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친구한테 전화가 자주 와 (길어짐)
짧게 쓰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쓰게따
그냥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봐줘
평소에 사람들하고 연락도 많이 안하고
학교 졸업한지도 좀 돼서
요즘엔 그냥 문자 말고 전화 통화 오래하거나 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그런데 최근에 우연찮게
옛날 친구를 만났어
초등학생 때랑 고등학생 때
같은 반 여러 번 됐던 남자앤데
어릴 땐 친했는데 얘 주변에
노는 친구들이 많아서 고등학생 때는 그냥 인사만 하고 지냈던 애야
거의 10년 가까이 연락 없던 사이고
(20대 초반에 이 남자애 아버지 장례식엔 찾아간 적 있어)
아무튼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기도 하고 그 날 도움을 받아서
내가 고마워서 나중에 밥도 사고 선물도 주고 그랬거든
근데 그 날 이후로 전화가 좀 자주 오는 것처럼 느껴졌어
일주일에 2-3번 정도라 다른 사람들한텐 크게 부담되는 정도는 아닐 것 같긴 한데
한 번 전화오면 20분은 기본이고
한 번은 2시간 넘게 통화한 적도 있는데
끊고 싶어도 기분 상할까봐
상대방이 끊자고 하기 전까진 못 끊겠더라고
내가 전화 자주 하거나 오래 하는 사람 목록은
가족 남친(없음) 친구(동성)
딱 요렇게 거든?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나니깐
전화오는게 조금 부담스럽더라고(사실 첨부터..)
한 번은 아침에도 전화와서 내가 안받았는데 점심에 또 전화해서 밥 먹고 있다고
빨리 일어나 이러더라구 (나는 백수야)
그땐 나도 조금 짜증나서 좀 티를 내긴 했어
사실 나 좋아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별별 생각을 다해봤는데
내가 괜히 도끼병 걸려서 오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외모도 평범한 편이라 자중하구 있긴 해
그런데 한 일주일 전에 또 만났는데
술 먹자고 했는데 내가 술을 안마셔서
그냥 밥 먹고 혹시 몰라서 밥은 그냥 내가 샀어
여기서부터가 중요한 내용인데
그 날 얘기하다보니깐
얘가 일하는 회사가 대기업 협력업체더라구
그리고 우리 친척 중에 그 대기업 계열사 사장님이 있어(우리집은 완전 평범)
당연히 친척이니깐 실제로 나랑은 전혀 상관없지만
워낙 친하고 많이 도와주셔서
텐션 좋은 날엔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나도 자랑삼아서 아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 있다구 얘기할 때 있어
물론 이 친구에게도 이야기 한 적 있고(처음 밥 먹을 때)
그런데 얘가 그 이야기하면서
“너랑 친하게 지내면 혹시 나한테도 뭐 좋을 수 있는 거 아냐? 하하 농담이야.”
그리고 조금 있다가
너 하고도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엄청 지긋이 바라보더라고
내가 부끄러워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그런 걸 좀 못견뎌 하는게 있어
그래서 걔 눈 보다가 계속 보길래 시선 돌리고 또 다시 눈 봤다가 시선 돌리고 이랬거든?
근데 걔가 막 귀엽다면서 웃더라고
속으로는 귀엽긴 뭐가 귀여워 부담스러워서 그런건데 이렇게 생각은 확실히 했는데
이 말 들으니깐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
그 날 이후로도 전화오면 받고 20분 통화하고 난 끊고싶고
이런 날이 반복이야
그리고 오늘은 용기내서 전화 안받았는데 방금 또 다시 전화왔어
솔직히 연락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그냥 한달에 한 번 일년에 몇 번 이렇게 가끔씩 안부만 묻고 지내며 살고 싶은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되서 글을 올리는거야
나 지금 1시간 넘게 쓰고 있는건데 제대로 쓰고 있는건지 모르게따 침흑흑……..
추가
예전에 이 남자애 아버지 장례식에 갔을 때
내가 첫손님이라서 계속 고마워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





