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말 중에 가장 공감되는 말 '첫경험은 천천히 해라'
아래 글 보니까 생각 나는 건데
신해철은 아는 것이 많은 걸 떠나서 되게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말 하는 재주가 좋았던 거 같음.
생전에 대마초, 간통죄 같은 이슈들로 토론했던 거 보면 법리학이 어떻고, 정서가 어떻고 하는 기술적인 영역이 아니라
일상의 언어들로 얘기하니까 반대 쪽 입장이라도 ‘음.’ 하고 바탕을 존중할 수는 있도록 만들어 주는?
어쨌든 신해철의 첫경험 관련 얘기는 찾아보면 나오니까 반복하지 않겠지만
나는 첫경험 이후에 그걸 짤로 봤는데 참 공감했음.
내 첫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후회는 없고, 따뜻했고, 즐거웠고, 소중한 기억임.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은 이미 바래졌고, 그냥 온전히 내 경험이라는 부분으로만 놓고 봐도
‘그 정도면 바람직했어. 훗날 덧나거나 뒤틀릴 염려 없이 좋은 경험이었어.’ 같은 소회?
아랫글처럼 나도 하루종일 생각나고, 이게 뭐지 싶고 어벙벙했음.
가장 소중한 곳에 여전히 남아 있는 낯선 감촉
생전 처음으로 타인과 그토록 살을 부빈 기억
서로 비 언어적으로 교감하던 모습
그러다 보니 ‘좋아해 사랑해’ 같은 건 모르겠고 그냥 원초적인 감각 만으로 존재하고 있는 나(였구나 싶었던 기억)
내가 생각하던(상상하던) 첫경험이었느냐 물으면 어느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무튼 상대방은 내가 처음이 아니었거든.
끝나고 나서 그 사람한테 ‘내 처음이 당신이라서 다행인 거 같아’라고 얘기했어.
지금도 뭐.. 생각이 크게 다르진 않고.
근데 그 날 이후로 뭔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어떤 부분에서는 바뀐 게 확실해.
그러니까 ‘각 나왔다' 싶어서 그냥 휘릭 넘어가는 것보다는
지금 보이는 풍경들을 좀 더 톺아보면서 담아두고 슬쩍(이지만 결심은 확실한) 넘어가는 게 좋은 듯.
어쨌든 나이를 먹을수록 해상도는 옅어졌어도 예전에 보던 세상이 어땠는지 기억 나고
가끔 ‘아직 나 아가였으면 싶은디' 타이밍에는 파먹을 추억거리가 있음.
별 생각 없이 쓰려고 했던 글인데 다 쓰고 보니까 엄청 길어졌네
급 마무리 하겠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