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졌는데 조언을 구합니다 (장문)
안녕하세요 며칠 전 연인과 이별했습니다.
대학교 도서관에서 제가 준 쪽지에서 시작한 인연으로 연애를 시작했지만 연애에 설렘이 짧았던게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첫 만남 때나 고백을 할 때는 당연히 쿵쾅거렸지만 이후 사귀고 나서는 스킨십을 할 때도 데이트를 할 때도 심장이 두근거려 미치겠다는 감정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 감정이 계속해서 사귀는 내내 저를 괴롭혀왔고 상대방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만나는 와중에 연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100%의 연기는 아니었지만 억텐? 과장?이 저도 모르게 섞이더라고요. 상대방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연애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연기를 한다는 느낌을 계속해서 받자 이게 나중엔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설렘이 없는 사랑도, 편안함이 있는 사랑도 있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만 100일이 갓 넘은 커플이 벌써부터 그런 연애를 하는게 맞을까? 라는 고민이 저를 얽매여왔습니다. 이 고민은 제가 이별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숨긴다고 해서 숨겼지만 아마 상대방은 눈치를 챘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그러더라고요. 저와의 연애가 괴롭고 힘들다고. 그래서 저는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너에 대한 마음이 커지지 않는다고. 슬퍼할 것을 알지만서도 그게 우리의 만남의 목적이 되면 더 안될 것 같다고. 한 시간을 서로 울면서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함께한 추억을 곱씹어봤는데 너무 소중한 추억들 뿐이었습니다. 저는 또 다시 고민했습니다. 잡는게 맞을까?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도 사랑이 아닐까? 하지만 저는 용기가 없었고 그 친구를 그대로 보냈습니다. 다시 같은 이유로 헤어져서 상처를 주는 것 보다 이대로 보내는게 맞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별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같이 갔던 카페, 같이 먹었던 음식, 사소한 버릇들이 떠오를 때면 감정이 벅차 눈물이 계속 납니다. 저를 저보다도 좋아했던 상대였고 저에 대한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 기억해줬던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꺼낸 이별이고 다시 이전과 동일한 상태로 만나지 못한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고민이 됩니다. 다시 만나면 다르지 않을까? 결핍으로 인해 상실을 경험했으니 그 상실이 얼마나 큰지 아는 나는 다시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걱정 때문에 만나야겠다, 아니다 그냥 이대로 헤어지는게 맞겠다 라는 롤러코스터가 하루에도 몇 번 씩 왔다 갔다합니다.
횐님들의 소중한 조언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