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내성적인 동생에 대한 고민
나이 차이가 꽤 나는 고등학생 동생이 있음
친구가 없는건 물론인데다 말 수도 적고, 집에서 게임만 함
조용한 친구들도 비슷한 애들끼리 어울리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내가 거기까지 확인 할 수는 없어서 모르겠지만 아마 없는거같음
가족끼리 밖에 나가는것도 싫어하고 목소리도 크게 못냄
뭘 물어보거나 하면 속삭이듯이 대답하는 경우가 많음
아마 소심한 성격에 말을 거의 안하다보니까 그렇게 된거같음
이런 성격이 형성된건 집안 사람들 자체가 내성적인 성향이 있어서
타고나기도 했을거고, 여러가지 환경적인 사정까지 겹쳐서 그렇게 된거 같음
이게 일단 첫번째 걱정이고
두번째는 그런 와중에 부모님은 모든걸 다 대신 해주려고 함
그 결과 혼자서 발톱도 못깎고 라면도 못끓이는데다 소심한 인간이 탄생함
몇년 전까지 머리도 대신 감겨줬는데 난 이게 믿기지가 않음
배고픈지나 필요한게 있는지, 뭘 먹고 싶은지도 항상 먼저 물어보고
그러다보니까 본인 의견 표출도 먼저 안함, 난 그게 못하는거라고 생각 안하는게
옆에서 대신 내 생각 다 물어봐주고, 머리 감겨주고 다 해주니까 안하는거라고 생각함
당연하지,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평생 남들이 다 해줬으니까 배울 필요가 없지
내가 그런 문제를 인식한 뒤로는 계속 알아서 하게 두라고 얘기하고
나라도 이것저것 혼자 직접 해보게 하는데 이것도 결국 한계가 있음
부모님은 여전히 이거 찍어 먹어라, 저거 해줄까? 이거 해줄까? 남발함
나이 먹을만큼 먹은 애한테 계속 그렇게 대하는건 학대라고 생각하는데
도저히 고쳐지지가 않나봄.. 나한테는 안그랬는데
동생이 늦둥이라 그런지 아니면 어리숙해서 더 챙겨주려는 마음인지..
머리 작고 잘생겨서 분명히 나보다 더 재밌게 살 수 있을텐데
같이 뭘 하거나 외출을 하려고 해도 그게 내 의지로만 되는게 아니고..
부모님은 한분은 너무 무관심해서, 한분은 관심이 너무 과해서 계속 역효과만 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하지 않은 나에 대한 반성적인 생각도 들지만
솔직히 말하면 내가 도저히 뭘 어떻게 해줘야될지 모르겠음..
얘를 몇년 안에 사회로 내보내고 군대도 보내야하는데
내 인생 아니라고 괜찮아질거라 믿고 보고만 있을 수도 없고 여러모로 고민임
님들이라면 어떻게 했을거같음? 아니면 비슷한 문제로 고민해본 사람이 있으면 조언 부탁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