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짜 궁금한거 있는데.. 의견 부탁해
어디다가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혼자 앓다가
문득 침하하가 생각나서 한 번 물어본다
긴 글이 될 것 같은데, 누군가 다 읽고 짧게라도 의견 남겨주면 고마울 것 같아. 개인사라서… 아마 며칠 내로 지울 것 같아. 그래도 댓글 남겨주면 확인하고 전부 대댓 달게.
우리 아버지가 최근 감옥에 갔다왔어
1년 좀 안되게 몇개월 정도
개인사업하다가 빚을 졌는데 정말 도저히 갚을 여력이 없어서 변호사도 못 구하고 그냥 쌩으로 갔어
근데 개황당한건 아빠 들어가는거 우리 가족 아무도 몰랐음ㅎㅎ 가기 전날 말해주더라. 혼자 소송 중인 것도 몰랐고 그냥 다 몰랐어
난 어릴 땐 금전감각도 없고 돈이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안쓰고 그렇게 살았어. 지금 돌이켜보면 그게 여유였던 것 같아. 매일 피자나 치킨 그런거 돈 생각 안하고 시켜먹었으니까.
공부는 예술계통으로 해서 유학도 아주 오래 했어. 따박따박 생활비를 받지는 못했고, 아버지가 몫돈으로 3, 400만원 씩 부쳐주면 그걸로 서너달 살았어. 한달에 적게는 100만 언더, 많게는 150만 쯤 쓴 것 같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는데 예술 유학생들 사이에서 이 정도는… 그냥 절대적 최소 금액이야. 사치는 말 그대로 1도 안했어. 방세+각종 공과금 합치면 60~70만 쯤 되고 나머진 밥값. 아, 학비는 거의 없다시피 했음.
이런거 계산하는 법은 지금 남편 만나서 다 배운거고, 그 당시엔 위에서 말했듯 그냥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살았지. 밥만 먹으면서.
그러다가 유학 말기에 아버지 사업이 점점 망하면서 금전적인 지원이 완전히 끊어졌어. 나는 장학금 받고, 알바하고, 남편한테 생활비 받으면서 생활하다 공부 마무리하고 귀국했지.
그 이후론 서로 떨어져 살면서 뜨문뜨문 연락하며 살다가 아버지가 감옥에 갔다는 얘길 듣게 된거야.
우리 아버지가 사업을 했지만… 진짜 불행하게도 금전감각은 그냥 없다시피 한 사람이야. 돈이 벌려서 번거지, 자기가 뭘 잘 계획하고 그런 건 하나도 없었어. 감옥도 차라리 사기를 쳐서 갔으면 ‘내 아버지가 쓰레기다’하고 그냥 미워할 것 같은데 그것도 아니었어. 이 일 저 일 닥치는 대로 받아서 하다가, 한 건이 엎어지니 그 다음 건이 엎어지고, 돈이 부족해지고.. 그런 거였더라고.
아버지는 최근 출소..ㅎㅎ 출소해서 다시 일 해. 예전처럼은 못하고 그냥 프리랜서처럼 혼자 다니면서 의뢰받은 일 하나봐. 잘은 나도 몰라.
근데… 나도 사회생활을 해야하잖아. 하고 싶고. 내가 내 모든 걸 바쳐 얻어낸 내 소중한 기술인데 써먹어야 하잖아. 그런데 아버지 일이 너무.. 마음에 걸리는거야.
예술계통이란게 다 그렇듯 기본적으로 얼굴이 알려지고 유명세를 타야 성과가 있는건데.. 게다가 내 직군은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 일이라 얼굴 없는 뭐뭐로 활동할 수도 없어ㅎㅎ 생각해보면 어처구니 없는데, 만약 내가 열심히 활동을 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와중에 내 아버지가 감옥에 갔다왔다는게 알려지면, 혹은 빚쟁이라는게 알려지면… 누가 빚투라도 부르짖으면ㅋㅋ 난 어떡해야 하는건지.
난 우리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 내 아버지 정말 등신같이 착하고 순진한 사람이야. 남을 등쳐먹을 능력도 없고 용기도 없는데, 진짜 안타깝게도 빚진 돈을 갚을 능력도 없어. 그냥 드라마에 나오는, 그 진짜 착한데 발암 일으키는 아저씨 캐릭터들 있지? 그런 사람이야.
근데 사람들은 그걸 모르잖아. 남들 보기에 내 아버진 남의 돈도 안 갚고 감옥 간 사람이고 나는 그 사람이 벌어다 준 돈으로 유학 갔다온 공주고… 그리고 솔직하게, 난 지금 좋은 남편 덕분에 경제적으로도 큰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거든. 내가 평생 일을 안하고 산다고 해도 크게 지장은 없어. 그렇지만 나도 능력이 있는 사람인데… 배운 것도 많고, 무엇보다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데… 그냥 이렇게 집에서 무기력하게 있다가 늙어죽고 싶진 않아.
너희들이 보기엔… 어떤 것 같아? 남편은 항상 내 편이고, 내가 하는 모든 행동 모든 생각을 지지해주는 사람이라 물심양면으로 내 활동을 지원해주겠다 하지만, 난 솔직히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이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줄 지 잘 모르겠어. 그냥 그 분야에서 제법 활발히 활동하는 예술가인데 그 아버지가 빚을 져서 감옥에 다녀왔다고 하면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솔직하게 댓글에 적어주면.. 나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