.
어쩌다가 나한테 논문 초록에 쓸 영어 번역에 관한 걸 물어보는 거야.
(본인 전공 언어로 하나, 그리고 이걸 영어로 하나 총 두 개 쓰는 중)
자기 언어는 자기가 어떻게든 끄집어 가겠는데 하면서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어..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도와드려 볼게요’ 하고 받았음
근데 나도 엄두가 안 나는 거야. 나야 끽해봐야 그냥 학부생인데
그냥 문어체도 아니고 논문 초록 어휘와 어감과 뉘앙스를 어떻게 구별하겠냐고 ㅋㅋ
그래서 나는 우리 과 박사 과정 하는 B원생한테 헬프를 요청함.
근데 내 얘길 듣더니 ‘엥?? 학부생한테 논문 초록 영작을 묻는다고???’ 하더니
이건 니가 손 댈 부분이 아닌 거 같은디. 그냥 나한테 줘봐~ 하더니 받아감.
주고 나서 ‘오잉..?’ 하고 헬프 요청한 A원생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함.
그러니까 ‘어..어?? 고마워!' 했단 말이야.
나는 ‘헤헤 다행히 적절하게 연결 되었당~’ 하고 이틀인가 있다가 교정 초록을 받음.
남의 논문 손 대는 건 좀 웃기고 걍 어조랑 뉘앙스? 비문만 고쳤다길래
‘헐! 제 것도 아닌 걸 이렇게나! 무한한 감사! 밥이라도?!’ 하니까
‘꺼져! 나 교수님 따라서 학회 감! 바이!’ 함;
그래서 나는 그냥 우물쭈물 A원생한테 전달했움..
그니까 받고서는 휘리릭 보더니 고맙다면서 밥이라도 사겠다고 그러는 거야
그래서 ‘잉 아니에요 전 연결만 한 걸요~ 그 분 연락처 알려드릴까요? 한 1주일 뒤에 될 듯!' 하니까
‘아니야.. 내가 스벅 기프티콘 줄 테니까 니가 대신 감사의 표시라도 해줘~’ 하길래 3만원짜리 받음
아무튼 오늘 낮에 이 A를 간만에 잠깐 만났는데
한 3년 만임.
그냥 이런 저런 얘기 하다가 사실 저거 나한테 관심 있어서 말 붙일 거리 만들었던 거라고
근데 의도한 바랑 다르게 뭔가 정식으로 연결해 주려고 하는 거 보고 ‘아 얘는 별 생각이 없구나' 싶었대.
난 생각도 못한 얘기라서 ‘아 진짜요? 겁나 웃겨~~~ ㅋㅋㅋ’ 하고 넘어갔는데
이 사람은 마음 정리 다 했고 아무렇지 않으니까 얘기하는 거겠지?
아니면 다시 대놓고 뭔가 다시 트라이 하려고 이런 얘기를 하는 걸까?
나는 딱히 좋다 싫다 별 감정도 없고 기대나 바람도 없거든.
뭔가 나도 모르는 새에 불었던 따순 바람에 대한 얘기를 들으니까 좀 당황스러워가지고..
걍 ‘아 그랬구나~’ 하고 넘어가는 게 맞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