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변성기 오기 전까지 노래 잘불렀다고 생각함
중딩 솩여행 때 남중이라서 유스호스텔 창문에서 다른 교복 입은 여자들한테 캣콜링 하고 장난 아니었거든
그때 막 목이 쉬더라고, 소리를 열심히 질러서 그런 줄 알았지
근데 그날이 변성기더라…
고음 그리고 가성을 쓰던 목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하려고 하면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엫엫엫엫엫엫엫엫엫엫엫엫엫엫엫엫엫엫엫엫 이런 소리 남
근데 딱 그 이전에는 노래방 가면 휘트니 휴스턴 보디가드 주제가 같은거 노래방 가서 원키로 부르고, 쉬즈곤이든 각종 고음 노래로 알려진거 여자키, 남자키 안 가리고 다 하고 그랬거든
거기다 초딩때까지는 합창부에 스카우트까지 됐는데
나 빼고 다 여자였음
엄마는 나한테 피아노를 배우게 하려고 했음
가수를 했으면 좋을 것 같다고
근데 나는 ADHD가 있어서 눈앞에서 메트로놈 딸칵거리면서 손가락까지 움직일라니까 몸이 움찔움찔 거리고 짜증나더라고
그래서 엄마한테
우리집 지갑 사정이 그렇게 좋지도 않은데 학원 같은 거 안 다니고 그냥 학교 공부만 하고 싶어
라고 했음
지금 생각하면 그때 진짜 안좋았을 때라,
어린 애가 조숙한 말투로 그렇게 집안 지갑사정 걱정하는 거, 엄마 가슴에 대못 박은거 아닌가 싶어서 눈시울이 좀 붉어진는데…
…
아무튼…
사실 그건 핑계고 난 ADHD가 있었음
그래서 IQ도 150 넘고 노래도 잘하고 잘생기고 몸치도 아니고 흥도 많고 그랬는데
가수나 연예인 이런쪽으로는 생각 안하고, 걍 누가 뭐 하라고 해도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그렇게 살았다가
나이먹으면서 노력 부족으로 실력 다 까발려지니까
점점 현실에 부딪히고
거기다 술담배에 뇌가 좀 일찍 절어서 두뇌 능력도 다운되고
어린 시절 으른들이 그렇게 기대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분들 보기 부끄럽게 살고 있음
덩달아 몸도 좀 망가졌어
그래서 나는 내가 어릴 떄…
너무 막살았다 싶어서 과거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근데 내가 너무 막산걸 아니까, 지기 싫어서
아닌데? 사람은 미래를 봐야지, 과거 얘기 해서 뭐할건데? 미래 지향적이 돼야 하는데?
하면서 스스로에게 반발하고 그랬는데.
솔직히 과거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너무 많다.
중딩 때 솩여행서 소리 안질렀으면, 그때 피아노를 배웠으면, 그때 노력을 좀 더 했으면 어땠을까 이런 아쉬움들이 많다…
니들은 나중에 후회 남을 것 같으면 하지 마라
나 처럼 막 살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