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주절주절
[태어남]
나는 태어났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면서 이 세상을 마주했다.
더 이상 모를 수 없는 나이. 몰라서는 안되는 나이.
난 어려서부터 궁금증이 많았다. 어쩌면 모르는 것이 나에겐 축복이자 즐거움이었다.
질문을 하고 답을 얻고 모든 일련의 과정들은 나에게 있어 하나의 놀이였다.
그런데 그런 축복이 점점 사라지는 기분이다. 마냥 놀이처럼 생각할 수 없는 인생
인생을 즐겨라. 즐길 수 있던 것이었나?
모르는 건 죄가 아니라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을 원한다.
‘이 정도 눈치도 없어?’ ‘이 상황에선 그렇게 행동해야지.’ ‘눈치없이 네 주장만 하면 어떡하냐.’
그 과정에서 눈치과 생각을 혼동하는 경우들도 왕왕 보인다. 눈치만 없을 뿐 생각이 없는게 아닌데... 어쩌면 눈치는 그 사람이 듣고싶어 하는 말이나 행동을 얼마나 잘 수행하냐로 갈리는 게 아닐까?
그저 존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응원받아 마땅한 인생들 속에 자꾸만 찬물을 끼얹는 사람들. 그렇지만, 그런사람들 조차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려 하겠지…
멀리 돌아 왔지만, 나는 태어났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면서 이 세상을 겪고 있다.
글을 쓰면서 나의 처음을 떠올렸다. 전화주문에도 가슴이 두근거렸던 것. 수능날 너무 떨린 나머지 꼭두새벽에 시험장에 도착했던 것. 사람들과 첫 팀플을 겪었던 것. 처음 면접을 준비하며 달리는 기차에서도 모의면접을 연습했던 것. 사수분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사회생활 태도를 다듬게 된 것.
겪고 있지만 충분히 나아가고 있었다. 사람들과 부딪히고 겪는 모든 것들은 어쩌면 혼자가 아니라는 방증일 수도 있겠다.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은 마음에 쓴 글. 이번주도 잘 겪었다. 앞으로도 파이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