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원정대 후기
안면마비로 병원 갔다고 했던 사람이야. 돌아왔음
진료, 검진, 물리치료, 약 다 타서 복귀했음.
우선 병의 경과는 이럼.
어제 2시~2시 30분 경쯤, 평소와 음식의 맛이 좀 다르다는 걸 느낌. (틀린 거 아님 주의)
3시~4시경에 한쪽 눈에서만 눈물이 남을 느낌.
4~5시경 이를 닦던 도중 한쪽 입꼬리만 안 올라가는 것을 알게 됨.
5시 경 ~ 오후 9시 까지 계속 검색검색… 해서 벨마비 라는 이름의 안면 마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됨.(도중에 혹시 뇌졸중일 수 있어서 아스피린 즉시 복용)
9시 수면(8시 40분쯤 누워서 좀 뒤척거리다 잠).
오전 5시 30분에 기상.
씻고 밥 2스푼 정도 물에 타서 천천히 씹어먹음.
씻고 옷 갈아입고 빨래 시작.
옷 입고 좀 쉬다가 옷 넘.
아침 9시 경에 딱 맞도록(8시 59분 후 엘리베이터 입장) 신경외과를 같이 보는 동네 병원에 도착.
9시 여는 병원 9시에 등록하는데 내가 9번째 ㄷㄷ
9번째 진료실 약 9시 30분 경에 입장.
의사에게 최대한 인터넷에서 검색 하고 다닌다고 깝치지 않는 수준에서, 위에 말한 2시 ~2시 30분 3시 눈물, 4시 입꼬리, 5시~6시 사이 아스피린 복용. 등등 경과에 대해 말해줌.
응 됐고 일단 얼굴을 움직여 보거랏!
알겠사옵니닷!
입술/볼/이마 등을 움직임.
입술/볼쪽은 거의 안움직임, 덜 움직인다? 암튼 누가 주먹으로 턱 한방 갈기면 그렇게 얼얼하게 되는 느낌으로 통증은 없지만 마치 그럴 때 감각 마비된 느낌? 치과 진료 받다가 나온 느낌으로 감각이 좀 덜함. 그렇다고 해서 따귀를 때리면 아프니 주의.
아무튼. 이마는 생각보다 많이 움직이고(내 기준엔 아니었음) 입술/볼쪽은 다르니까
원장님 얼굴 사색됨.
바로 진료 의뢰서 써줄테니까 큰 병원 가라고, 주변에 있는 큰 병원 알랴쥬심.
큰병원 도착.
대충 걸어서 30분 거리지만 버스 2정거장이라 2정거장만에 도착. 대략 9시 50분 경.
원무과에 등록.
마침 사람이 없어서 그른가 바로 진료 봐주심.
앞에 있던 병원에서 했던 말 똑같이 그대로 함.
내 몸무게 말하니까 바로 우리가 하는거랑 똑같이 네이버에 BMI 검사기 검색 하시더니 거기 넣고 치심.
대충 40 이상 나옴.
+ 제가 최근 매우 경제사정 어렵다. 가급적이면 진료 등 필수/최소화만 해주면 좋다. 라고 사정함.
음… 알았다.
근데 일단 당뇨나/고혈압 등 기저 질환이 있다면, 대상포자균을 보유했다거나 등등 처방을 달리 해야 하기 때문에 피검사 하나랑, 그리고 뇌 혈관에 문제 있는거면 너 뇌졸중 죽을 수 있다. MRI 이렇게 2개 검사는 필수로 해야 한다.
…
(이때 매우 큰 충격을 먹었다. 안 그래도 친구가…)
네. 하겠습니다.
계속 오른쪽에서 눈물을 흘러내렸다.
이 눈물은 내 카드가 흘리는 눈물인가 아니면 내가 흘리는 눈물인가.
아무튼 피 검사를 하는데 뚝딱, 10시 20~30분 정도가 됐다.
다 끝나고 그 다음 MRI를 해야 하는데…..
2시 30분 예약이니 2시까지 가라고 한다.
…
시간이 비어서 아까 잠시 와서 일좀 보다가, 침하하에 글도 썼다.
그리고 MRI를 이제 할라구 가서
계속 앞쪽에 앉아 있다가, 1시 54분 경에 슬쩍 내 진료서 같은걸 툭 올려놨다.
5분 일찍 일찍은 봐주지 않을까? 그리고 거기서 1분 오버 정도면…
다행히 환자분 하면서 아는척 해줌.
옷 갈아입고 주사실 가라고 함.
일단 옷 갈아입기 전에 빅사이즈 이슈라, ‘젤 큰거로 주셔야 할겁니다.’
‘얼마나 입으시죠?’
‘어디서 사냐에 따라 다른데 트리플 x에서 파이브 x 라지 정도 사이입니다.’
‘… 그럼 4x입니다.’
다행히 맞았음.
갈아입음.
지갑, 스마트폰, 옷, 진료의뢰서(개인정보 있어서 집 가서 파기 하기 위해 들고 다님) 등등 넣고 라커 장굼.
열쇠 들고 환자 복 입고 주사실 감.
이쪽으로 오셔서 책상에 앉으세요.
(움찔)
책상에 앉으라고요? (내 무게에 부러질까봐)
네. 의자에 앉으세요.
(휴…) 네.
팔 내미라고 함.
혈관 찾는데 한참 걸림.
나 특 = 가벼우면 혈관 잘 보이고 뚱뚱하면 안보임.
베테랑 간호사님이 바로 찾으심.
단.
피가 좀 많이 나옴. 과장 좀 해서 책상 위에 있던 베게랑 그 아래까지 피가 흥건하게 흘러내림.
아무튼 조영제라는 것과, 조영제 알레르기 막는 약을 맞음.
어찌저찌 MRI 받는데 가서 서류 주니까 앉아 있으라 함.
잠시 뒤 부름. 대충 2시 40~3시 사이(시계 없어서 모름)
가자마자 귀마게 3m거를 주면서 귀에 끼라고 함.
낌. 끼니까 그때서 뭔가 설명.
대충 잘 안들렸지만. 포비아 있냐 + 보철 있냐 등등 아까 다 확인한거 또 확인이네.
확인 후. 머리 대고 누우라고 함.
나는 주사 바늘 빼고 가는 줄 알았음.
‘어? 주사바늘 쇠 아니에요?’
‘주사바늘이 플라스틱이에요 ㅎㅎ’
‘오?’
누우니까 이제 들어갈건데 움직이지 말라고 함. 40분 정도 걸린다고.
알겠다고 대답함.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나 40분 내내 숨 쉼… 움직이지 말라고 했는데 숨은 못 참겠더라고.
음…
첫 MRI를 한 느낌에 대해서…
안에 들어가면 탁탁탁탁탁탁탁. 띠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디. 드르륵탁 드르륵탁 드르륵탁드르륵탁 이런 규칙적인 비프 음같은 게 한 코스당 한 3분 정도씩 들리거든?
그거…
은근 박자감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몸을 덩실거릴 수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안 움직이는 게 어려움. (숨 쉬는 걸 제외하고라도말이야)
눈을 감고 있고 밀실에 갇히기 때문에 공포스럽다 이런 분들도 있고 영화에서 보면 막 안에 들어가서 주변 보면서 움찔움찔 거리면서 막 두리번 거리잖아?
이미 들어가는 순간 눈 딱 감고 있어서 암것도 안보여서 그렇게 공포스럽진 않았음.
다만 움직이면 왠지 혼날 것 같아서, 긴장하는 부분이 있엇음. 숨도 조심스럽게 쉬고…
왠지 숨 거칠게 쉬면 문제 생길 거 같아서 좀 오래 동안 한 8초 정도 숨 참아보기도 하고 그랬음.
그러면 숨 거칠어지고 막 그래서 나중엔 적당히 규칙적으로 쉼.
아무튼 다 끝나니까
들어갈 때 날 봐줬던 선생님이 아니라 다른 분인거임.
귀마게 내놓으래, 어? 이거 그냥 버리는 거 아닌가? 왜 자기 손에…
‘저기 쓰레기통에 제가 버려도 되나요? 굳이 손 안쓰셔도…’
‘아 마음대로 하세요.’
암튼 끝남.
가서 서류 받으래.
감.
서류 줌.
그리고 약간 방치함…
MRI 쪽이 사람이 적은 느낌이라 뭔가 잘 안알려주지만, 그래도 여전히 조영제랑 링겔 몸에 달고 있엇기 때문에
당연히 주사실 가는거겠거니 하고 주사실 감.
뗴주심.
꾹 누르라고, 바늘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5분 이상 눌러야 한다고 해주심.
아 근데 맞다.
오늘 피 검사 + 조영제 한다고 찔러댔는데, 사실 나 바늘 면역자라서 그냥 그러려니 해서 인상 깊지 않아서 그냥 안썼음. 그냥 혈관 찾기 어려워 하시다 정도?
암튼 하고서 옷 갈아입고 진료실 가보면 되냐고 물어봄.
아 옷 갈아입는 쪽 저기고 어쩌구하면서 알려줌.
ㅇㅇ 옷 갈아입고 진료 받으러 가서 또 서류 내밀어서 간호사분 드림.
슥 보니까 안에 진료중 한분 돼 있어서
‘선생님 화장실 잠시 다녀와도 되겠는지요. May I?’ 했더니 아 저쪽 파란선 따라 가시면 됨. 해서 가서 찔끔 싸고 옴.
히히 오줌 발사
그리고 돌아와서.
피검사 소견을 듣기 전에 MRI 소견에 대해 먼저 들음.
MRI 소견. 요약.
뇌졸중 아님. - 다행
염증 있음. - 염증 있는게 차라리 다행, 염증 치료하면 되니까
기형 혈관 있음. - 엉? 개쫄
기형혈관이요?
원래 어릴 때 있다가 사라져야 하는 건데, 아직 있음. 뭐 문제는 없는데 나중에 뭔가 문제 생겼을 때 분석 같은 걸 위해서는 저런것도 중요하니까.
아아….
MRI 넘어감. 오늘 높은 병원비의 주범이 그놈인데 …
그래도 정말 문제가 없어서 다행.
그 다음 혈액 검사.
나 그냥 bmi 40넘어간다고 했잖아?
이러면 당뇨/고지혈증/고혈압 100퍼 있거든
ㅊㅋ 확진됨.
뭐가 7.0에 뭐가 몇 뭐가 몇…
고지혈증은 이정도면 높은거긴 한데, 보통은 아니지만 그쪽은 당뇨니까 무조건 이건 고지혈이다. 라고 하심.
생각보다 건강했지만 당뇨는 당연히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그리고 간수치가 보통 치곤 높습니다.’
예전엔 보통 최대치를 뚫고 한 90 더 갔거든.
‘정상 됐구나… 짜식.. 간… 영양제 많이 빨아먹더니…’
살짝 흐뭇했음.
암튼 그렇게 해서
물리치료….
전기 개 따갑 따다닥 따다닥 얼굴 근육 돌아오게 하는 그거래
아프면 말하래
아래쪽에 감각 별로 없다가 위로 가니까 아따가 했음
살짝 줄여주더라
그 뒬 계속 참다가
이제 넓은 부위 + 적외선입니다(눈 가림)
하더니 착 얼굴에 전극 패드 목 뒤에 전극 패드 하시고 가심
15분 뒤에 전극 패드 끝남.
슬슬 적외선 따가운데 아무도 안옴.
옆에서 끝났어요 가세요
가세요…
가세요..
세명 정도 보내고 와서 적외선 끄더니 원무가 가셔서 약 받아가세요 하드라.
대충 가격이 47만원 선
와?! 엄청 싸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쌋음
내가 아마 의사님한테 지난달 수익이 얼만지 공개하고, 후리랜서라 돈이 좀 오락가락 지금이 안 좋은 사이클이다
그 얘기 해서 필요한 것만 하게 해주겠다 하셔서 아마 이렇게 나온듯
다행임…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땐 젤 싼게 60만원이었거든…………
아무튼 그렇게 하고 약 한 3만원어치.
1주차에 스테로이드 2알씩 (그 외 잡다한 혈압약, 당뇨약 등등)
2주차에 스테로이드 1알씩
이렇게 약 처방 받고 안약 받음.
아직도 눙무리가 나거든, 안구 건조증 점안액이래
암튼 대충 이렇게 하니까 4시 반쯤 되드라
와서 이렇게 장문의 글을 씀
집으로 걸어오는 사이에 주문한 샐러드가 도착함
이틀만 주문한 걸로 먹고, 다음부턴 내가 직접 식단 해서 먹을 생각임
내일은 운동겸 마트 직접 가서 양상추랑 닭가슴살이랑 이런거 좀 사와야지.
아무튼.
나의 안면마비 원정은 오늘은 이렇게 끝났음.
다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